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중심당, 심대평·신국환 공동대표 선출
심대평 충남지사가 주도하는 중부권 신당인 국민중심당이 17일 창당대회를 갖고 공식 출범했다. 심 지사가 자민련을 탈당, 창당을 추진한 지 11개월만이다. 이에 따라 5월 지방선거와 내년 대선을 앞두고 탄생한 국민중심당이 향후 정계개편의 촉매가 될지 주목된다.
국민중심당은 이날 서울 올림픽공원 내 제2체육관 펜싱경기장에서 1만5000여명의 당원과 대의원이 참석했다. 국민중심당 국회의원은 신국환, 이인제, 김낙성, 류근찬, 정진석 등 5명으로 한나라당(127석), 민주당(11석), 민주노동당(9석)에 이어 제4야당으로 출발하게 됐다. 국민중심당은 심 지사와 신 의원을 대표최고위원에, 이 의원과 정 의원, 박원경 창당준비위 여성위원장 등 3명을 대표위원으로 선출했다. 5월 지방선거를 책임질 지방선거대책위원장에는 이 의원이 지명됐다. 심 지사는 대표 수락연설에서 "한국의 정치를 대결의 정치에서 '타협의 정치'로, 소모적인 좌우 이념정치를 '적극적 국민 실용주의 정치'로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향후 국민중심당은 충청 표심을 담보로 대선 과정에서 '캐스팅 보트'를 행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중심당의 영향력은 5월 지방선거 결과에 달려 있다. 충청권 3개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1곳 이상 승리하면 국민중심당은 충청 대표성을 공인받게 된다.
그럴 경우 국민중심당은 지방선거 이후 본격화할 정치권 재편 과정에서 한 축을 담당할 수 있게 된다. 반면 충청권 3곳 중 1곳에서도 깃발을 꽂지 못할 경우 존립 기반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고건 전 총리의 영입은 물론 민주당 등 다른 당과의 선거연합 혹은 공조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신국환 공동대표는 "5월 지방선거에서 뿌리내리지 못하면 국민중심당의 미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로써 지난해 3월 심대평 충남지사가 자민련을 탈당하면서 내비친 '중부권 신당'이 현실화된 셈이다. 충청권에 기반한 국민중심당은 '도로 자민련'이라는 평가도 받고 있지만, 오는 5월 지방선거와 내년 12월 대선을 앞두고 본격화할 정계개편의 촉매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역할이 주목된다.
한편 자민련에서 국민중심당으로 당적을 옮긴 이인제 의원이 5·31 지방선거에서 국민중심당의 '구원투수'인 지방선거 총대책위원장을 맡게 됐다.
한때 유력한 대선후보였던 이 의원은 지난 97년과 2002년 대선에서 두차례 경선에 불복하고 당적을 옮겨 '경선불복과 반복적 철새정치 행태를 거듭한 정치인'으로 낙인찍히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이 의원은 신한국당에서 국민신당으로, 다시 민주당으로 옮겼다가 탈당한 뒤 자민련을 거쳐 현재 국민중심당에 안착하는 등 4번이나 당적을 바꿨다.
이날 연단에 오른 이 의원은 노무현 정권을 '좌파정권'으로, 한나라당을 '케케묵은 지역패권주의에 의존하는 정당'으로 규정하며 강하게 비난했다.
이 의원은 지방선거 총대책위원장 수락연설에서 "불의를 저지르고 거짓을 선동한 노무현 정권을 심판하는 데 앞장서라는 뜻이자 이인제의 정치생명을 살려준 것으로 생각하겠다"며 "온몸을 바치겠다"고 목청을 높였다.
또한 이 의원은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을 겨냥해 "대한민국이 위기에 내몰려 국민이 고통스러워하는 이유는 아직도 케케묵은 지역패권주의에 의존하는 정당, 낡아빠진 이념에 매달리는 '주사파 집권 세력' 때문"이라며 "낡은 정치를 국민의 힘으로 내몰자"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 세력들을 5·31 지방선거에서 쓸어버리자"며 "이인제가 앞장서 사자처럼 호랑이처럼 싸우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신국환 심대평 공동대표 기자회견
-5·31 지방선거에서 충청권을 제외한 지역에서의 전략은?
신생정당 국민중심당은 지자체 선거에서 뿌리 내리지 못하면 성공하지 못한다는 공감대가 있다. 우리는 가장 경쟁력 있는 충청도에 전력투구하고, 수도권에서는 인천과 경기도를 중심으로 경쟁력 있는 부분에서 적극적으로 나선다. 다른 정당과의 전략적 제휴도 생각하고 있다.(심대평 대표)
-선거 전략적 제휴도 고려하고 있나?
우리가 독자적으로 후보를 무조건 다 내는 것이 아니라 당선가능성이 있는 후보를 집중적으로 내서 당선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우에 따라 타당과 제휴했을 때 당선시킬 수 있다면 힘을 합쳐 밀어줄 수 있다. 앞으로 공천과정과 선거과정에서 그렇게 나타날 것이다.(신국환대표)
-타당과의 전략적 제휴는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는가?
제의도 있었는데 우리가 창당하고 후보를 정할 때 논의하자고 이야기했다.(신국환 대표)
-정권창출을 위한 노력은?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중심당이 정권창출을 위해 대선후보 낸다는 것. 앞으로 대선이 많이 남아 있다. 출발선상에 서게 되면 새로운 모습으로 서게 될 것이고, 너무 먼저 빨리 뛰면 지칠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가 후발주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당당하게 지지받고 확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신뢰정당, 일 잘하는 정당이라는 인식을 심는 것이 전략이다.(심대평 대표)
-당의 진로와 고건후보 영입설에 대해?
당의 운영체제를 긴밀하게 하겠다. 5월 지자체 선대위원장도 지명했다. 전력을 다하고, 대선문제는 그 이후에 가서 후보를 영입하던가 당 자체 발굴하든가 타당과의 제휴는 국민의 지지를 확인한 다음 할 것이다. 거듭 말하지만 국민중심당이 충청권과 수도권에서 온전히 서야 이 나라 정치에서 영호남 지역 패권의 부작용을 떨어버릴 수 있다. 또 수도권과 충청권을 기반으로 한 정권창출이 돼야 통일국가, 일류국가로 갈 수 있다는 생각이다. 그런 틀에서 특정후보와의 관계도 아직 시간이 있기 때문에 긴밀한 협의를 할 것이다.(신국환대표)
-심대평 도지사의 사퇴는 언제쯤?
사퇴문제는 밖에서 논의할 사항이 아니다. 도민과 제가 결정할 사항이다. 저는 도민과의 약속을 지키려 하고 있다. 창당업무를 신국환 대표가 많이 해줘서 도지사 업무와 병행할 수 있었다. 이 문제는 필요할 경우 도민과 논의해서 결정하겠다.(심대평대표)
-충남지사에 이인제 의원 출마설이 나오고 있는데?
지사 후보에 대해서는 결정된 바 없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그 이후에 다른 문제를 검토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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