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엠코가 시공한 ‘상봉 프레이머스 엠코’ 건물에서 천장 마감재가 떨어지는 사고가 일어나 입주민들이 가슴을 쓸어내렸다. 아이가 집에 들어가기 직전 일어났던 사고라 입주민들이 느끼는 불안은 더 컸다. 이 사고와 관련, 입주민들은 본사에서 농성을 벌이는 한편 온라인을 통한 억울함 알리기에 나섰다. 반면, 현대 엠코 측은 “대응 중”이라는 입장이다.

시공 기준 준수했다는데…천장서 마감재 ‘쾅’
“2분 빨리 들어갔으면 인명 피해 났다” 분통
현대엠코 “협의 중” 입주민들 “미진해” 팽팽
서울 상봉동 소재의 명품 주상복합건물 ‘상봉 프레미어스 엠코(상봉 엠코)’에서 사고가 발생했다. 입주민들은 자칫 인명 피해가 발생할수도 있었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상봉 엠코는 대지면적 2만5000㎡에 지하 7층, 지상 43~48짜리 3개동의 전용면적 기준 58~190㎡ 497가구로 구성된 주상복합 아파트로 지난 11월부터 입주가 시작됐다.
시공사인 현대엠코는 특히 12월 19일 ‘2013 건설업 윤리경영 대상’에서 대기업 부문 대상을 받았을 정도로 ‘윤리 경영’에 일가견이 있는 업체로 인정받았다. 당시 평가에서 현대자동차 그룹의 윤리경영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 높은 점수를 받은 바 있다.
또 서울시 중랑구가 선정한 2013년 10대 뉴스에서 3위에 오르는 등, 랜드 마크로서의 가능성도 인정받고 있었다.
상봉 엠코, “빛 좋은 개살구?”
하지만 정작 입주민들 사이에선 “믿고 들어왔는데…”라는 말이 돌고 있는 분위기다.
상봉 엠코 입주자 협의회에 따르면, 입주 후 한 달 가량이 지난 12월 12일 아파트 3가구 천장에 붙어 있던 마감재가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협의회는 “천장에서 떨어진 마감재는 무게가 12kg이 넘고, 길이는 어른 키 보다 길었다”면서 “사고가 발생한 시점은 엄마가 아이를 데리고 집으로 들어가기 2분 전이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2분만 먼저 들어왔어도 아이가 거대한 천정 벽 마감재에 맞아서 생명을 잃을 수도 있었다”는 것이다.
입주민들은 이 사고와 관련해 같은 달 16일 현대 엠코 본사 앞에서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당시 이들은 농성 이유에 대해 “이번 사고와 관련해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과 협의를 했으나 관리사무소 측이 사실을 덮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이 떨어진 마감재가 ‘타일일 뿐이다’는 설이 제기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타일이 떨어졌을 뿐인데 입주자들이 호들갑을 떨었다는 것이 논란의 골자였다. 협의회는 이 같은 논란에 전면 반박했다. 이들은 현장에서 찍은 마감재 사진을 증거로 내보이며 “이게 어떻게 타일이냐”는 입장을 보였다.
입주민들이 가지고 있는 불만은 이 뿐만이 아니다. 한 입주민은 “지난달 13일 약 45분 동안 엘리베이터에 갇혀있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 입주민은 “만약 어린 아이들이 갇히게 된다면 얼마나 겁을 먹고, 그게 트라우마가 될지 겪어보니 알겠더라”며 “다른 건 몰라도 천정 마감재 문제와 엘리베이터 문제는 확실히 해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목숨과 관련되어 있는 문제인데 왜 이리도 무관심한 건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입주민들은 보일러 실외기실에 물방울이 맺히는 결로 현상, 실외기 실 문턱 안쪽 마감처리가 안 되어 있어 구멍이 뻥 뚫려 있는 부실 처리 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현대 엠코 “대응 중”
이와 관련, 현대 엠코 측은 “불만에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 엠코 홍보팀 관계자는 8일 <시사포커스>와의 통화에서 “현재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입주자들의 불만에 대응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마감재가 떨어진 사고와 관련해서는 “떨어진 것은 마감재가 아니라 천정 장식판”이라며 “부실 공사나 시공 상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하자가 있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일반 본드를 쓴 것은 절대 아니다. 강화 접착제를 쓴 것”이라며 “시공 기준에 입각해 시공했다”고 했다.
시공 기준에 맞게 시공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하자가 발생한 이유에 대해 묻자 “확인해 보아야 할 사항”이라고 대답했다.
관리 사무소가 사건을 은폐하려고 했다는 의혹에는 적극 부인했다. 이 관계자는 “절대 아니다. 들어 본 적도 없는 이야기”라며 “은폐가 아닌 사후 조치였다”고 강조했다.
마감재가 아니라 타일이라는 일각의 전언에 대해선 “타일이 아니다. 전달 과정에서 오류가 생긴 것 같다”고 부인했다.
엘리베이터에 주민이 갇혔던 사건과 관련해선 “초기에 있었던 일”이라며 “지금은 점검과 후속조치를 통해 문제가 해결 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입주민들은 아직 모자르다는 입장이다.
입주민들이 모여 있는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한 입주자는 7일 <시사포커스>와의 통화에서 “현대 엠코 측이 후속 조치에 나서고는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주민들은 여전히 불만이다”라고 밝혔다.
이 입주자는 “주민들이 원하는 만큼 안전 검사와 재시공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며 “문제 제기를 멈추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입주자 카페 등을 통해 피해 사례와 해결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