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부동산 경기에 대한 조심스런 낙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연이어 발표되어온 정부의 집요한(?) 활성화 대책에 시장이 반응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입춘과 함께 찾아온 부동산 시장 봄바람 서막이 일과성 훈풍으로 끝나지 않고 지속적인 대세국면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되는 시점이다.

부동산 경기 정부의 활성화 대책에 화답
경기 회복에 대한 장밋빛 낙관론이 가세
각종 설문조사 결과, 긍정적 시각 늘어나
부동산 시장이 꿈틀거리고 있다. 24절기의 하나인 대한 절기가 지나고 입춘이 오면서 부동산 시장에도 온기가 돌고 있다.
새해 첫날 국회에서 다주택자 중과 폐지안 통과 등 부동산 관련 세제 지원의 약발이 나타나고 있다.
취득세 영구 인하,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인하, 수직증축 리모델링 허용 등 부동산 투기를 방지하기 위해 마련됐던 각종 규제 법안 등 37개가 폐지 및 개정됐다.
올해 부동산 경기가 이러한 활성화 대책에 화답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부동산 경기는 장기간 침체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상태였다.
작년엔 새 정부 출범 한 달 만에 주택거래 활성화를 위한 4·1대책을 발표했다. 이어 4·1대책을 보완하는 7·24보완대책이 나왔다.
전세시장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8·28대책, 이를 보완하기 위한 12·3대책 등이 연이어 쏟아졌다. 새 정부 출범 1년도 안 되는 기간에 부동산 대책을 불과 1∼3개월 간격으로 네 번이나 발표한 것이다.
대책이 나온 후 아파트 매매가격은 하락에서 상승으로 미미하게 반전되긴 했지만 대세국면에는 이르지 못했다.
4·1대책은 두 달, 8·28대책은 석 달 만에 정책효과가 떨어졌다. 단기적으로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시장의 거래증진과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외부 경제상황을 극복해 장기적인 성장세로 이끄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외부 경제상황의 호전 없이 정부의 정책만으로 시장을 회복시키기에는 뚜렷한 한계를 보였다.
그런데 올해는 사뭇 다른 양상이 각종 조사와 지표에서 나오고 있다.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가세하고 있다. 전세가격 급등에 따른 세입자들 주택 구매 전환 역시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각종 설문조사서 낙관론 ‘솔솔’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이 각종 설문조사에서도 낙관론이 비관론을 앞지르고 있다.
국내 성인 1500명을 표본으로 추출하여 서베이를 실시한 결과 부동산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이 긍정적으로 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114와 한국갤럽이 국내 만 19~79세 성인 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부동산 경기를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직전 조사에 비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고 최근 밝혔다.
2014년 부동산 경기 전망에 대해서도 ‘좋아질 것’이라고 답한 의견은 물론, 신규 아파트 분양 계획에 대한 물음에도 긍정적으로 답하는 사람이 늘었다.
박근혜 정부 들어 발표된 세제상 인센티브 제공 등 4차례의 대책과 후속조치에 힘입어 대체로 부동산 경기를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하반기 현 거주지역에 대한 부동산 경기를 묻는 질문에 보통 이상으로 생각하는 긍정적인 평가는 상반기보다 늘었다.
응답자의 56.6%가 지난해 말 부동산 경기를 보통 이상으로 평가했다. 2012년 하반기 조사에서는 ‘나쁘다’는 의견이 60%로 절반을 상회했으나 지난해 상반기에는 46.6%, 하반기에는 43.5%로 부정적 시각이 일정한 추세를 갖조 계속해서 줄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에는 ‘보통이다’라고 답한 의견은 직전 반기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었으나 ‘좋다’라고 답한 긍정적인 평가는 늘어나 상반기 12.3%에서 하반기 15.7%로 3.4% 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좋다’라는 의견이 상반기에 비해 수도권이 3.1% 포인트, 지방은 3.7% 포인트 올랐다. 수도권에서는 서울과 경기가 각각 1.5% 포인트, 5.6% 포인트 오른 반면, 대규모 개발사업이 다수 지연되고 있는 인천은 1.7% 포인트 떨어져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서울은 한강을 기준으로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는데 강북이 3.2% 포인트 올랐고, 강남불패의 신화가 무너지면서 강남은 0.5% 포인트 떨어졌다.
