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혁규, 그에게는 DY, GT에게 없는 것이 있다
‘1.2 개각’의 여파에 더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전당대회. 이 두 가지 쟁점은 근래 열린우리당이 안고 있는 당내 최대의 난제들이다. 더욱이 이번 전당대회는 5월로 이어지는 지방선거에 있어서 당이 안정을 찾고 선거에 임할 수 있을지, 혼란 속에서 선거를 치르게 될지를 결정짓는 중요 변수가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어 당 뿐만 아니라 야당에서도 열린우리당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분위기다.
그러나 계파간의 갈등을 비롯하여, 당과 청의 갈등 등 혼전에 혼전을 거듭하고 있는 열린우리당의 현실은 그다지 야당에 위협적인 모습을 보이지는 못 하고 있다. ‘이러다가는 당이 붕괴 되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파행으로 치닫고 있는 여당의 모습. 당 의장을 선출하기 위해 흘려야 하는 그들의 내부 출혈은 선거 전부터 이미 예상되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기에, 일부 의원들은 DY와 GT 외에 제 3의 인물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갑작스럽게 왜 김혁규 의원인가
당초 우려하던 대로 경선에는 핵폭탄과 핵폭탄이 만나게 되었다. DY와 GT의 대결구도를 벌써부터 염려해오던 당 입장에서는 선거 후의 여파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누가 경선에서 승리를 하더라도 반쪽뿐인 승리가 될 것이라는 사실을 DY나 GT 양측 모두는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선거를 치르기도 전부터 드러나고 있는 분열의 모습만 보아도 그렇다. 의례적으로 선거 때가 되면, 어느 정당이든 후보별 지지 세력이 나뉘어져 당은 선거가 끝나서도 혼란한 모습을 보이게 마련이다. 현재 열린우리당은 그러한 일반적인 경우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오히려 노 대통령의 무리한 개각 단행으로 인하여 당의 분열은 상상 이상으로 거대한 소용돌이를 만들고 있으며, 열린우리당 내 지지 세력은 어제의 親盧가 오늘의 反盧가 되고, 오늘의 反盧는 내일 또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때문에 그동안 당에서 親盧 성향의 의원들을 바탕으로, 폭 넓은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던 DY는 개각의 후풍으로 찬 서리를 맞고 있고, 열세에 놓여 있던 GT는 오히려 이런 상황을 반전의 기회로 삼으며 선전을 하고 있다. 더욱이, 지난해 10.26 재선의 참패 이후 反盧 성향을 보이는 의원들을 바탕으로 세를 형성하고 있던 GT에게 있어서는 청와대의 무리한 개각이 의외의 힘을 실어주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이유로, 그동안 DY가 GT에게 근소한 차이로 승리를 하게 될 것이라고 점쳐오던 당내 여론은 일순간에 역전의 분위기로 돌아가게 되었고, GT는 이번 기회를 계기로 정치 생명을 건 진검승부를 펼치겠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다. GT로서는 그만큼 승리의 확신이 섰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되어진다. 물론 이것은 GT의 입장에서 바라본 경선구도일 뿐이다. DY가 그렇게 쉽게 무너져버릴 상대는 아니라는 것을 GT도 모르는 것은 아니기에 자신감은 보이지만, 그것은 경선의 결과를 예측할 수 있게 해주는 단서가 되어주지는 못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그것은 자신감으로 드러낸 스스로에 대한 다짐 정도라고 해석하는 것이 옳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경선이 어느 한 쪽 후보의 압도적인 승리가 될 것이라는 예측은 그 누구도 하지 못하는 것이다. 모두가 이구동성으로 당선자는 매우 근소한 차이에 의해 승리의 잔을 들게 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러한 상황이라면, 경선 후 당에 일어날 파장은 어렵지 않게 미리보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의 상황을 우려하고 있는 목소리는 당내 중도세력 뿐만 아니라, DY계나, GT계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게 흘러나오고 있다. 당 의장의 선출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당 의장의 선출로 인해 여당이 반쪽으로 갈라져버리게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자성적인 어조의 목소리다.
