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춘 비서실장 ‘사퇴설’ 배경은?
김기춘 비서실장 ‘사퇴설’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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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임박…‘청와대 대폭 개편’ 탄력 받아

최근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이 사표를 제출했다는 소문이 확산되고 있어 그 배경을 두고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를 계기로 “청와대 내부에서 일종의 파워게임이 있던 결과가 아닌가”라는 의혹도 제기된 상황이다.

▲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이 최근 사의를 표명했다는 얘기가 흘러나와 정치권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청와대에서는 사실관계를 전면 부인하며 국정에 흔들림이 없음을 강조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1월 22일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져 정치권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김기춘 비서실장은 지난 1월 15일 박근혜 대통령이 국빈 방문으로 인도 및 스위스로 출국하기 직전 사표를 제출했다고 청와대 및 여권 관계자들을 중심으로 흘러나왔다.

청와대는 ‘일단 부인’
그러나 청와대 측은 이 같은 ‘김기춘 비서실장 사퇴설’에 정면으로 부인하고 나섰다. 박근혜 대통령의 인도·스위스 순방을 수행 중인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은 지난 1월 22일 귀국길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김 비서실장의) 사퇴는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적극적으로 강변했다.

이렇게 청와대 측에서 부인하고 나섰지만 정가에서는 “김기춘 비서실장의 사퇴는 사실상 시간문제”라고 여기는 분위기다. “이미 작년 말부터 김기춘 실장의 사퇴설이 지속적으로 흘러나온 데다 여러 상황으로 볼 때 김 실장이 청와대에 더 이상 있기는 상당히 힘들어 보인다”는 관측이다.

이에 대해 한 정치평론가는 “현재 청와대 측이 사퇴설을 부인한 이유는 박근혜 대통령이 일단 청와대로 돌아온 뒤 다시 한 번 ‘설득’의 시간을 갖겠다는 신중한 뜻이 담겨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평론가는 “김기춘 실장이 사표를 제출하자 박 대통령이 ‘귀국한 뒤 다시 보자’는 취지의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이런 상황 때문에 ‘대통령이 결국 사표를 수리하겠다는 뜻을 보인 것 아니겠냐’는 다소 성급한 이야기가 신빙성 있게 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계 일각에서는 “여러 상황으로 미루어 보면 김기춘 비서실장의 퇴진은 임박한 게 분명하지만 사퇴 시기가 언제냐 결정을 두고 청와대 쪽의 고민이 상당히 깊은 것으로 보인다”는 시각도 있다.

이에 대해 한 시사평론가는 “허태열 초대 비서실장의 경우 불과 5개월 만에 경질되어 ‘역대 4번째 최단명 비서실장’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며 “만약 김기춘 비서실장이 1월 안으로 사퇴한다면 역시 5개월 남짓 만에 그만두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평론가는 “이유야 어찌 됐든 청와대에서 가장 중요한 직책으로 꼽히는 비서실장이 이렇게 정부가 출범한 지 1년도 채 안 되어 두 차례나 바뀌는 광경은 안정을 추구하는 박 대통령의 입장에서 보면 굉장한 부담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이렇게 “김기춘 비서실장이 사표를 제출했다”는 소문의 배경에 대해 다수의 정계 관계자는 “무엇보다 일신상의 이유 때문일 것”이라고 여기는 분위기다. 일부 언론을 통해서는 김기춘 비서실장의 외아들이 사고로 의식불명 상태에 있다가 지난 1월 22일 결국 사망한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현재 김 비서실장이 업무를 수행하기가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는 것이다.

‘청와대 내부 갈등 결과’라는 시각도
김기춘 실장의 장남이 지난 12월 31일 불의의 사고를 당해 서울 세브란스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했다가 결국 세상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도 용인시에서 재활의학 전문병원을 개원해 운영 중이던 김 실장의 장남이 어떤 연유로 사고를 당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이야기와 함께 “김 씨가 병원을 오픈한 시기 전후로 스트레스를 상당히 많이 받아 왔다”는 루머성 이야기만 전해지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시사평론가는 “아무래도 이 같은 이유 때문에 평소 가정적이기로 유명한 김기춘 비서실장이 크게 상심해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결심하지 않았겠느냐”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개인적 비극 때문에 자칫 국정 업무에 지장을 초래할까봐 우려해 용단을 내렸는데 아직 사표 수리가 되지 않은 상황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일각에서는 “김기춘 실장 본인의 건강 문제도 ‘사퇴설’의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일 것”이라고 보기도 한다. 이에 대해서는 사람에 따라 의견이 엇갈리고 있기도 하다. 현재로서는 “사고를 당한 장남을 돌보기 위해 병원에 자주 출입하다 생긴 소문”이라고 보는 견해가 다수를 이루고 있다.

그런데 정계 일각에서는 “김기춘 실장은 아들이 사고를 당하기 훨씬 전부터 ‘와병설’이 퍼진 바 있으며 이미 작년 말 무렵부터 청와대에 여러 차례 사의를 표명했던 것으로 알려져 이번에 사퇴설이 흘러나온 배경이 반드시 장남 문제 때문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는 시각도 있다.

