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치어선’ 실종자, 안 찾았나 못 찾았나?
‘참치어선’ 실종자, 안 찾았나 못 찾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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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 한가운데서 실종…20여 일 흘러

지난 해 12월 31일, 태평양 한가운데에 있는 키리바시(Kiribati) 공화국 인근에서 한국인 2명이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실종 된 두 명 중 한 명은 숨진 채 발견됐지만, 다른 한 명은 실종된 상황. 두 실종자가 소속되어 있었던 신라교역은 지난 5일 수색 종결 보고서를 해양경찰서에 제출하고 두 명을 모두 사망 처리한 뒤 재차 어업에 나섰다. 실종자 가족들은 아들이 살아 있을 것이라며 수색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은 “수색을 했지만 찾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 실종된 류상현 씨가 타고 있던 ‘신라 파이어니어호’ ⓒ신라교역

‘바다 사나이’ 꿈꿨던 청년, 바다 한가운데서 실종
“살아 있을 것…수색해 달라” 애타는 실종자 가족
사측 “수색 했지만 못 찾아” 5일 만에 수색 종결

류상현(24)씨는 지난달 28일 신라교역이 운영하는 운반선 ‘신라 파이어니어호’에 3항사 병역특례 요원으로 승선했다. 부산 해사고등학교, 경상대 해양경찰시스템학과를 거치며 ‘바다 사나이’의 꿈을 키워온 류 씨는 경찰이 되기 전 바다 경험을 쌓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

류 씨는 3일이 지난 31일 밤 12시 경 동료 3항사 강 모씨와 함께 보트에 탑승, 인근에 있는 다른 어선을 찾아갔다. 그러나 해당 배 갑판장의 “기상이 좋지 않으니 돌아가라”는 말에 뱃머리를 돌렸고 본선으로 돌아오던 중 실종됐다.

강 씨는 실종 3일 후인 지난 3일 베키호(Betio) 인근 부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류 씨는 실종된 채 20일이 넘도록 종적을 찾지 못하고 있다.

사측은 지난 5일 수색을 종료하고 수색작업 종결 보고서에 두 명 모두를 사망 처리했다.

실종자 가족 “살아있을 것”

▲ 실종된 류상현 씨 / 사진 : 실종자 가족 제공

실종자 가족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류 씨의 아버지는 22일 <시사포커스>와의 통화에서 “실종자를 사망으로 다루고 있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류 씨의 아버지는 아직 아들이 살아 있다고 확신한다. 막내아들과 함께 키리바시 현지를 직접 방문해 알아본 결과, 현지인들이 인근 무인도에 도착했다면 오랜 기간을 버틸 수 있다고 증언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류 씨가 무인도에 도착했을 확률도 높았다.

류 씨의 아버지는 “키리바시 북쪽인 북타라 지방에는 20여 개의 섬이 있다. 이 섬은 예전에는 사람이 살았지만 현재는 사람이 살고 있지 않은 무인도인데, 과거엔 야자와 바나나 등을 생산해 수출할 정도로 생산량이 풍부한 곳이었다”며 “게다가 인근 산호섬에는 조개 등 먹거리를 구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현재 키리바시 공화국은 우기라 비가 자주 내리기 때문에, 식수를 구하는 데도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즉, 실종자 류상현 씨가 섬에 도착하기만 했다면 생존해 있을 것이란 이야기다.

또 섬에 도착했을 확률도 대단히 높다고 덧붙였다. 류 씨의 아버지는 “상현이는 4년 동안 요트를 타기도 했고, 관련 고등학교와 학과 출신이라 전문적인 훈련을 받았다. 그런 상황에서 빠져나오는 방법을 안다”며 “현지인들의 증언에 따르면, 사고가 발생했을 때 수온은 30도 정도로 높았다. 수온 때문에 변을 당할 확률도 매우 적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지인들이 조류의 흐름을 알려주었는데, (실종 지점에서)만 하루도 안 걸려서 서북쪽(섬)에 도달할 수 있는 거리”라고 덧붙였다.

그는 “그럼에도 사측은 북쪽 섬을 수색하지 않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실종자 가족 측에 따르면, 사측은 북타라가 아닌 남타라 지방만을 수색했다. 북타라는 키리바시 공화국의 60% 가량을 차지하는 넓은 지방이다. 류 씨가 사측에 “남쪽은 서치를 했기 때문에 믿음이 가는데 북쪽에는 전혀 갈 수가 없기 때문에 북쪽 못가는 부분을 수색을 해 달라”고 요청하자, 돌아온 답은 ‘72시간’ 이었다.

류 씨의 아버지는 “회사 관계자가 ‘실종이 되고 72시간이 지나면 법적으로 수색을 안 해도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법적 근거를 제시해 보라는 요구에는 찾지 못한다고 말을 바꿨다”고 말했다.

