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효성그룹 조석래 회장과 장남 조현준 사장이 수천억원대 세금을 탈루하고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이 지난해 10월 효성그룹을 압수수색한지 90여일만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윤대진)는 9일 조 회장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조 회장은 지난 10여년간 8900억원의 분식회계를 벌여 법인세 1237억원을 탈루하고, 배당가능 이익이 없음에도 재무제표상 가공이익을 만들어낸 뒤 주주들에게 1270억원을 배당하는 과정에서 500억원의 배당이익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 사장은 또 임직원들과 공모해 국내외에서 해외 페이퍼컴퍼니 등 명의로 수천억원대 ㈜효성 및 화학섬유 제조업체인 카프로 주식을 사고팔아 1318억원의 주식 양도차익을 얻고 소득세 268억원을 포탈한 혐의도 있다.
아울러 조 회장은 해외 페이퍼컴퍼니를 이용해 690억원의 해외법인 자금을 빼돌린 다음 개인 빚을 청산하거나 자신의 차명회사 채무변제 등에 사용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 사장은 ㈜효성 법인자금 16억원을 횡령하고 조 회장으로부터 해외 비자금 157억원을 미국과 홍콩의 페이퍼컴퍼니 명의로 증여받아 미국의 고가 부동산을 구입하는 등 70억원의 증여세를 포탈한 혐의가 적용됐다.
이에 따라 검찰은 이날 조 회장과 조 사장과 함께 이상운 부회장, 김모 전략본부 임원, 노모 지원본부장 등 4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소환조사를 받았던 차남 조현문 전 부사장은 범죄혐의가 명확히 입증되지 않아 기소대상에서 제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