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당이 1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 소속인 최문순 강원도지사를 향해 맹 비난을 쏟아냈다.
이날 한기호 최고위원은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지난 15일 <채널A> ‘생방송 토요뒷談’ 프로그램에 출연, ‘천안함 폭침사건이 북한 소행이라는 것을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정부가 설명해야 할 부분이 아직도 많다”며 답변을 유보한 것과 관련, “천안함 폭침 망언”이라고 꼬집었다.
최 지사는 당시 인터뷰에서 "정부가 설명해야 할 부분이 아직도 너무 많다. (나는) 설명 안 되는 부분에 대해 명확하게 설명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이고, 명확히 설명되면 북한의 행위라고 인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최고위원은 최 지사가 과거에도 천안함 폭침에 대한 조사를 불신하고 북한 소행을 부정하는 발언을 일삼아 왔다고 비판했다.
그는 “과거에도 민주당 최문순 지사는 국회 천안함침몰사건 진상조상특별위원회 위원 시절 북한 어뢰가 천안함을 침몰시킬 가능성을 골프에서 연속 5차례 홀인원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등 조사결과를 과도하게 폄훼하는 비난을 했다”며 “러시아 대사의 천안함 사건 관련 발언을 왜곡 공개해 러시아 대사관으로부터 ‘대사의 발언을 왜곡한 사실에 격분한다, 뻔뻔스러운 거짓말’이라는 등의 반박과 사과를 요구받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 지사는 2010년 6월,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이걸(북한의 천안함 폭침을) 확률로 얘기하면 골프 좋아하시는 분께 말씀드리면 홀인원이 한 다섯 번쯤 연속으로 난 것 같은 우연의 연속이 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란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또 같은 달 “(6월) 17일 면담한 브누코프 대사가 ‘천안함 침몰은 쿠르스크호 침몰 사건과 똑같다’고 말했다”고 공개한 것과 관련, 주한 러시아 대사관 측으로부터 공개 사과 요구를 받기도 했다.
당시 러시아 대사관 측은 “천안함 침몰사건 원인에 대해 러 대사에 귀착시키는 발언은 뻔뻔스러운 거짓말이며 현실에 맞지 않다”며 “최 의원이 즉시 러 대사에게 사과할 것을 강력 요구한다”고 화답했다.
한 최고위원은 “천안함 폭침사건의 북한 소행 결론은 미국과 호주 영국 등 국내외 74명의 합동조사단이 정밀하게 조사해서 공식적으로 내린 결론”이라며 “어느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북한의 도발임이 명백히 드러난 사안”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대남도발을 할 때마다 남한의 자작극이라며 억지를 부리는 것은 북한 정권과 남한 내의 북한 동조세력의 상투적 수법이지만 꽃다운 장병들의 희생에 온 국민이 비통해하고 있는 사태에 대해 또 다시 막말을 늘어놓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패악”이라고 비판했다.
한 최고위원은 3월 26일 천안함 폭침 4주기가 도래한다는 것을 짚으며 “대한민국 영토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바친 천안함 용사와 이제 겨우 마음의 안정을 찾고 있는 유족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이런 망언에 대해 무릎 꿇고 사죄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홍문종 사무총장 역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홍 사무총장은 “최 지사는 방송 인터뷰에서 천안함이 북한 소행이냐고 생각하는 질문에 우물쭈물 대답을 피했다고 한다”며 “태도를 분명하고, 확실하게 즉시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직까지도 천안함 폭침의 진실을 부정하는 최문순 지사의 안보관에 안보의 최전선을 담당하고 있는 강원도민들은 믿을 수 없다고 느낄 것”이라며 “안보관이 불안한 최문순 지사에게 강원도의 4년을 맡길 수 없다는 도민의 소리를 경청하시기 바란다”고 꼬집었다.
한편, 새누리당 강원도당은 16일 성명을 내고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최근 한 방송프로그램에서 천안함 폭침이 북한의 소행이라는 점에 동의하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명확한 답을 회피하며 ‘정부의 조사결과 부족 탓’으로 둘러 댔다”며 “정부가 졸속조사 결과를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에 이용하려고 국민들에게 발표했다는 말로 천안함 폭침에 대한 국민적 분노를 정치도구로 사용한 것처럼 폄훼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강원도 정치지도자의 정체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