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날이었던 지난 1월31일 오전 10시경 싱가포르 국적의 16만톤 유조선이 여수시 낙포동 GS칼텍스 원유2부두에 접안을 하던 중 7노트의 속력으로 무리하게 진입을 시도하다 육상에 설치된 잔교에 부딪혀 잔교와 연결되어 있던 3개의 송유관이 파손되어 다량의 원유와 납사 그리고 유성혼합물이 바다로 유출되었다.
현재 여수국가산단의 바다 입구인 광양만 일대는 그동안 두터운 층의 기름들을 제거하고 얇은 기름띠로 덮여 있지만, 신덕 앞바다는 여전히 기름범벅이고 그 냄새가 너무 독하고, 얼굴은 따갑고 밤에는 잠을 이루지 못해 머리까지 아프다고 주민들은 아우성이다.
송유관 속에 있던 다량의 원유가 바다로 흘러 들어간 사고가 발생한 지 약40여 시간이 지나면서 2일 오전 경남 남해군 서면 서상마을 앞바다에는 전남 여수시 낙포동에서 유출된 기름이 조류와 바람을 타고 떠밀려와 기름띠를 제거하기 위해 쳐놓은 부직포에 뒤엉켜 있는 등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져만 가고 있다.
어이없는 사고에 지역민들은 안타까워하고 있으며 여수시청 직원, 해양경찰서 직원, 군인들과 한국해양구조단 대원, 여수전문의용소방대원, 자원봉사자 등 1000여명이 삼삼오오 떼를 지어 유 흡착포를 이용한 기름띠 제거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GS칼텍스측의 발표에 따르면 송유관내에 잔존했던 800리터 가량이 바다로 흘러내렸다고 했는데 너무 안일한 대처가 아니었는가 싶은데, 여수해양경찰서의 중간수사 발표에서는 원유, 납사, 유성혼합물 약 164,000리터 정도가 바다로 유출되어 총력을 다해 방제작업을 하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바다로 유출된 양이 중요한 것은 추후 2차 오염으로 발생된 양식장 등의 보상 문제가 남아 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여수해양경찰이 발표한 중간 수사결과에 따르면 원유용 30인치, 납사용 30인치 유성혼합물용 18인치에서 164,000리터가 유출되었다고 하면서 현재 수사 중이기 때문에 유출양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발표했다.
문제는 모든 과정에 대한 수사는 현재 여수해양경찰서 내에 설치된 수사본부에 맡겨 추후 수사결과 발표를 지켜보면 알 수 있겠지만 이러한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것이 아니더라도 미리 사고 후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이 모색되어 있어야 한다고 많은 사람들은 지적하고 있다.
사고 당시 해양경찰에 즉시 신고해야할 GS칼텍스측의 관계자나 선장, 도선사지회에서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해상교통관제소인 VTS(항만관제소)에서 대형선박이 부두로 접근하자 뒤따라가 확인하는 과정에서 원유 유출사실을 확인하고 즉시 여수해양경찰서 상황실에 보고를 하여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다행히 명절 귀성객 여객선 상황을 점검하고 있던 김상배 여수해양경찰서장이 신고 접수를 받고 신속히 현장에 경비정 60척, 선박 200척, 방재선등을 투입하여 방제작업을 진행하였기 때문에 진정의 기미가 보이고 있는데, 당시 바닷물의 흐름이 아주 빠른 속도로 흐르고 있었기 때문에 오일팬스의 효과는 크게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었고 더욱이 일시적으로 쏟아지는 유출량이 많다 보니 오일팬스를 넘어 밖으로 유출 될 수밖에 없었다.
더 큰 문제는 방제장비가 너무 부실하다는 것으로 여수해양경찰이 보유한 방제선은 96년도와 97년도에 건조된 선박으로 유수분리기 또한 구형인데다 용량이 턱없이 부족하여 대용량으로 시급히 교체되어야 하고 더욱이 GS칼텍스정유 등 관련회사에서도 대형 방제장비들을 구비하여 배치한 후 사고가 발생하면 신속히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을 하루빨리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