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두더지에게 정말로 화가 나는 일이 생겼다. 해가 떴나 안 떴나 궁금해진 꼬마 두더지 하나가 머리를 땅 위로 내미는 순간, 똥 무더기가 머리에 떨어졌다. 화가 난 두더지는 누가 자기 머리에 똥을 쌌는지 찾으러 길을 나서고, 이 과정에서 염소도 젖소도 말도 모두 자기 똥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다. 두더지는 마침 똥에 대한 전문가인 파리를 발견하고 자기 머리에 있는 똥이 누구 것인지 물어보며 정육점 집 개 한스의 똥이라고 알게 된다. 유아기 어린이에게 가장 친숙한 사물인 똥을 소재로 한 베르너 홀츠바르트의 ‘누가 내 머리에 똥 쌌어?’ 이젠 뮤지컬로 만나볼 수 있다. 언어 표현이 자유로워지면서 세상이 궁금한 아이들에게 그들의 호기심을 뮤지컬로 극화시켜 상상력을 키워줄 수 있는 작품.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하는 즉, 불교의 선문답을 느끼게 한다. 아무런 나쁜 의도 없이 싼 똥이 두더지에게는 엄청난 피해를 준 것처럼, 세상에는 스스로가 피해자가 된 적도 가해자가 된 적도 있을 것이다. 우리의 살아가는 모습 또한 두더지의 모습과 다르지 않음을 느끼며 세상 살아가는 법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뮤지컬. 머리에 똥을 뒤집어 쓴 두더지의 똥 주인 찾기 해프닝, 두더지는 과연 어떻게 복수할 수 있을지 함께 지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