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특집 미리 본 6.4지방선거①] 서울시장 선거
[설특집 미리 본 6.4지방선거①] 서울시장 선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야권분열-보수결집 등 변수, 박원순 재선 아직 모른다

[편집자 주]올해 설 연휴에는 그 어느 때보다 밥상머리에서 정치와 관련한 이야기들이 많이 오르내리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한해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각종 이슈들의 여파가 아직까지 남아 있는 것은 물론, 오는 6월 4일 치러지는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모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번 지방선거는 박근혜정부 1년 반에 대한 평가와 함께, 민주당에 대한 쇄신 평가가 동시에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새정치’ 세력으로 자임하는 안철수 신당에 대한 성공 여부도 판가름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조금 더 나아가서는 이번 지방선거 결과를 바탕으로 여야 정치권이 전면적 정계개편을 이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대선과 총선에 이어 전국단위로 치러지는 가장 큰 선거인 탓에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도 있지만, 이처럼 여야 정치권을 둘러싼 현실적 상황들이 더욱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이에, <시사포커스>는 설 연휴를 맞아 주요 광역자치단체장 선거에 대비한 여야 정치권 분위기를 시리즈로 살펴봤다.

▲ 6.4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지방선거의 꽃인 서울시장 선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여야 모두 필승 의지를 다지며 본격적으로 선거 채비를 갖추기 시작한 모습이다. 사진 / 시사포커스

서울시장 선거 최대 변수, 야권 분열로 선거 치를까?
지방선거의 꽃이자, 대한민국 소통령이라 불리는 서울시장에 누가 당선되느냐 하는 문제는 이번 6.4지방선거의 최대 관심사다. 비록 서울이라는 지역의 자치단체장이긴 하지만, 서울시장은 그동안 차기 대권으로 가는 엘리트코스 중 하나였다. 그런 의미에서 서울시장 선거는 특정 지역을 넘어서 전 국민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특수성이 있는 것이다.

다른 선거들도 마찬가지지만, 서울시장 선거 판세를 벌써부터 예측하기란 조심스런 측면이 있다. 아직 선거 열기가 달아오르지 않은 것은 물론, 여야 대진표도 확정되지 않은 이유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는 현역 프리미엄이 작용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현재까지 단순 선호도 또는 적합도 조사에서 현직인 박원순 서울시장(민주당)이 다소 우세하다는 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일부 여론조사 결과들만을 바탕으로 선거가 치러지게 된다면, 박원순 시장의 재선은 크게 어렵지 않아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변수는 아직 많이 남아 있다. 그렇다면, 선거판을 크게 흔들만한 변수들은 무엇이 있을까? 야권분열, 그리고 여야 출전선수가 확정된 이후의 자기진영 결집 등을 예상할 수 있다.

우선, 민주당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안철수 신당의 독자 플랜이다. 지난 2011년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박원순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5%에도 채 미치지 못하는 지지를 얻고 있었다. 그리고 안철수 전 교수는 서울시장 선거판에 혜성같이 등장하자마자 50%대를 넘는 지지를 받았다. 안 전 교수가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했다면, 당선은 따논 당상이나 마찬가지였던 것이다.

하지만, 안 전 교수는 불출마를 선언하며 박원순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5% 안팎에 불과하던 박원순 후보의 지지율은 순식간에 급등을 했고, 이를 바탕으로 선거에서도 승리할 수 있었다.

그런데 당시 보궐선거 때와 달리, 신당창당을 공식화 한 안철수 의원 측은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 독자 후보를 내겠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제3의 세력으로 자리매김하고자 하는 것이 아닌, 여야 정치권의 전면적 쇄신을 주도하고자 하는 안철수 의원 측 입장에서는 서울시장이라는 중요한 자리를 간과할 수 없었던 이유에서다.

