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 관광업 ‘불안불안’…왜?
韓↔日 관광업 ‘불안불안’…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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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韓 엔저 영향, 韓→日 방사능 우려

 한국-일본 관광업이 불안한 모습을 노출하고 있다. 일본과 한국으로 여행객들을 실어 나르던 항공사들이 연이어 노선을 줄였다. 탑승률이 떨어지고, 그로 인해 더 이상 수익이 나지 않는다는 것이 이유였다. 실제로 日→韓 관광의 경우 엔저의 영향으로 2013년 여행객 수는 전년 대비 21.9% 줄었다. 韓→日 관광은 그 수요가 2012년 대비 21% 증가했지만 원전 오염수 유출 사건이 발생한 이후 평균 12%가 급감, 재차 터진 방사능 이슈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 지난해 한국을 찾은 일본인 관광객 수는 21.9% 줄어들었다.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 관광객은 21% 늘어나긴 했지만, 4분기 원전 오염수 유출 사태의 직격탄을 맞고 기세가 크게 꺾였다 ⓒ뉴시스

성장세 보이던 日→韓 관광 규모, 13년 21% 추락
韓→日 관광은 2분기까지만 ‘맑음’ 4분기엔 ‘흐림’

국내 굴지의 항공사들이 한국-일본 노선을 연이어 감축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21일부터 부산-오사카 노선을 운항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인천-센다이, 인천-시즈오카 노선 운항을 감축했다.

대한항공 역시 3월 30일부터 주 3회 운항하고 있는 노선인 인천-시즈오카 노선 운항을 중단한다. 또 대한항공은 지난해 3월 인천-나가사키 노선 운항을 중단했으며 10월부터는 오카야마, 니가타, 고마쓰 등의 운항 횟수를 줄였다.

두 항공사는 운항 중단·감축 이유로 입 모아 탑승률의 저하를 들었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28일 공시를 통해 일본 노선 승객이 391만 6000여 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15.4%(71만1000명) 급감한 수치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일본 노선 승객이 5.5% 감소했다.

탑승률이 줄자 수익도 줄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각각 176억원과 112억원을 기록했다. 두 항공사는 지난해 수익성이 악화된 주요 원인으로 일본노선 부진을 꼽았다.

日→韓 관광객 발길 ‘뚝’

2013년 한 해 한국을 찾는 일본인 관광객의 발길이 크게 줄어들었다. 지난달 19일 한국관광공사 도쿄지사에 따르면, 작년 한국을 찾은 일본인 관광객은 274만6754명으로 전년 대비 21.9%(77만2038명) 줄어들었다. 2011년 329만 명, 2012년 351만 명을 기록하는 등 성장세를 보이던 일본인 관광객 수가 하락세로 접어든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 같은 감소세의 이유로 입 모아 ‘엔저’를 꼽았다.

19일 대한항공 관계자는 <시사포커스>와의의 통화에서 “일본인이 국내로 들어오는 비율이 크게 줄어들었다”며 그 이유로 엔저를 꼽았다.

이 관계자는 “일본의 지속된 엔저 정책으로 인해 한국 여행시 들어가는 비용이 많이 올라 대다수의 일본인들이 부담을 느끼고 있어 발길이 뜸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명동만 가 보아도 모습이 많이 달라졌다. 과거엔 일본어로 호객행위를 벌이는 상인들이 많았는데 요새는 모두 중국어로 호객행위를 할 정도다”라며 “그만큼 일본인이 줄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모두투어 관계자 역시 같은 날 <시사포커스>와의의 통화에서 “내부 자료에 의하면, 일본인 관광객은 작년 1분기부터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였다”며 “월 별로 절반 정도 줄어든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엔저 때문에 일본 시장이 많이 위축되어 있고, 막상 일본인이 관광을 온다고 해도 수익이 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2012년 말 기준으로 100엔 당 원화 환율은 1238.26원이었다. 그러나 2013년 말 환율은 994.292원에 그친다. 즉, 2012년에 100만 엔으로 1238만2600원을 바꿀 수 있었다면 2013년에는 994만2920원으로 243만9680원이 줄어든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악재가 당장에 해소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엔저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아베노믹스’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국가적 경제 정책이기 때문이다. 지난 18일 타츠오 야마사키 일본 재무성 국제국장은 “아베노믹스가 아시아 전역의 성장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아베노믹스는 중장기 경제 정책”임을 명확히 했다. 즉, 단기간에 일본이 엔저를 털어낼 일은 없다는 것이다.

韓→日 관광객, 증가는 했지만…

반면, 韓→日 관광객 수는 증가했다. 하지만 이조차도 불안을 노출하고 있다.

엔저의 영향으로 2013년 일본을 찾은 한국인 여행객 수는 전년 대비 21% 증가했다. 지난달 9일 일본 법무성이 발표한 출입국관리 통계에 따르면 2013년 한국인 231만 명이 일본을 찾았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쉽사리 불안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 업계 관계자들은 “한국인들은 일본의 방사능 이슈에 굉장히 민감하다”며 방사능에 대한 불안감이 풀려야 업황이 살아날 것으로 전망했다. ⓒ뉴시스

모두투어 관계자는 “한국인 관광객 숫자는 작년 2분기까지만 좋았다”며 “원전 사태가 터지기 이전의 80%정도까지 복구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실제로 2013년의 방일 한국인 숫자는 원전 사태가 일어나기 전인 2010년의 244만 명과 비교해보면 95%까지 회복했다.

그러나 모두투어 관계자는 “3분기에 터진 원전 오염수 유출 여파로 4분기에는 여행객이 급감했다. 4분기 들어 크게 힘이 빠져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투어가 각 월 별로 발표한 방일 한국인 수 통계에 따르면, 8월 일본에서 원전 오염수가 유출되는 사건이 발생한 이후 10월 일본을 찾은 한국인 여행객 수는 15만8300만 명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5.9% 감소했다. 이 감소세는 12월까지 지속됐다. 11월 17%, 12월 14.5%로 각각 여행객 수가 줄어든 것.

이 관계자는 “방사능 관련 이슈가 한번 터지면 예약을 변경하거나 취소하는 고객들이 많아진다”고 설명했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1, 2월에는 연휴 등 성수기가 끼어 있어 방일 한국관광객 수가 잠깐 늘었다”면서 “3월부터는 다시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관계자 역시 “원전 이슈 등 여행 뒤를 걱정하는 고객이 많아 일본 여행을 떠나는 고객들이 줄었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한국인들은 일본의 방사능 이슈에 굉장히 민감하다”며 “방사능에 대한 불안감이 풀려야 관광객 수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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