시기적으로 親盧와 反盧로 치우치지 않은 새로운 인물이 필요하다는 제 3의 후보론은 여기서부터 번지기 시작한 것이다.
◈제 3의 후보에서 제 1의 후보로
당 경선을 통해 親盧와 反盧의 극심한 마찰은 불가피해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 중간자적 역할을 할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는 당내 목소리는 점점 불거지고 있다. 때문에, 김혁규 의원은 바로 그러한 중간자적 역할의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으며 DY계에 속하지도, GT계에 속하지도 않은 의원들의 지지를 얻고 있다.
‘의정연’이나, 당내 중도 의원들이 바로 김혁규 의원의 지지 세력이 되어주고 있다. 특히 ‘의정연’ 같은 경우에는 10일 모임에서 전대에 김혁규 의원을 당 의장 후보에 추대하기로 했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또한, 아직까지 ‘의정연’ 외에 그를 공식적으로 지지하고 나선 모임은 없지만, 親盧를 표방하고 있는 의원들 중에서도 일부는 비공식적으로 김혁규 의원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심스럽게 얘기가 전해지고 있기도 하다.
더불어 최근 급작스럽게 수가 늘어가고 있는 서명파 의원들 중에서는 물론, 구당모임도 그 행보가 김혁규 의원에게 결코 불리하게 작용하지는 않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구당모임의 경우는 정세균 의장의 장관 차출로 무산될 위기에 처한 당의 평화를 위해 김혁규 카드를 꺼내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문희상. 임채정. 유인태. 원혜영 의원 등을 주축으로 이루어진 구당모임은 親盧든, 反盧든 당 분열을 초례할 수 있는 특정 후보의 지지를 원치 않고 있어 제 3의 인물인 김혁규 의원 쪽으로 시선을 돌릴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하자면, 이 같은 지지 성향은 비단 구당모임 뿐만이 아니라, 중도세력과 서명파, 그리고 親盧와 反盧 안에서도 분분하게 드러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경선에 후발주자로 참여하게 된 김혁규 의원은 앞서 정세균 전 의장이 당 의장직을 맡게 되었던 것과 같은 이유로 경선에서 승리하게 될 공산이 크다고 할 수 있겠다.
지금까지 DY와 GT의 그늘에 가려 있던 김혁규 의원이 의외의 빛을 발하며, 경선에 복병으로 떠오르기 시작 한 것이다. DY와 GT 양 구도로 돌아가고 있던 경선에 김혁규 의원의 출마는 고래 싸움에 새우가 껴드는 것이 아닌가 하는 세간의 우려를 낳게 하기도 했지만, 지금의 분위기로써는 상황이 급반전되어, 오히려 김혁규 의원은 제 3의 인물에서 제 1의 인물로 급부상되고 있는 분위기다.
◈그만한 능력이 있다
사실 국민들은 개정된 사립학교법에도, 어느 당의 경선에도 정치권이 생각하는 만큼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사립학교법이야 어떻게 결정되어지든 학생들이 비리 없는 학교에서 마음 놓고 공부할 수만 있다면 그만이고, 어느 당에서 어느 후보가 출마해 당의장이 되든, 국민들의 실질적인 삶에 보탬이 되어줄 수 있는 인물이라면 그뿐이다.
그렇기에 이번 열린우리당의 전당대회는 누가 당의장이 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누가되든 국민들은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다만, 민생을 조금이라도 더 챙길 줄 아는 능력 있고,청렴한 인물이라면 그만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김혁규 의원의 경우에는 그 어떤 후보보다 국민들을 위한 정책 실현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라고 할 수 있겠다. 지난 93년 민선 2기로 27대 경남도지사를 역임한 그는 국내에서 최초로 CEO형 지도자라는 새로운 형태의 리더십을 보여주었다. 또한 경영행정이라는 새로운 시스템의 행정업무는 경상남도를 16개 광역자치단체 중 3년 연속 최우수도로 선정되게 하는 일등 공신의 역할을 했다.
