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가 형제 간 '상속분쟁' 항소심이 이건희 회장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서울고법 민사14부는 6일, 이맹희씨가 "상속되지 않은 9400억 원대 삼성생명과 삼성전자 차명주식을 돌려 달라"는 항소심에서 원심과 같은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삼성 측은 이번 판결은 고 이병철 선대회장의 유지(遺志)를 재확인 한 것이라는데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1심과 2심 재판부에서 이병철 선대회장의 유지 논쟁이 치열하게 전개됐는데 이맹희씨 측은 이병철 회장의 유지가 없었다고 일관되게 주장해 왔다”며 “반면 이건희 회장측은 각종 자료, 특히 이맹희씨가 직접 저술한 '묻어둔 이야기'를 증거로 제출하면서 유지가 있었음을 입증하는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이건희 회장이 '유지 논쟁'에서 승리한 것은 이맹희씨의 자서전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맹희씨의 자서전인 ‘묻어둔 이야기’ 285p에서 그는 “운명 전에 아버지는 인희 누나, 누이동생 명희, 동생 건희 그리고 내 아들 재현이 등 다섯 명을 모아두고 그 자리에서 구두로 유언을 하고, 건희에게 정식으로 삼성의 경영권을 물려줬다”며 “그 말을 듣는 순간의 충격을 나는 잊지 못한다”고 기술했다.
이번 상속재산 소송의 핵심 쟁점 중 하나가 이건희 회장이 그룹 후계자로서 경영권을 승계했느냐와 이와 관련된 유언이 있었는지 여부였다.
이번 상속분쟁을 겪으며 고 이병철 회장의 유일한 자서전인 '호암자전'(湖巖自傳)도 다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이 책에는 후계자 선정 과정과 이와 관련해 고 이 회장이 고민해 온 모습 등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