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월 7일부터 23일까지 러시아 소치에서 동계올림픽이 열린다. 한국은 지난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종합 5위(금6·은6·동2)의 역대 최고 성적을 거두었다. 이번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도 한국 선수들의 뜨거운 도전이 펼쳐질 것이다.
한편 대한빙상경기연맹 김재열(45) 회장은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 4개 이상을 획득해 종합 7위에 입상한다는 각오를 전했다. 현재 한국이 예상하는 가장 유력한 금메달리스트는 피겨스케이팅 선수 김연아(24ㆍ올댓스포츠), 스피드 스케이팅 여자 500m 이상화(25ㆍ서울시청), 스피드 스케이팅 남자 500m 모태범(25ㆍ대한항공), 스피드 스케이팅 남자 5,000m 이승훈(26·대한항공)이다.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을 한 달여 앞둔 상황에서 우리 선수들은 준비를 잘 하고 있을까.
피겨여왕 김연아
김연아는 지난 5일 경기도 고양시 어울림누리 얼음마루 빙상장에서 열린 ‘KB금융 코리아 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 2014’(종합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47.26점을 기록했고, 쇼트프로그램 80.60점과 합산해 총 227.86점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김연아는 소치올림픽 마지막 리허설인 이 대회에서 후배들과 큰 격차로 정상의 위치를 지키며 기분 좋게 올림픽 무대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이 날 경기가 끝난 후 인터뷰에서 김연아는 소치올림픽에 대해 걱정되는 부분이 없다고 말하며 올림픽 금메달을 향한 당찬 자신감을 보였다. 김연아는 소치올림픽 이후 은퇴를 선언해 이번 무대는 국내 마지막 대회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다.
한편 김연아의 라이벌 아사다 마오(일본)는 지난 해 자국에서 열린 일본선수권대회에서 종합 199.50점으로 3위에 그쳐 김연아와 대조를 이루었다. 이 대회에서 아사다마오는 첫 번째 트리플 악셀의 회전수 부족으로 중심을 잃었으며, 두 번째 시도에선 타이밍이 맞지 않아 1회전 반에 그치고 빙판에 손을 짚으며 넘어졌다.
빙속여제 이상화
빙속여제 이상화가 최종 리허설 무대인 회장배 스피드 스케이팅 대회에 출전해 소치동계올림픽 점검을 마쳤다. 이 날 경기에서 초반 100m 기록은 10초 60으로 다소 만족스럽지 않았지만 이후 폭발적인 스퍼트를 선보이며 38초 11으로 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이상화는 모든 준비가 순조롭다며 자신감을 내비쳤으며, 이번 성적은 압도적인 기록으로 올림픽에서 자기 기록만 유지한다면 충분히 금메달을 노릴 수 있는 상황이다.
한편 이상화는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깜짝 금메달’의 주인공이었다. 이상화는 밴쿠버에서 1,2차시기 합계 76초 09를 기록해 당시 세계기록 보유자였던 예니 볼프(독일 76초 14)를 0.05초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2012, 2013년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잇달아 여자 500m를 제패하며 한국 선수 중 처음으로 2연패를 달성했다.

모태범 거침없는 질주
모태범은 지난 12월 23일~24일 서울 노원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제40회 전국남녀스피드스프린트선수권대회' 남자 500m에서 35초54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10월 열린 종목별선수권 이후 두 달 만에 국내 대회에 출전한 모태범은 당시 1차 레이스보다 빠른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모태범은 전날 1차 레이스에서 35초52의 기록으로 김성규(21·단국대·35초79)를 꺾고 우승한 데 이어 1000m에서도 1분10초68로 1위를 기록했다.
이날 대회는 1월 18일~19일 일본 나가노에서 벌어지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스프린트선수권대회 선발전을 겸해 열렸지만, 모태범은 소치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컨디션 조절을 위해 불참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메달 스타트 기대주 이승훈
이승훈은 모태범과 같은 대회에 출전해 남자 1,500m와 10,000m에서 우승했다. 이승훈은 155.354점으로 주형준(157.975점), 김철민(158.498점·이상 한국체대)을 제치고 당당히 남자부 1위에 올랐다.
전날 남자 500m와 5,000m에서 1위에 올라 중간 선두로 나선 이승훈은 이날 1,500m에서도 1분50초41로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이어 10,000m에서도 13분55초21의 기록으로 주형준(14분14초50), 김철민(14분18초57)과 큰 격차로 우승을 거두며 전 종목 금메달을 휩쓸었다.
이승훈은 이 대회 500m에서 처음으로 1위에 올랐고, 5,000m에서는 대회 신기록까지 갱신하는 등 최고의 컨디션을 뽐냈다.
4년 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가운데 이승훈의 활약은 거의 예측할 수 없었던 만큼 가장 빛나는 성과로 꼽혔다. 당시 이승훈은 남자 5,000m에서 깜짝 은메달을 차지하더니 10,000m에서는 금메달까지 거머쥐어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게 했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남자 5,000m와 10,000m, 남자 팀추월 등 세 종목에 출전할 예정인 이승훈은 국내 대회에서 기분 좋은 우승으로 올림픽 금메달의 스타트를 끊을 기대주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