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우리의 모습을 아름답게 바라보는 연극
지난 2000년 가을, 일본에서는 외톨이의 삶을 다룬 ‘콘센트’라는 소설이 엄청난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며 베스트셀러 대열에 올랐다. 작가 다구치 란디가 쓴 이 소설은 포식의 시대인 현대를 비웃기라도 하듯 세상에 나오기를 거부한 채 집에서 굶어 죽어버린 한 남자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이 소설은 당시 일본 사회에 만연하던 ‘히키코모리(외부 세계와의 접촉을 끊은 채 방안에 틀어박혀 세월을 보내는 상태) 현상’과 맞불려 폭발적인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이후 히키코모리는 세계정신의학회에 보고 됐고 새로운 인간형(외톨이)으로 받아들여졌다.
연극 '우리 나쁜 자석'은 오늘을 살아가는 고독한 자신의 모습을 공연을 통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다. 삭막한 아파트 단지 앞에 앙상한 가지를 드러낸 채 서 있는 나무처럼 고독한 현대인의 모습을 말하며 너무나도 잔잔한 희극으로, 어둡고 거칠게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아름다운 동화를 한편 읽고 난 느낌으로 회화화하고 있다.
스코틀랜드에서 가장 기대 받고 있는 젊은 작가 더글라스 맥스웰에 의해 쓰여진 '우리 나쁜 자석'은 2001년 영국프린지 페스티벌에서 호평을 받았던 작품이다.
4명의 소년의 9살, 19살, 29살의 성장 과정을 쫓으며 그들이 가슴 속에 지니고 있던 유년시절의 비밀들과 기억을 풀어놓으며 남자들만의 세계를 깔끔하고 드라마틱하게 반영한 것이 특징. 더글라스 맥스웰은 이 작품을 통해 우리가 사람들을 어떻게 기억하며, 그 기억이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며, 우리가 사람들에게 어떻게 기억될 것인지에 대해 감각적으로 다루고 있다.
친구들끼리 결성한 밴드, 복화술사의 인형, 극중 극으로 다루어지는 동화가 관객을 블랙코미디의 웃음 속으로, 진한 외로움으로, 가슴 따뜻한 감동으로 안내 할 것이다. 연극'아트'에 이은 악어컴퍼니의 또 하나의 우정 레파토리인 '우리 나쁜 자석'은 '아트'에 이은 악어컴퍼니의 새로운 우정 레파토리이다.
연극 '아트'는 2004년 여름, 학전블루소극장에서 2달간의 공연으로 시작해 2005년 7월까지 끊임없는 앵콜 공연을 선보였던 작품이다. 단단할 것만 같았던 남자들의 우정의 실상을 낱낱이 파헤쳐 치졸하고 옹졸한 남자의 심리를 탁월하게 묘사한, 인간에 대한 통찰력이 뛰어난 작품으로 인터넷 티켓 사이트 예매율 1위와 극장 객석점유율 99%를 기록했던 연극'아트'에 이어 '우리 나쁜 자석'은 남자들의 우정에 관한 또 하나의 작품신화를 이루어 낼 것이다.
올해의 마지막 날까지 공연을 할 예정인 '우리 나쁜 자석'은 동숭아트센터 소극장에서 현재 공연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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