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가격을 인상한 오리온의 ‘초코파이’의 인상분이 원재료 가격 인상보다 6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최근 3년간 오리온·해태제과식품·롯데제과·코카콜라음료 등의 대표제품과 원재료가격을 분석한 결과를 22일 공개했다.
이 결과에 따르면, 제품 가격이 인상된 것은 원재료가와 관련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원재료 중에서는 시세가 하락한 품목도 있었다. 원가 상승 등을 이유로 제품의 가격을 인상한다고 밝혔던 제조사의 입장과는 정반대의 결과다.
오리온의 초코파이 가격은 2011년 3200원에서 올해 4800원으로 올랐다. 누적 인상액은 1600원, 인상률은 50%다. 원재료가는 505원에서 530원으로 25원 올랐다. 인상률은 4.9%에 불과하다. 초코파이와 원재료 간의 인상액 차이는 무려 64배에 달한다.
에이스는 1000원에서 1400원으로 올랐고, 원재료가는 112원에서 124원으로 12원 올랐고 마가렛트는 2395원에서 3040원으로 645원, 26.9% 올랐다. 원재료가와의 차이는 각각 33배, 6.3배다.
코카콜라의 경우 원재료 가격은 오히려 4.9% 내렸다. 그러나 제품 가격은 1975원에서 2360원으로 385원(19.5%)으로 올랐다.
협의회는 또 가공식품 원재료가 대체로 시세가 낮아졌다고 지적했다. 협의회는 한국무역협회의 자료를 인용, 설탕은 513원, 원당은 240원, 팜스테아린은 403원, 버터는 511원 등 아몬드와 밀가루, 설탕을 제외한 원재료 9개가 시세가 낮아졌다고 밝혔다.
실제로 가공식품회사의 손익분석 시 원재료 부담의 증가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협의회는 “‘초코파이’를 생산하는 오리온의 2012년 및 2013년의 손익을 비교한 결과 ‘매출액’ 대비 ‘원재료 및 상품’의 비중은 각각 53.0%, 51.0%로 2012년에 비해 2013년에 오히려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며 “‘매출액’과 ‘원재료 및 상품’은2012년에 비해 2013년에 각각 138억 원, 192억 원이 낮아져 원가부담이 높아지고 있다는 오리온의 주장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소비자단체협의회 관계자는 “대표 제품에 대한 원재료 가격분석 및 제조사의 재무제표 분석 결과 기업들은 개별 원재료의 가격 추이를 알지 못하는 소비자의 약점을 이용해 손쉽게 제품가격을 인상시킴으로써 마진을 확대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며 “본 협의회는 무엇보다도 경영효율화나 기술개발 등이 아닌 일방적인 소비자 부담 전가로 이윤 확대를 꾀하여 온 기업들의 구태에 자성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기업의 구태가 반복될 시 소비자의 외면 혹은 거센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경고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