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부 대기업들이 자회사 때문에 ‘꼬리가 머리를 흔드는’ 곤경에 빠지고 있다.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KB금융, GS, KT 등 일부 상장사들의 주가가 핵심 자회사들이 부실에 빠지면서 이것이 악재로 작용하면서 하락세로 이어지고 있다.
KB금융지주는 자회사 KB카드가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에 휘말리면서 주가 내림세를 이끌었다.
서울 증시에서 KB금융의 주가는 지난 11일 종가를 기준으로 최근 한 달 사이에 8.45% 폭으로 급락했다.
증권사 주가분석팀들은 이번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KB금융의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며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키움증권 서영수 연구원은 "정보유출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확대됨에 따라 직접적인 비용 뿐 아니라 신뢰도 저하와 같은 간접적인 비용이 크게 발생해 KB금융 기업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4만2000원에서 4만원으로 내렸다.
실제로 KB금융은 이번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360억원의 비용이 들어간 것으로 추산했다.
윤웅원 KB금융 부사장은 2013년도 실적발표에서 "카드 재발급 비용과 우편 발송, 문자 알림 등으로 직접 비용이 약 360억 원 정도 들어간 것으로 본다"며 "사건의 원인을 지난해로 거슬러올라갈 수 있는 만큼 이 중 100억 정도는 지난해 결산에 반영됐다"고 밝혔다.
GS는 자회사 GS칼텍스의 실적 부진과 '여수 앞바다 기름 유출사고'라는 초대형 악재를 맞았다. GS의 주가는 최근 하락세를 이어오며 지난 7일 52주 최저가인 4만6800원으로 추락했다.
GS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291억원으로 시장 예상치보다 낮았다. 이는 GS칼텍스 정유부문이 1434억원의 영업손실이 주가에 반영되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신한금융투자 이응주 연구원은 "GS가 안팎으로 시련을 겪고 있다. 핵심 자회사 GS칼텍스의 실적 부진, 안전 사고(여수 바다 기름 유출, 여수 공장 화재)가 그러한 사례"라며 GS 목표주가를 기존 7만2000원에서 6만7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아울러 KT의 경우 자회사인 KT ENS 직원이 3000억원대 사기 대출 사건에 연루되는 등 여파로 KT의 주가는 지난 11일 52주 최저가인 2만9550원을 기록했다.
동부증권 원형운 연구원은 "KT가 지급보증을 책임지는 것이 아니라면 (해당 사건이) 주가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