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한국만화기획전 개최
위안부 만화전…일본 방해 불구하고 성황
역사적 만행 문화로 접근, 전 세계에 알려
일본의 역사적 도발에는 브레이크가 없는 것일까. 독도 영유권 분쟁을 비롯해 일본군위안부 사건, 아베 총리의 망언 릴레이 등 아직까지 우리나라와 일본은 적대적 관계에 서있다. 지난 1월 31일 아베 총리는 독도와 위안부에 대해 도발 발언을 했다. 그는 “독도 영유권 문제는 국제사법재판소에 단독으로 제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또 위안부 문제에 대해 책임자 처벌과 배상하라는 유엔의 권고를 ‘사실이 아니며 법적 구속력도 없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연일 쏟아지는 일본의 망언에 우리나라와 일본의 거리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한편 이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는 ‘위안부 만화전’을 통해 일본의 만행을 세계에 알리게 됐다.
위안부 만화전
세계 최대의 만화축제인 프랑스 앙굴렘국제만화페스티벌에서 개최된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한국만화기획전’이 지난 1월 30일부터 2월 2일까지 사흘 간 진행됐다. ‘지지 않는 꽃’을 주제로 한 이번 한국만화기획전은 일본군위안부 문제를 다룬 만화 20여 작품이 전시됐으며 약 1만 7000여명의 관람객이 찾는 등 뜨거운 반응을 일으켰다.
앙굴렘극장 전시장에서 개최된 한국만화기획전 개막식에는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과 프랑크 봉두(Frank Bondoux) 앙굴렘국제만화축제 조직위원장, 필립 라보(Philippe Lavaud) 앙굴렘 시장 등이 참석해 한국만화 기획전 개막을 축하했다. 개막식 직후 브리핑에서 프랑크 봉두 앙굴렘 조직위원회 위원장은 “한국만화 기획전을 초대하게 되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이번 전시가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고 여성 폭력 근절을 통해 인류가 진화하는 기회가 되길 희망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필립 라보 앙굴렘 시장은 “이번 앙굴렘 페스티벌은 전세계의 잔혹사를 다루고 있으며 역사는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이번 한국만화기획전은 1차 세계대전 등 과거 잔혹사 세계사 등 최근 프랑스에서 이슈가 되는 테마와 잘 부합한다”며 “이번 위안부 한국만화전시전은 보석상자와 같다. 이를 계기로 한국과 프랑스의 우호관계는 더욱 돈독해질 것”이라 전했다.
프랑스에서 ‘위안부 만화전’에 대해 연이어 호평을 내놓는 가운데 일본은 ‘위안부 만화전’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일본은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한국만화기획전’을 개최한 것에 대해 전시 기간 내내 비난을 쏟으며 방해공작을 펼쳤다. 극우단체 ‘나데시코 액션'은 개막식 당일까지 앙굴렘 조직위에 “전시회를 취소하라”는 탄원서 1만6000여 통을 보냈으며, 위안부에 대한 조작된 역사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내건 부스를 설치했다. 하지만 조직위원회는 극적인 정치성향을 띤다며 부스를 철거했다.
한편 일본의 부스가 정치적으로 철거된 사안과 이번 전시와의 관계에 대해 프랑크 봉두 위원장은 “두 사안은 전혀 별개로 이번 위안부 한국만화전시전은 작품의 만화적 예술성도 높았고, 전적으로 작가들의 책임 아래 작가 정신으로 이뤄진 것이므로 이 전시가 정치적 이라는 의견에 대해 거듭 부정한다”고 밝혔다
이번 ‘위안부 만화전’은 국내외 언론들의 뜨거운 취재 열기로 가득 찼으며 이 전시회를 찾은 유럽인들 또한 위안부 문제에 대해 새로이 인식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이같이 위안부 문제를 누구나 알기 쉬운 만화로 제작한 것은, 일본의 역사적 만행을 문화적으로 접근해 알림으로써 더욱 확실히 국제 사회에 각인시킬 수 있게 됐다.
여성가족부는 지난 2월 3일 보도자료를 통해 “관람객 대부분이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인식이 없었지만, 이번 계기로 새로이 알게 됐으며, 위안부 문제를 더 많이 알려야 한다는 입장을 취했다”고 밝혔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정책기획팀 박은선 대리는 지난 6일 <시사신문>과의 통화에서 “위안부 사건은 다른 나라에서 관심 있게 보지 않는 사건이었다. 만화라는 컨텐츠를 이용해 유럽과 세계시장에 널리 알릴 수 있게 됐다”며 “문화적으로 접근해 세계인들에게 문제의식을 갖게 하고 공감대를 형성하자는 취지로 기획된 것이다. 만화라는 공통의 언어로 세계시장에 소통을 하고 왔다”고 전했다.
이 뿐만 아니라 ‘위안부 만화전’ 외에도 나치 독일 문제를 영화로 작품화시키며 문화적으로 접근해 역사적 만행을 전 세계적으로 알린 것도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유태인학살에 대한 소재를 다룬 영화가 여러 등장하면서 나치의 만행이 전 세계적으로 알려지게 됐다.
한편 전시회 기간에 라파엘 퀴르 국제미술평론가협회장은 만화 전시장을 방문해 “정치적·외교적 접근도 좋지만 만화를 활용한 이번 경우처럼 다양한 방식의 문화적 접근이 더욱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