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의 피의자 유우성(34)씨가 12일 오후 검찰에 출석하면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 씨는 12일 오후 1시 40분께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나는 간첩이 아닌 평범한 사람일 뿐이다. 하루 빨리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고 싶을 뿐”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언론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찾아 대한민국에 왔다”면서 “가족과 함께하고픈 마음에 여동생까지 (남한으로) 데리고 왔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 날 기자회견에서 유 씨의 변호를 맡은 김용민 민변 변호사는 “검찰은 문서 위조 의혹을 조사할 것이 아니라 관련자의 국보법상 무고․날조 혐의에 대해 조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민변은 ‘피해자 유우성의 변호인 의견서’를 검찰에 제출했다. 이 의견서에는 △허위증거제출 및 증거은닉 △문서 위조 △유가령(유우성 여동생)에 대한 고문 등을 통한 허위자백 유도 △국정원법 위반 등을 거론하며 검찰의 수사대상 범죄를 조목조목 짚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자회견 직후 유 씨는 사건의 조사를 맡고 있는 증거조작 수사팀(팀장 윤갑근 검사장)이 있는 서울고검으로 향하는 길에서 “너무 억울한 부분이 있어 정확한 입장을 검찰에서 밝힐 것”이라면서 “빨리 이 사태가 끝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유 씨의 변호인인 장경욱 변호사는 “검찰이 어떤 내용으로 조사를 할지는 정확히 모른다”면서도 “범죄 혐의 피해자로서 누명을 벗기 위해 수사에 협력하기 위해 진술하는것 뿐”이라고 말했다.
수사팀은 간첩사건의 피고인이자 직접 당사자인 유 씨에게 증거조작 의혹에 대한 입장을 듣고자 했으나 유 씨 측은 출석 1시간 20여분 만에 조사를 마치고 청사를 나갔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유 씨와 변호인이 문답식의 상세한 질문에는 응하지 않겠다며 조사를 거부해 예정보다 일찍 끝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수사팀은 국정원 직원의 지시를 받고 위조문서를 작성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모(61)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김 씨는 이 같은 의혹에 대해 검찰조사에서 혐의를 인정하는 취지의 발언을 한 직후인 지난 5일 머물던 숙소에서 “국정원으로부터 증거조작 비용을 받아야 한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자살을 시도했으나 미수에 그친 바 있다.
검찰은 앞서 김 씨가 검찰 조사 당시 진술한 내용과 유서의 내용 등을 토대로 김 씨에 대한 보다 강도 높은 수사를 통해 이번 사태의 전말을 밝히겠다는 입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