물론, 아직까지 안 의원 측은 ‘원칙적 입장’에서 후보를 내겠다는 것이다. 정치가 ‘원칙’으로만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후보를 내지 않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의미다. 그런 관점에서 봤을 때 야권연대 논의를 진행하지는 않겠지만, 안 의원 측에서 선거 직전 후보가 사퇴하며 박원순 시장 지지를 선언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현재까지 상황으로는 ‘새정치’ 명분상 안철수 의원 측이 서울시장 선거를 피해가긴 어려워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게 되면, 야권분열은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 최근에 치러진 서울시장 선거에서 여야 간 표차가 크게 벌어지지 않고 당락이 결정됐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야권분열은 곧 여권 후보에 희소식이 되기도 한다. 즉 ‘안철수’라는 존재는 여권엔 희망이지만, 민주당과 박원순 시장에게는 절망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야권분열 조짐에 與에선 정몽준 출마 관측
안철수 의원의 (가칭)새정치신당 측이 서울시장 선거에 후보를 내겠다고 천명해 온 것은 하루 이틀 된 이야기가 아니다. 윤여준 의장이 합류하면서부터 이 같은 의지는 표면화되고 공식화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최근 공동위원장으로 합류한 김성식 전 의원도 29일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야권연대와 관련해 “저희는 저희의 길을 당당하게 가겠다는 것”이라며 “지금 민주당 내에서도 자꾸 정치공학적인 연대나 단일화 이런 것 논의하기보다는 우리 스스로 쇄신하고 혁신해서 국민에게 다가서자는 목소리가 많지 않느냐”고 말했다.

실제로 손학규 민주당 상임고문은 그동안 끊임없이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간 연대는 필패론”이라는 주장을 펼쳐왔으며, 조경태 최고위원 역시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과거 답습해왔던 연대니, 연합이니 이런 차원을 뛰어넘을 수 있는 독자적인 힘을 가져야 한다. 민주당이 당당하게 나아갈 때 국민적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야권연대에 부정적인 목소리를 내왔다.

물론, 이 같은 야권연대 반대 목소리는 아직까지 당내 소수 의견이다. 김한길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대부분 ‘야권분열은 필패’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민주당은 안철수 의원 측의 독자 행보를 심각하게 우려하며 갈등의 골을 키워가고 있는 모양새다.

이와 관련, 전병헌 원내대표는 지난 20일 광주를 찾은 자리에서 안철수 의원 측을 겨냥해 “분열은 결코 새정치가 될 수 없다”며 “분열의 정치는 독선과 독주를 방조하고 민주주의와 민생을 패배로 내모는 낡은 정치이고, 패배의 선택일 수밖에 없다”며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야권이 이처럼 분열조짐을 보이자, 서울시장 선거에 관심을 두지 않던 여권의 유력 주자들도 다시금 시선을 돌리는 모습이다. 7선의 정몽준 의원의 경우, 지난해 10월 한 언론의 ‘서울시장 차출설’ 보도에 즉각적으로 보도자료를 내고 “서울시장 출마 문제에 대해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출마 가능성을 차단했던 바 있다. 이후로도 정 의원은 서울시장 출마에 관심을 두지 않아 왔다.

하지만, 정 의원은 최근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홍문종 사무총장은 최근 라디오방송 인터뷰에서 “정몽준 의원이 서울시장에 대해 좀 전향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그런 가운데, 정 의원은 지난 23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그가 미국 방문 기간 서울시장 출마에 대한 뜻을 굳히지 않겠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특히, 정 의원은 우리시간으로 28일 미국에서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을 만나 장시간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12년 동안 시장직을 즐거운 마음으로 수행했다고 하는 블룸버그 전 시장으로부터 좋은 얘기를 많이 들었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정 의원의 이 같은 행보에 블룸버그 전 시장을 벤치마킹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제기됐다. 사실상 서울시장 출마를 결심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김황식 전 총리의 경우도 지난해 11월에는 서울시장 출마 여부에 대해 “생각해본 적 없다”는 입장이었지만, 최근에는 ‘경선 참여 의사를 밝혔다’는 언론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지난 17일 김 전 총리는 이와 관련, “만약 출마를 한다면 경선 절차를 거쳐서 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추대하기를 바라면서 시간을 끌고 있는 것처럼 오해를 하는데 그런 짓은 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여권에서 출마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는 정몽준 의원, 김황식 전 국무총리, 이혜훈 최고위원 ⓒ뉴시스

특히, 그는 서울시장 출마설에 대해 “나중에 새누리당에서 출마 제안이 오면 그때 대답할 것”이라고 앞서 와는 달리 출마 가능성을 한층 열어 놓았다. 하지만, 여권 일각에서는 정몽준 의원이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기 시작함에 따라 김 전 총리가 주춤하지 않겠냐는 관측을 내놓기도 한다. 29일, <문화일보>에 따르면 새누리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정 의원의 출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김 전 총리가 다시 주저주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시장 출마를 유일하게 공식화한 이혜훈 최고위원과 정몽준 의원 간 경선 또는, 정몽준 의원 추대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는 대목이다.