이어 “게다가 지난 3일, 실종 됐던 강 씨가 숨진 채 발견되었을 때 사측은 집중 수색을 통해 실종자를 찾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다음 날인 4일 오후 보트도 사람도 찾지 못했고, 이 시간부로 모든 수색을 종료한다고 알려왔다”고 덧붙였다.

사측 “못 찾았다”

▲ ‘신라 파이어니어호’는 참치를 잡는 원양어선이다. 류상현 씨는 해양경찰이 되기 전 바다를 경험하기 위해 해당 배에 병역요원으로 승선했다 ⓒ신라교역

이와 관련, 신라교역 측은 “수색을 했지만 찾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신라교역 관계자는 23일 <시사포커스>와의 통화에서 “1일 실종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듣고 파이어니어 호에 있는 보트 한 대와 헬기 한 기를 띄워 5일까지 수색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실종자 가족들이 북타라 지역을 수색하지 않았다고 지적한 것과 관련해선 “산호섬이라 배가 들어갈 수 없는 지역”이라며 “헬기로 한 번 수색했다”고 밝혔다.

이어 “실종자가 숲 안에 들어 있으면 찾지 못하겠지만 해안가에 있었다면 발견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실종 당시 타고 있었던 배도 노란색으로 칠해 두었기 때문에 인근에 있었다면 헬기가 발견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72시간’ 논란에는 “법적으로 못 한다고 한 것이 아니라, 해상에서 실종되고 3일(72시간)이 지나면 통상적으로 수색을 그만 둔다”고 말했다.

수색 종결 보고서에 실종자를 사망 처리했다는 지적에는 “보고서에 중요한 부분은 수색 진행 과정, 결과 등의 내용”이라며 “이 부분에만 집중하느라 놓치고 넘어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실종자를 사망 취급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지만, 실종자 수색을 왜 하고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5일에 이미 배가 출항해 수색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실종자 가족들은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류 씨의 아버지는 “키리바시 공화국 내에 있는 보트는 은색, 흰색, 노란색이 가장 숫자가 많다”며 “북타라 지역에도 각 색을 칠한 보트들이 돌아다닌다. 우리 상현이가 타고 있던 배인지, 아닌지 어떻게 특정한단 말인가”라고 꼬집었다.

이어 “1월 9일 경 키리바시 공화국에 직접 방문했을 당시, 한국인 선장 두 명에게 각각 물어보니 헬기가 뜬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사측의 주장처럼 북타라 지역을 돌아봤던 것은 아니었다. 외항 일부와 본선 주변 내항 수심 깊은 곳들을 둘러봤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쪽을 수색해 달라. 아들이 거기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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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 2014-02-27 18:46:11
사진보고나니 더마음이아프다.. 생각보다 어린나이에 혼자어떻게하고있을지
젊은청년 인생을위해서 수색해라..언론에서쉬쉬한다고 다막히는거아니니까
아진짜 열받는다

studio Y 2014-02-03 22:06:10
반드시 찾을겁니다, 저도 글로 사람들에게 알리고 있어요

류성현 2014-02-02 19:20:55
스피드보트가 알루미늄이라는 소리는 또 뭔지요, 회사에서는 철제라고하더만, 철제기준으로도 잘만 뜬답니다. 알루미늄이면 더 잘뜨겠네요? 그죠?
보트가 그물을 감아도 결국 그물을 찢고 보트는 떠오른다는데요, 그 무거운 그물도 찢고 떠오르는 보트가 사람한명 타있으면 뽀그르르 가라앉나봐요?

알고지끼라 2014-02-02 19:20:27
밑에 스프린터?! 직원인거 너무 티내고 댓글다시네요. 1년전 근무했다는사람이 어찌아시는지요? 허위사실 유포로 고소당할 준비하세요. 술먹고 놀러를가? 제대로 알고나 댓글 다세요! 당신말에 법적책임 질수 있나요? 이거 캡쳐해놨으니까 각오하시오!!

류성현 2014-02-02 19:18:43
저도 현지가서 타라와 조류 확인했고요, 날씨안좋은날 기준으로도 파도가 그렇게 쌔진 않습니다. 동해바다보다 훨씬 약하다구요. 항내니까요. 순식간에 떠내려갈 정도로 쌔지 않다구요. 스프린터 근무하시고 내리셨다면 타라와에 들어왔다고해도 항구밖에 모르실거 아닙니까?
선장님들도 다 그거밖에 모르던데 선원이 더 잘 알리가 없지요?
직접 현지조사한 저희보다 섬에대해서 더 잘 안다고 자부하시면 실명으로 다시 올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