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층 강력해진 경찰 단속을 피해 오피스텔·원룸 등 쉽게 발각되지 않는 주택가로 침투해 성매매 업소를 운영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어 주의가 요망되고 있다. 특히 미성년자를 고용해 비밀리에 성매매를 알선하거나 프로페셔널 제작자를 동원해 광고물을 만드는 등 오피스텔 성매매 수법이 나날이 ‘진화’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경찰 단속 강화 여파…풍선 효과 나타나”
은밀한 장소서 미성년자까지 성매매…심각
진화하는 성매매 홍보…전문가까지 등장해
최근 도심이나 주택가에 위치한 오피스텔을 중심으로 성매매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주요 원인으로 상당수 전문가들은 “유흥가를 중심으로 한 경찰 단속이 그만큼 심해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철저한 회원제·예약제 운영
이에 대해 한 성 상담 전문가는 “이른바 풀살롱이나 안마방 등 기존 성매매 관련 업소가 워낙 집중적으로 단속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렇다 보니 최근 들어서는 성매매 업주들이 상대적으로 안전한 장소로 꼽히는 오피스텔이나 원룸 등의 ‘음지’에서 영업을 재개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 경찰 관계자도 “단속 강화의 여파로 일종의 ‘풍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 관계자는 “특히 오피스텔을 중심으로 영업하는 성매매 업소는 절대다수가 ‘인터넷을 통한 예약 고객만 들인다’는 원칙을 철저하게 고수하기 때문에 그만큼 현장에서 적발하기 쉽지 않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이처럼 열악한 상황과 “공권력의 성매매 단속 의지가 약한 것 아니냐”는 다소 서운할 수도 있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오피스텔 성매매에 대한 단속 의지를 확고하게 전개해 최근 만만치 않은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지난 1월 6일 인천경찰청은 인천 시내에서 오피스텔 등을 임대한 다음 변종 성매매 영업을 해온 업주 김모(37)씨와 여종업원 등 스무 명을 변종 성매매 업소를 운영한 혐의(성매매알선등행위의처벌에관한법률 위반)로 불구속 입건했다.

특히 이번에 적발된 업소 대부분은 초등학교나 여자중학교 등 교육기관 근처에 위치하고 있어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더욱이 인천경찰청·경찰서·지구대·파출소 등 경찰 관서로부터 불과 500m 내외에서 과감하게 영업을 해온 것으로 드러나 향후 보다 근본적인 단속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일깨우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 경찰 관계자는 “이 때문에 지역 언론은 물론 인근 주민들로부터도 ‘단속에 소홀한 면이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며 “그럼에도 이번에 대규모로 실시한 적발을 계기로 학교·주택가·오피스텔 등지에 성매매 영업이 뿌리를 내리지 못하도록 경찰 단속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한 지난 1월 8일 경기 안산상록경찰서는 오피스텔을 구한 뒤 남성 고객을 상대로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고모(44)씨 등 모두 세 명을 불구속입건했다.
고 씨 일당은 “높은 수익을 보장한다”며 인터넷 등을 통해 성매매 여성을 모집했다. 이후 이들은 광덕1로에 위치한 어느 오피스텔을 임차한 뒤 광고를 보고 찾아온 남성들을 대상으로 성관계 일 회당 8~13만 원을 받고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고 씨 일당은 이런 수법으로 작년 12월부터 지금까지 수천만 원이나 되는 규모의 불법 수익을 거두어 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고 씨 등은 성매매 관련 인터넷 사이트에 광고를 집중적으로 게재한 뒤 철저한 예약제를 실시하는 방법으로 경찰 단속을 교묘하게 피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미성년자 윤락행위 시키기도
또한 지난 12월 27일 서울 강동경찰서는 강동구 도심에 위치한 오피스텔을 임차한 뒤 인터넷 광고를 통해 남성 고객을 모집해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강모(44)씨 등 두 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경찰은 강 씨 등 성매매 업소를 운영한 이들 뿐만 아니라 성매수를 한 남성인 조모(28)씨와 성매매 한 A씨(19·여)·B씨(31·여)에 대해서도 같은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 입건 조치했다.
강 씨 등은 서울 강동구 길동에 위치한 오피스텔 방 여섯 개를 빌린 후 A씨와 B씨 등 여성을 고용해 이곳에 머물게 했다. 이후 강 씨 일당은 지난 12월 초부터 19일까지 성매매를 할 의향을 보인 남성들에게 시간당 8만~13만원의 화대를 받고 성매매를 알선하며 수수료를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강 씨 일당은 일일 평균 네 차례 이상 성매매를 알선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인터넷 음란 사이트 광고 등을 통해 고객의 예약을 받고 성매매를 알선한 것으로 드러났다.
강 씨 일당은 경찰 단속에 적발되지 않기 위해 상당히 치밀한 방법을 구사했다. 이들은 인터넷 광고에 업소 전화번호는 대포폰으로, 오피스텔 위치는 대략적으로만 게재했다. 이 광고를 보고 성매매를 원하는 남성 고객이 연락을 해오면, 철저하게 신원을 확인하는 작업을 거쳤다.
