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 사령탑, 배기선이냐. 김한길이냐?
원내 사령탑, 배기선이냐. 김한길이냐?
  • 김부삼
  • 승인 2006.01.21 12: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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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원내대표 경선 '초박빙 혼전'
오는 24일 치러지는 열린우리당 원내대표 경선이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초박빙 구도 속에 혼전을 거듭하고 있다. 당초 이번 원내대표 경선은 출발점이 앞선 김한길 의원이 우세를 보이면서 시작됐지만, 뒤늦게 출마를 선언한 배기선 의원의 맹추격으로 원내대표 경선이 3일 앞으로 다가 왔음에도 결과는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지난20일 오후 열린우리당 초선 의원 20여명은 배기선·김한길 두 후보를 상대로 당내외 현안과 정책 등 다양한 질의 공세를 펼쳤다. 포용력 있는 덕장(德將)으로 꼽히는 기호 1번 배기선 의원은 "지난 7개월 동안 사무총장을 하면서 열심히 당 살림살이만 하다가 뒤늦게 원내대표에 나와서 사실상 의원님들을 일일이 다 뵙고 여러 좋은 대화를 할 기회가 없었다"며 발 빠르게 경선을 준비해 온 김 의원을 겨냥했다. 배 의원은 "나는 허물도 많고 부족하지만 통합을 이끌어내는 데 열과 성을 다했고 당이 요구하는 것이면 어떤 것도 다 감내했다"면서 "민주당 시절에는 자민련도 마다치 않고 다녀왔다"고 희생정신도 강조했다. "금년에는 배기선이 이기고 내년에는 김한길이 이기는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자"는 말로 배 의원은 정견발표를 마무리했다. 반면 지장(智將)이라 불리는 기호 2번 김한길 의원은 "가슴속에 끓는 것, 울분이 넘치고 우리가 이렇게 구차하게 정치하자고 했던가 싶어 나왔다"고 출마이유를 밝혔다. 김의원 "배 의원은 따뜻함과 인간적 배려가 넘치는 덕장"이라고 한껏 치켜세웠지만 "나는 평소에 사람관계에 기대지 않고 일로 승부를 보자는 심정으로 살았기 때문에 따뜻함이 부족하고 선거마다 야전사령관 노릇을 해 인간적 배려가 부족하다"고 '능력'과 '추진력'을 역설적으로 강조했다. 김 의원은 "내가 당선되면 당직자들이나 의원 모두 고달파질 것이지만 뭔가 보여주고 해내고 싶으면 김한길이 나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두 후보를 격려하기 위해 간담회장을 방문한 유재건 당의장은 "원내대표 후보들이 한 자리에 모여 동료의원들에게 자신의 소신과 정책을 밝히고 평가받도록 한 이번 간담회의 의미가 매우 크다"며 "과열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전당대회 후보들이 이번 원내대표 경선을 모범으로 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2월18일 전당대회를 앞둔 정동영 김근태 고문의 당권 경쟁과 맞물려 원내대표 경선도 계파 투표가 승부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정 고문과 가까운 사이이며 배 의원은 김 고문 측의 심정적 지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지난해 국회 신행정수도특별위원장을 맡아 행정중심복합도시 특별법에 대한 야당의 동의를 이끌어냈다는 점을 부각시키며 대야 협상의 적임자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선출직 등 포용력과 정치력이 필요한 자리를 맡아 본 경험이 적다는 지적도 있다. 신중하고 원만한 성격의 배 의원은 당내 중진과 소장파에게서 두루 신망을 얻고 있다. 그러나 대구 유니버시아드대회와 관련해 1억3000만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재판이 진행 중이어서 자격 시비도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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