이와 아울러 “그동안 청와대 내부에서 ‘파워 게임’ 내지는 갈등이 심화된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김기춘 비서실장 사퇴설의 배경에는 김 실장의 일신상 이유도 물론 있지만 청와대 및 여당과의 갈등 때문에 결국 물러나겠다고 결심한 정황도 일부 포착된다”는 견해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정계 일각에서는 “그동안 청와대나 여당 내부에서는 ‘강경파’가 힘을 얻고 있었지만 최근 들어 ‘온건파’가 점차 목소리를 높여 가다가 철도노조 파업 사태 및 민영화 논란을 계기로 갈등 국면에 본격적으로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도 있다.

무엇보다 여권을 중심으로 김기춘 비서실장으로 대표되는 ‘초강경 노선’에 대해 적지 않게 불만을 품는 분위기가 심화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시사평론가는 “허태열 초대 비서실장 때만 하더라도 청와대는 ‘불통’ 이미지가 지금처럼 두드러지지는 않았는데 김기춘 실장 취임 이후 분위기가 급변했다”고 진단했다.

이 평론가는 “물론 김기춘 실장이 윤창중 전 대변인 성추행 사건 이후 커다란 위기에 몰린 청와대 기강을 수습하고 다잡은 공로는 높이 인정받아야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집권 2년차에 접어들면서 이제부터는 ‘소통’을 중시해야 하는데, 이 같은 분위기에는 어울리지 않는 면이 많다”고 말했다.

또한 정계에서는 “작년 한 해 동안 여권은 청와대 의중에 따라 비교적 일사불란한 모습을 보여 왔지만 올해 들어서는 이 같은 양상에 커다란 변화가 올 것”이라는 견해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 김기춘 비서실장이 초강경 성향으로 그동안 박근혜 대통령의 불통 논란을 불러일으켜왔던 이유로, 김 실장 후임에는 온건성향 인사가 임명되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왼쪽부터 김진선, 한광옥, 현경대 ⓒ뉴시스

후임 비서실장, 온건성향 가능성 높아
이에 대해 한 정치평론가는 “이런 차원에서 얼마 전 있었던 최연혜 코레일 사장의 ‘인사 청탁 논란’도 사실 청와대와 여당 사이의 미묘한 갈등이라는 맥락에서 파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평론가는 “무엇보다 최연혜 사장은 지난 철도노조 파업 사태 때 청와대 의중에 충실하게 따라 결국 관철시킨 인물”이라며 “이번에 문제가 된 인사 청탁 해프닝도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얼마든지 상황에 따라 굳이 공론화시키지 않을 수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이렇게 부각시킨 이유로는 ‘더 이상 청와대의 의중에 마냥 따라가지만은 않겠다’는 의지가 표출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한 정계 관계자는 “여당 입장에서는 올해는 6·4지방선거나 7월 재·보선 등 당의 향방을 결정짓는 굵직한 일정이 연달아 예정되어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작년 한 해 보여준 청와대식 일방통행 노선을 올해도 유지하기는 더 이상 곤란하다는 위기감이 만연되어 있고 이러한 당의 의지가 고스란히 청와대 내부에도 침투해 갈등 요소로 작용하고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여권은 소위 ‘김기춘 스타일 국정 운영’에 대해 피로와 반감을 느끼고 있다”는 게 정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특히 새누리당 내 비박계와 친이계 인사를 중심으로 “정부 및 여당에 대한 지지율까지 악화되기 전에 김기춘 비서실장을 교체하는 일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처럼 김기춘 비서실장 사퇴 여부를 놓고 다소 엇갈리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정계에서는 김 비서실장의 후임이 누가 될 것인지에 대해 여러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사표를 수리하여 결국 김기춘 비서실장이 자리에서 물러날 경우 뒤를 이을 후임으로 정가에서는 강원도지사와 제18대 대통령 취임준비위원장을 역임한 김진선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과 오명 전 과학기술부 장관 등이 상당히 가능성 높은 인물들로 거론되고 있다.

이밖에도 김기춘 비서실장과 더불어 박근혜 대통령의 원로자문그룹인 ‘7인회’ 멤버로 꼽히는 현경대 민주평통 수석부의장과 홍사덕 전 의원·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회 위원장·최외출 영남대 교수 등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이에 대해 정계 일각에서는 “현재 거론되는 후임 비서실장 후보군은 김기춘 실장과는 달리 다소 온건한 성향의 인물들이라는 게 특징”이라며 “머지않아 비서실장이 교체되면 향후 청와대는 작년과는 달리 보다 유연한 자세로 ‘소통’에 각별하게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와 아울러 정가에서는 “일부 청와대 비서진도 조만간 6·4 지방선거와 관련하여 사퇴 의사를 보일 것”이라는 예상이 힘을 얻고 있다. 예측대로 이들의 사퇴가 김기춘 비서실장의 퇴진과 시기적으로 겹치면 청와대 비서진에 대한 대폭적인 차원의 물갈이가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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