이들 일당은 이 같은 과정을 전부 거친 다음에야 고객에게 구체적으로 성매매 장소 위치를 알렸다. 한 경찰 관계자는 “심지어 단속 경찰의 추적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지하철 역 등지에서 성매수 남성을 직접 만나 오피스텔로 데려오는 등 첩보전을 방불케 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경찰 단속을 피해 음성적으로 성매매를 실시하는 업소는 주로 도심 오피스텔을 중심으로 활개를 치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최근에는 대학가 등지의 원룸촌에서도 성매매 관련 행위를 하다 적발된 사례가 있어 사회적 충격을 주고 있다.
작년 11월 14일 광주 북부경찰서는 대학가 인근 원룸에서 십대 청소년을 고용해 성매매·유사성행위 업소를 차린 혐의(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업주 채모(32)씨와 관리자 허모(35)씨를 붙잡았다. 아울러 이들 일당에게 고용되어 윤락행위를 한 미성년자 두 명(17세)과 성매수를 한 이모(39)씨 등 고객 두 명도 함께 검거했다.
경찰조사 결과 업주 채 씨와 관리실장 허 씨는 지난해 10월 초부터 미성년자를 윤락녀로 고용한 뒤 광주광역시 북구에 위치한 어느 대학가 원룸에서 변종 성매매업소를 운영하며 성매매와 유사성행위를 실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채 씨 등은 고용한 미성년자들에게 성매매의 경우는 13만원, 유사성행위는 7만원을 받고 윤락행위를 하도록 시켰다. 이들 일당은 윤락여성들에게 선급금 조로 500여만 원을 지급한 것으로도 드러났다.
아울러 채 씨 등 일당은 회원제를 실시해 단골고객이 직접 데려오는 남성 고객만 성매매 손님으로 받는 등 철저하게 업소를 비밀리에 운영하며 그동안 경찰 단속을 피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성매매 홍보도 ‘전문화’
이렇게 오피스텔이나 원룸촌을 중심으로 워낙 성매매 영업 행위가 활개를 치다보니 이에 따라 ‘홍보’ 활동도 더욱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인터넷 성매매 알선 사이트용 홍보물을 전문적으로 제작해오다 경찰에 검거된 웃지 못 할 사건도 발생했다.

지난 1월 13일 인천경찰청 풍속광역수사팀은 PC방 업주 박모(40)씨를 성매매 알선 방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 씨는 지난해 1월부터 11월 15일까지 인천 부평구 등지의 오피스텔에서 성매매 여성 257명의 나체 사진을 찍는 등 오피스텔 등에서 이뤄지는 성매매 여성의 인터넷 홍보용 프로필을 제작해주고 모두 4,300만원이나 되는 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박 씨의 경우처럼 성매매 업소에서 일하는 여성들의 나체를 전문적으로 촬영해 홍보물을 제작한 이가 검거된 사례는 우리나라 경찰수사 역사상 처음 발생한 일이라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박 씨는 방송사 외주 프로그램 제작에 참여했던 PD 출신이다. 박 씨는 방송물 제작 경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불법 성매매 여성들의 홍보용 전라 사진을 능숙한 솜씨로 찍어 짭짤하게 돈벌이를 해왔다.
박 씨는 전문가용 고급 DSLR 카메라 세트·반사판·노트북 등 전문 촬영 장비를 전폭적으로 활용해 성매매 여성들의 생동감 넘치는 프로필 사진을 촬영해 주고 건 당 10~30만원을 은행계좌를 통해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박 씨는 평소에는 PC방을 운영하다가 성매매 업소에서 작업 의뢰 연락을 받으면 해당 업소로 출장 방문해 윤락여성의 나체사진 등을 촬영하고 성매매 알선 사이트에 광고할 수 있도록 업소 홍보물을 제작했다.
박 씨는 업소에 가끔 드나들다 지난해 1월 안면 있는 업주에게 “홍보물을 제작해 주겠다”는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씨는 유난히 여성들의 나체사진을 잘 찍는 것으로 소문나 불법 성매매 업계에서는 ‘실력자’로 알려지는 등 상당한 명성을 누리기도 했다. 업주들 사이에서는 “박 씨가 찍은 사진 덕분에 고객을 유치하는 데 톡톡히 재미를 보았다”는 호평도 있었다고 한다.
경찰은 성매매 업소를 단속하다가 적발된 업주들의 은행 거래 계좌에서 박 씨의 이름이 공통적으로 찍혀있는 사실을 발견하고 추적 끝에 검거했다. 이에 대해 한 경찰 관계자는 “박 씨가 여성들의 나체사진을 직접 유포한 것은 아니라 성매매 알선 방조 혐의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동안 성매매 알선 광고에 들어가는 사진은 일본 성인영화 자료를 무단으로 도용하거나 성매매 업주가 직접 찍는 등 초보적이고 아마추어적인 상황에 머물렀는데, 이번 박 씨의 검거를 계기로 성매매 관련 홍보도 한 단계 ‘진화’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