박원순 40.3% vs 정몽준 32.4% vs 장하성 15.1%
한편, 무소속 안철수 의원 측이 독자 후보를 냄에 따라 선거가 3자 구도로 치러지더라도 박원순 현 시장의 재선 가능성이 높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겨레>가 지난 22~25일 서울시 거주 19세 이상 시민 7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해 29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박원순 시장은 야권단일화의 경우는 물론이고 3자 대결의 경우에서도 모두 1위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자 대결은 안철수 신당에서 장하성 고려대 교수가 출마했을 경우를 가정해 실시됐다.

우선, 새누리당에서 정몽준 의원이 출마할 경우를 가정했을 때 박원순 시장은 40.3%를 얻었다. 정몽준 의원이 뒤를 이어 32.4%를 얻었고, 양자 간 격차는 오차범위를 훌쩍 넘어선 12.1%p였다. 장하성 교수는 15.1%로 지지율이 미미했고, 모름/무응답은 12.3%였다.

새누리당에서 김황식 전 총리가 출마할 경우에는 격차가 조금 더 벌어졌다. 박원순 시장은 41.3%로 정몽준 의원과 대결에서보다 1%p 더 올랐으며, 김황식 전 총리는 30.1%를 얻었다. 장하성 교수는 변동폭이 미미한 15.3%를 얻었고, 모름/무응답은 13.3%였다.

일찌감치 출마를 공식화한 새누리당 이혜훈 최고위원이 출마했을 경우에는 박원순 시장이 43.2%를 얻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혜훈 최고위원은 22.1%, 장하성 교수는 17.9%를 얻었다. 모름/무응답은 16.8%였다.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에서는 7선의 정몽준 의원이 26.9%를 얻어 가장 경쟁력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황식 전 총리는 21.8%, 이혜훈 최고위원은 6.5%를 기록했다.

야권이 박원순 시장으로 단일화 됐을 때를 가정한 양자대결에서는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정몽준 의원과 양자대결에서 박원순 시장은 52.5%를 얻었고, 정몽준 의원은 36.8%를 얻었다. 모름/무응답은 10.6%였다.

김황식 전 총리와 대결에서는 박원순 시장이 51.0%, 김 전 총리가 정몽준 의원과 같은 36.8%를 얻었다. 모름/무응답은 12.2%였다. 선거가 양자대결로 치러질 경우, 박원순 시장에 대항해 정몽준 의원보다 김황식 전 총리가 약간이나마 경쟁력에서 우위를 보인 것이다.

이혜훈 최고위원과 대결에서는 박원순 시장은 58.4%까지 치솟았고, 이 최고위원은 25.6%를 얻는데 그쳤다. 모름/무응답은 16.1%였다.

박원순 시장과 안철수 신당 측에서 거론되는 장하성 교수 간 대결에서는 박원순 시장이 50.1%를 얻었고, 장하성 교수는 29.8%를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박원순 시장은 모든 문항에 민주당 소속임을 밝히고 진행됐다.

박원순 시장에 대한 시정운영 평가에 대해서는 ‘잘하고 있다’는 긍정적 평가가 70%대에 육박한 67.6%나 됐다. ‘못하고 있다’는 부정적 평가는 30.1%로 조사됐다. 박원순 시장에 대한 재지지 평가에서는 “박 시장이 다시 출마하면 지지하겠다”는 답변이 55.8%로 과반을 넘었고, “지지하지 않겠다”는 응답은 41.8%였다.

하지만, 이 같은 조사 결과와 관련해 한겨레는 “박 시장이 안전지대에 들어섰다고 장담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며 “박 시장과 경합 관계에 있는 안철수 신당 후보의 지지율이 5%포인트 정도만 올라도 박 시장과 새누리당 후보군은 박빙의 승부가 불가피해진다”고 분석했다. 안철수 신당 후보가 확정되고 본격적으로 선거 열기가 달아오르게 되면 상황이 또 달라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조사는 리서치플러스가 지난 22~25일 진행했으며, 서울·경기·인천·충남·광주·부산지역의 만19살 이상 시민(지역별 700명씩 4200명)을 대상으로 유선전화와 휴대전화를 절반씩 섞어 조사했다.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7%, 응답률은 최대 17.9%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