익숙하면서도 무척 낯선 재미난 산수 구도

조현화랑이 10일부터 부산 해운대구 중2동에서 조종성(37) 개인전 ‘숨겨진 시점, 풍경을 거닐다’를 연다.
조씨의 그림에는 산과 돌, 나무와 집, 다리와 물, 구름이 반복으로 이어지고 배열돼 있다. 그림의 중심이나 구분은 모호하며, 아무 곳에 시선을 둬도 그림을 보는 데 지장이 없다.
조씨는 산수화에 내장된 다양한 시점을 강조하는 구도를 구사한다. 화면에는 원근이 아닌 이동 시점과 다양한 시점이 공존하며, 서양화의 2차원적 시점에서 벗어나 내면의 시점으로 풍경을 바라보는 동양적 시점으로 주목한다.
이 작품에서 흥미로운 점은, 산수화에 등장하는 점경의 작은 집의 형태가 화면에서 나와 공간에 구체적으로 실재한다. 자작나무로 만든 작은 집의 모형이 입체가 되고 오브제가 된다. 작은 집은 시점에 따라 다른 모양을 지니는 것처럼 왜곡되게 만들어진다.
갤러리 측은 “조종성은 산수화에 내포된 여러 의미를 흥미롭게 독해하고 그것을 오늘날 어떻게 그려나갈 것인가를 돌아보게 한다”며 “세밀한 묘사의 완성도와 단색의 계조로 이뤄진 풍부한 먹 맛, 바위산과 나무의 질감 표현, 이른바 촉각성이 느껴지는 듯한 처리가 돋보이고 구도는 익숙하면서도 무척 낯설고 재미난 산수”라고 전했다.
전시장에는 평면과 입체작품 등 30여점의 다양한 작품이 나오며, 전시는 2월9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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