일반인들의 낙관론이 늘어나는 것과 동시에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도 긍정적 시선이 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 가운데 51.2%는 올해는 집값이 오를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2013년 4분기 부동산시장 모니터링 보고서'에 따르면 부동산 전문가로 구성된 모니터링 그룹 86명 중 50%는 올해 주택 매매 가격 동향에 대해 "다소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여기에 더해 1.2%의 응답자는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보합'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30.2%, '하락' 또는 '다소 하락'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각각 3.5%와 15.1%에 그쳤다.
응답자들은 상승 전망의 근거로 △양도세·취득세 감면(29.5%)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27.3%) △전세가격 급등에 따른 세입자의 주택 구매 전환(27.3%) 등을 제시했다.
전세시장 강세 예측이 대세
올해 전세 시장에 대해서는 '상승'과 '다소 상승'이라는 응답이 각각 8.1%와 58.1%를 차지했다. 전세가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66.2%에 달한 셈이다.
'보합'과 '다소하락' 전망은 각각 12.8%와 20.9%에 머물렀다. '하락'을 예상한 응답자는 없었다.
또 "전세난이 2014년에도 계속될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한 전문가가 전체의 78%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KDI는 "지난해 4분기 수도권 주택 매매시장이 바닥을 확인하는 양상을 보였다"고 밝혔다.
서울과 수도권의 매매거래는 실수요자 중심의 중소형평형 위주로 이뤄졌으며, 대형 평형대 거래는 활발하지 않았으나 가격은 더 이상 하락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

전세난이 가중되면서 전세수요자들이 매수자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 부동산시장 상승세에 가세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난해 서울·수도권 주요 지역 분양시장에만 불었던 '훈풍'이 새해에는 기존 아파트 시장으로 확대되고 있다.
전세 매물을 찾던 전세수요자들이 매매로 전환돼 중개업소에는 매매를 문의하는 전화가 늘고, 집주인들은 팔려고 내놨던 매물들을 다시 거둬들이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부동산리서치 전문업체 리얼투데이가 한국감정원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를 분석한 결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이 다소 상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취득세 영구 인하와 리모델링 수직증축 허용에 이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등 부동산의 대못이 뽑혀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에 솔솔 나돌면서다.
새해 매매값 오름폭이 큰 지역들은 서남권과 서북권 등 상대적으로 개발 호재가 많고 저평가 되어 있는 곳들이었다.
서남권의 경우 오랜 기간 동안 방치돼 왔던 공장부지의 롯데캐슬 골드파크 복합단지로의 개발과 서남권 개발 사업 등의 개발 기대감이 있다.
서북권의 경우 서북권 부도심 개발 본격 추진과 잇따른 서북권 정비사업 등의 개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서울뿐만 아니라 서울과 인접해 있는 경기도 역시 새해부터 떠들썩하다. 경기도 고양, 파주, 이천, 김포 등지가 상승세를 타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대감은 곧 거래량 증가로도 나타나고 있다. 서울 부동산 정보광장 아파트 매매 거래량을 조사한 결과 새해 들어 큰폭의 증가를 보이는 것으로 드러났다.
1월 한달의 절반 가량의 거래량이 지난해 1월 한달치 거래량보다 높아 올 1월 거래량은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부동산 경기가 나라 경제 향방 가름
한편 부동산 전문조사 업체 부동산114는 “취득세율 영구 인하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재개발·재건축 용적률 완화까지 정부의 규제완화가 강남권 재건축 시장에서부터 반응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재건축 사업 진행 속도에 탄력이 붙으면서 거래량도 늘어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일반 아파트 매매시장은 저가매물을 찾는 수요는 있지만 급매물이 다 소진된 상태라 거래가 쉽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갑오년 새해에 부동산 시장에 낙관론이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우리나라 경제가 살아나고 경제성장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부동산 시장이 상승 흐름을 타야한다고 경제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그 이유는 부동산 등 건설 경기가 좋아지게 되면 전후방으로 연결이 되어있는 다수 산업이 혜택을 보기 때문이다.
건설인력 고용 창출은 물론 철강업, 시멘트산업, 목재업, 유리산업, 창호산업, 인테리어산업 등 다수의 유관업종으로 온기가 퍼지기 때문이다.
정부가 부동산 시장을 살리기 위해 여러 차례 부양책을 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할 것이다.
입춘과 함께 찾아온 부동산 시장 봄바람 서막이 일과성 훈풍으로 끝나지 않고 지속적인 대세국면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