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신흥경제권이 선진경제권의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스필오버(Spill-over)를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 총재는 17일 서울 남대문로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금융협의회에서 “선진경제권과 신흥경제권이 처한 입장이 다르다”며 “구조개혁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려는 선진경제권과 달리 신흥경제권은 양적완화 축소과정에서 나오는 스필오버를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이슈”라고 밝혔다.
스필오버란 한 영역에서 일어난 경제현상이 다른 영역으로 전이되는 것을 뜻한다. 지난 금융위기 극복과정에서 선진경제권의 양적완화로 풀린 돈이 신흥경제권으로 유입됐다. 양적완화 축소로 이 돈을 회수하게 되면 급격한 자본유출로 신흥경제권에 타격을 줄 수 있다.
김 총재는 “신흥경제권 중 몇몇 거론되는 나라들은 금융시장 변화에 취약하다는 게 부각되고 있다”며 “신흥경제권이 그런 부담을 지고 있으므로 스필오버 등을 감안해 주의를 놓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날 김 총재는 최근 참석한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 중앙은행총재 및 감독기구수장(GHoS) 회의’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레버리지 비율을 산정할 때 무역금융에 대한 신용환산율이 종전의 100%에서 20%로 축소된 것과 관련해서는 “획기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컴프로마이즈(compromise, 타협)안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 나라가 많았기 때문에 앞으로 이에 대해 계속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과거에는 인플레가 낮고 성장하더라도 위기가 잉태하는 요인을 몰라 위기가 발생했기 때문에 항상 금융위기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이날 협의회에는 홍기택 산업은행장, 이건호 국민은행장, 이순우 우리은행장, 김종준 하나은행장, 서진원 신한은행장, 김주하 농협은행장, 권선주 기업은행장, 하영구 씨티은행장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