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특집 미리 본 6.4지방선거④]전남지사-광주시장 선거
[설특집 미리 본 6.4지방선거④]전남지사-광주시장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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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vs 野 한판 승부…새정치 역습, 호남 정치지형 바꾸나?

오는 3월 창당을 앞두고 있는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신당(가칭)으로 인해 이전처럼 전남과 광주를 ‘민주당 텃밭’이라 단정하긴 어려워졌다. 아직까진 민주당의 현직 프리미엄, 중량감 있는 예비후보들이 부각되는 모양새나 안철수 신당의 추격이 만만치 않다. 6·4지방선거를 5개월 앞두고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양당 예비후보간 격차는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심한 경우 안철수신당이 민주당 예비후보를 누르는 결과까지 나왔다. 그만큼 전남-광주가 야권 주도권 싸움의 최대 격전지로 떠올랐다는 얘기다. 

전남도지사, 광주시장 선거의 성패가 야권 재편작업에 큰 변수가 될 것으로 관측되는 상황에서 민주당으로서는 뼈아픈 대목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이번 설 연휴 광주-전남에 머물며 호남민심을 잡고 안풍(安風)을 견제하는 행보를 보였다. 선거를 통해 가시적 성과를 보여야할 안철수신당에게도 전남-광주는 필히 확보해야할 지역이다. 지켜야하는 자(민주당)와 뺏어야하는 자(안철수신당), 5개월 후 전남-광주에 깃발을 꽂을 자는 누구일까?

▲ 전남지사 선거 출마 예상자. 왼쪽부터 이낙연, 주승용, 김영록, 이석형, 김효석. ⓒ뉴시스

전남지사, 박지원-김효석 가세?

전남지사 선거에서는 현 박준영 지사가 3선 연임 제한으로 출마하지 못하면서 선거가 무주공산인 상태에서 치러지게 됐다. 광주시장 선거와 마찬가지로 이 역시 민주당 내 예비후보들의 경쟁을 넘어 민주당-안철수신당 간 한판승부가 예상되고 있다. 특히 출마선언을 하진 않았지만 예비후보로 언급되고 있는 민주당 박지원 의원과 안철수신당 측 김효석 새정치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의 가세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민주당에서는 일찌감치 출마선언을 한 의원이 두 명이나 있다. 바로 4선 이낙연 의원과 3선 주승용 의원이다. 이 가운데 주승용 의원은 출마 기자회견에서 의원직 사퇴를 공개 선언하며 출마의지를 확고히 다졌다. 이낙연 의원도 공식화하진 않았지만 앞서 선거운동 과정에서 의원직 사퇴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했었다. 재선 김영록 의원도 곧 출마선언을 통해 선거전에 가세, 치열함을 더할 예정이다.

여기다 박지원 의원의 출마여부도 관심거리다. 민주당은 텃밭인 호남을 수성하기 위해 ‘중진 차출론’이 고개를 드는 실정이다. 이중 박지원 의원은 전남지사 선거와 관련 차출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박지원 의원도 출마설을 부인했던 전과는 달리 조건부 출마를 시사했다. 그는 지난 27일 기자간담회에서 “전남에서 안철수신당이 민주당 지지도를 앞서면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중량감 있는 다선후보들이 대거 뛰어들면서 민주당 내 치러지는 예선전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는 것이다.

안철수신당 측 인사들도 주목된다. 우선 이석형 전 함평군수가 출마선언을 했다. 이석형 전 군수는 함평 나비축제를 전국적인 축제로 만들어 부상한 인물로 민주당을 탈당한 뒤 지난 대선부터 안철수캠프에 합류했다. 이석형 전 군수의 출마선언은 안철수 의원 측과 긴밀한 협의 끝에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 유력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은 김효석 위원장이다. 그러나 김효석 위원장은 지난 24일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출마설과 관련 “아직 전혀 움직이지도 않고 있고 생각도 안 해봤다”고 선을 그은 상태다.

이처럼 안철수신당이 부상한데다 민주당 내 다선후보들도 속속 가세하면서 전남지사 선거는 한층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직까진 각종 여론조사에서 안철수신당보다는 민주당 예비후보들의 존재감이 돋보인다.

