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의회 민주당 소속 시의원 10여명이 조만간 무소속 안철수 의원 측으로 합류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의회 민주당 의원 일동이 안 의원 측을 향해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냈다. 안 의원 측이 민주당 소속 의원들을 빼가기 하고 있다는 비난이다.
11일, 서울시의회 민주당 소속 의원 73명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일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안철수 신당이 민주당 서울시의원들을 상대로 빼가기 시도를 하고 있다고 한다”며 “안철수 의원이 표방하는 새정치가 고작 의원 빼가기라면 참으로 실망스러운 일”이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이어, “부족하지만 서울시의회 민주당 의원들은 누구보다 진짜 새정치에 앞장서 왔다고 자부한다”며 그동안 추진해왔던 각종 시민우선정책들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박원순과 안철수로 대표되는 시민정치의 개막에 결정적 기여도 했다”며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사퇴와 이를 계기로 안철수 의원에게 현실정치 입문의 계기를 열어주게 됐다는 점을 설명했다.
이들은 이와 관련, “서울시장 보궐선거라는 열린 정치 공간이 없었다면 안철수의 아름다운 양보도 없었을 것”이라며 “친환경무상급식을 두고 여야가 일대 격전을 벌이는 동안 이에 대해 한 마디 언급도 없었던 안철수 의원이 보궐선거가 생기자 갑자기 서울시장직 출마 의사를 밝혔던 사실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들은 “그런 안철수 의원이 최근 박원순 시장에게 ‘양보할 차례’ 운운한 것은 2011 보궐선거의 배경과 의미를 망각한 자기중심적 발언에 불과하다”며 “더구나 신당 창당을 앞두고 새로운 인물 발굴이 아니라 기존의 민주당 현직 의원들을 상대로 빼가기를 시도한다면 이는 ‘정치 도의’에도 어긋날 뿐만 아니라 스스로 내건 새정치와도 정면으로 배치되는 행위”라고 맹비난했다.
또, “더욱 안타까운 것은 6.4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공천을 받기 어렵다고 스스로 생각하는 일부 시의원들의 현실적인 약점을 노렸다는 정황”이라며 “사실이라면 안철수 새정치는 껍데기만 새정치임을 자인하는 것”이라고 힐난했다.
이들은 안철수 신당 합류설에 휩싸인 의원들에 대해서도 “아직까지 신당의 정체성이나 정강-정책도 확인되지 않은 가운데 ‘새정치에 동의했다’는 변명은 성립되징 않는다”며 “자신의 정치생명을 연장하려는 ‘정치 철새’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덧붙여 “소속 정당의 지지율이 낮고 공천이 불확실하다는 이유로 당을 버리는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 될 수 없다”며 “특히 4년의 임기를 믿고 맡긴 지역주민들에 대한 신뢰를 저버리는 배신이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민주당 서울시의회 의원들은 이 같이 비난을 퍼부으면서 “우리는 이미 안철수 신당이 선거용 급조 정당의 길을 걷고 있음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안철수 신당 깃발은 새정치이지만, 오히려 정치를 퇴행시키고 새누리당 1당 독주체제를 강화할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도 되새겨야 할 것”이라고 일갈했다.
한편, 이들은 민주당에 대해서도 “무기력과 무능력을 질타하는 국민적 비판 여론을 잘 알고 있다. 국민이 무조건 옳다”며 “민주당은 그 어떤 변명과 핑계도 찾아서는 안 된다. 오로지 진정 어린 혁신과 개혁으로 위기 국면을 정면 돌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우리는 민주당 소속 광역의원으로서 6.4 지방선거에서 시민의 엄중한 평가를 받을 결연한 각오를 하고 있다”며 “잘한 것은 잘 한 대로, 못한 것은 못한 대로 평가 받을 것이며, 그 결과에 대해 겸허히 받아들일 것이다. 당장 당이 어렵고, 혹은 선거 구도가 어렵다고 당을 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덧붙여 “안철수 신당 역시 껍데기만 새정치가 아닌 알맹이도 새정치로 채워 정정당당히 경쟁에 나서 줄 것을 엄중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성명 참여 의원 명단>
강희용, 공석호, 곽재웅, 김광수(노원), 김광수, 김기덕, 김기만, 김기옥, 김동승, 김동욱, 김명신, 김문수, 김미경, 김상현, 김생환, 김선갑, 김용석, 김용성, 김인호, 김정중, 김정태, 김종욱, 김창수, 김태희, 김형식, 김희전,문상모, 문종철, 박기열, 박래학, 박양숙, 박운기, 박준희, 박진형, 서영갑, 서영진, 서윤기, 성백진, 신승호, 신언근, 신원철, 오봉수, 오승록, 오필근, 유광상, 유 청, 윤명화, 양준욱, 이강무, 이경애, 이명영, 이미성, 이상호, 이순자, 이원기, 이정찬, 이정훈, 이창섭, 이행자, 인택환, 장정숙, 전철수, 정세환, 정승우, 정용림, 정희석, 조규영, 조상호, 채재선, 최강선, 최웅식, 최조웅, 한명희, 허광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