김혁규 의원의 이 같이 화려한 업적들은 모두 지난 74년부터 91년까지 세계 경제의 중심지인 미국 뉴욕에서 무역회사를 직접 경영하며 쌓은 풍부한 실물경제 경험이 바탕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그 때문에 통일부와 보건복지부에서 행정 업무를 익혀 온 다른 후보들 보다는 민생 경제에 있어서 충분한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대중적 인지도와 대통령의 후광을 등에 업고 후보로 출마한 인물들에 비해서는 인지도가 다소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처럼 실속 있는 그의 능력은 열린우리당의 미래뿐 아니라, 국가의 미래까지 약속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결국 김혁규 의원에게는 타 후보들이 가지고 있지 못한 민생을 안정시킬만한 검증된 힘. 그것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김혁규 의원을 지지하고 있는 의원들은 단순히 당의 분열을 막기 위한 차 선택으로써 그를 추대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당의 분열을 막는 것 이상의 기대 효과를 바라고 그를 추대하는 것이다. 당의 한 관계자는 “김혁규 의원이 제 3의 후보에서 제 1의 후보로 급부상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이러한 그의 실질적인 업적이나 능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었을 것이다”며, “결코 파벌 다툼의 중재자 역할만을 기대하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여 말해 김혁규 의원의 당선 가능성에 대해 설득력 있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민생을 책임질 수 있는 검증된 힘과, 당의 혼란을 막을 수 있는 중도성. 그것이 바로 DY와 GT의 싸움에서 어부지리격이 아닌 진정한 승리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주고 있는 것이다.
◈김혁규 정치 생명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김혁규 의원이 당 의장에 선출 되지 못 한다 하더라도, 그에게는 미래가 있다. 그에게 있어서 이번 전당대회는 당 내부적으로 뿐만 아니라, 당 외부적으로도 그의 인물됨을 눈도장 찍어 놓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어주고 있다.
그러나 김혁규 의원의 이 같은 차분함에 비해 DY나 GT의 경우에는 이번 경선에서 패배를 하게 될 경우 둘 중 누군가 한 사람은 정치 생명을 마감해야 할지도 모를 위기에 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김혁규 의원이 당 의장으로 선출이 된다거나, 차 순위의 성적을 내게 될 경우에는 그 파장이 정치권에 일대 파란을 불러일으키게 될 것으로 분석되어진다.
그렇기에 정치적 부담감이 다른 후보들에 비해 크지 않은 김혁규 의원으로서는 그들보다 너그러운 입장에서 당 경선에 나설 수 있는 것이다. 어떻게든 밥그릇을 뺏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는 다른 후보들에 비해 그 이미지가 넉넉하게 좋아 보일 수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또한, 그동안 한나라당에서 열린우리당으로 당적을 옮긴 것에 대해 주위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는 열린우리당 내에서도 대권가도에 참여할 만큼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다져 놓은 것으로 보아, 김혁규 의원은 당당히 제 자리를 찾아 정치 생명에 날개를 달기 시작했다고 할 수 있겠다. 때문에 지금까지의 곱지 않았던 시선들도 다시금 마음을 돌리고 있는 분위기다.
더욱이 열린우리당에 등을 돌린 지 오래된 민심도 김혁규 의원에게는 제 3의 지지 세력이 되어주고 있다. 바닥을 향해서 떨어지고만 있는 당의 지지도를 되살려내기 위해서는 절대적으로 당에 새로운 인물이 필요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DY나 GT는 DJ 정부 때부터 여당의 첨병으로 활동해 오던 너무 ‘오래된 상품들’이라는 평을 받고 있기도 하다.
그 뿐 아니라, 집권 4년 차를 맞이하는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커다란 것이 사실이다. DY나 GT 그들은 모두 국민들을 실망시키고 있는 노 대통령의 최 측근들이 아닌가. 두 인물 중 누가 되더라도 현실적으로 바닥에 떨어진 민심을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그런 의미에서 김혁규 의원이라는 새로운 인물론은 설득력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긍정적인 요인들을 바탕으로 당 경선에 참여하게 된 김혁규 의원. 경선에서 가장 중요 변수로 예측되고 있는 그의 선전이 얼마큼의 일대 파란을 만들어내게 될지 여.야 가릴 것 없이 모두가 함께 귀추를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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