광주·여수·목포 MBC가 공동으로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5∼26일 전남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유선전화 임의걸기(RDD) 방식에 의한 조사를 실시한 결과(오차범위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 전남 16.5%)에 따르면 전남지사 가상대결에서는 민주당 박지원이 27.2%로 1위로 나타났다. 이어 주승용 의원(18.4%), 이낙연 의원(18.2%), 이석형 전 군수(11.0%), 김효석 위원장(9.4%), 김영록 의원(5.6%) 순이었다.

▲ 광주시장 선거 출마 예상자. 왼쪽부터 강운태, 이용섭, 강기정, 윤장현, 장하성, 이병완. ⓒ뉴시스

광주시장, 강운태 흔드는 도전자들

광주는 무엇보다 현 강운태 시장의 재선여부가 관전 포인트다. 민주당 내에서는 강운태 시장과 이용섭 의원 간 ‘양자 대결구도’로 점차 굳어지고 있다. 2010년 경선에 이은 리턴매치다. 당시 경선에서 이용섭 의원은 0.45%p 차로 강운태 시장에게 후보 자리를 내줬었다. 강운태 시장은 이용섭 의원에 당심(黨心)이 반영된 배심원단 평가(강 28.9%-이 41.6%)에서 밀리고 민심(民心)이 반영된 전 당원 여론조사(강 46.7%-이 33.35%)에서 이기면서 아슬아슬하게 승리했다.

4년 전 경선과정에서 심각한 내홍이 일었던 만큼 이번 선거를 앞두고 양측의 신경전은 벌써부터 가열된 조짐이 보인다. 최근 한 인터넷신문에서는 외부업체에 의뢰한 여론조사를 근거로 ‘이용섭 의원이 강운태 시장을 크게 앞선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이용섭 의원은 이 자료를 근거로 적극 홍보한 반면 강운태 시장은 “여론조사를 보도하면서 응답률, 조사된 연령대별·성별 표본크기의 오차를 보정한 방법 등을 공표·보도하지 않았다”며 광주시 선거관리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해 맞섰다.

민주당 예비후보 간 대결 이후에는 민주당-안철수신당 후보 간 대결이 기다리고 있다. 이전에는 집안싸움 승자가 곧 광주시장 당선이라는 공식이 성립됐으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 안철수신당 인사들이 민주당 예비후보들 못지않은 두각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간 안철수신당 광주시장 후보로는 윤장현 새정치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 장하성 고려대 교수, 이상갑 변호사 등이 거론돼왔는데 이중 윤장현 위원장 출마가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지지율도 적지 않다. 광주·여수·목포 MBC가 공동으로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5∼26일 광주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유선전화 임의걸기(RDD) 방식에 의한 조사를 실시한 결과(오차범위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 광주 17.4%)에 따르면, 광주시장 가상대결에서 윤장현 위원장(48.7%)은 강운태 시장(43.3%)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윤장현 위원장은 이용섭 의원(43.3%)과의 대결에서도 47.8%로 우위에 섰다. 다만 광주시장 전체후보 선호도에서는 강운태 시장(29.2%)과 이용섭 의원(20.6%)이 1, 2위를 차지했다. 이어 이병완 노무현재단 이사장(14.4%), 민주당 강기정 의원(9.6%), 장하성 교수(9.1%), 윤장현 위원장(8.2%) 순이었다. 양측은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각축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시장 자리를 놓고 민주당 내 혈투와 민주당-안철수신당 간 격전이 점쳐지는 근거다.

[편집자 주]

올해 설 연휴에는 그 어느 때보다 밥상머리에서 정치와 관련한 이야기들이 많이 오르내리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한해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각종 이슈들의 여파가 아직까지 남아 있는 것은 물론, 오는 6월 4일 치러지는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모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번 지방선거는 박근혜정부 1년 반에 대한 평가와 함께, 민주당에 대한 쇄신 평가가 동시에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새정치’ 세력으로 자임하는 안철수 신당에 대한 성공 여부도 판가름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조금 더 나아가서는 이번 지방선거 결과를 바탕으로 여야 정치권이 전면적 정계개편을 이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대선과 총선에 이어 전국단위로 치러지는 가장 큰 선거인 탓에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도 있지만, 이처럼 여야 정치권을 둘러싼 현실적 상황들이 더욱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이에, <시사포커스>는 설 연휴를 맞아 주요 광역자치단체장 선거에 대비한 여야 정치권 분위기를 시리즈로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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