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출원·등록 증감률 따라 국가 위상도 비례
글로벌 경제 시대가 도래했다. 우리나라 보호무역 장벽의 마지노선이었던 쌀 시장이 지난달 국회 비준으로 드디어 개방됐다. 또 문화계의 보호장벽인 스크린 쿼터도 미국의 파상공세로 인해 언제 폐지될 지도 알 수 없다. 이에 대해 농민들과 문화계 종사자들은 큰 위기의식을 가지고 정치권 등에 대책마련을 촉구하며 스스로도 살길을 찾아 치열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반면 반도체를 포함한 IT제품들과 자동차, 제철, 조선 산업, 그리고 오토바이 헬멧 등 세계적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산업은 매년 매출 기록을 경신하며 WTO 체제의 혜택을 톡톡히 보고 있다.
쌀 시장까지도 사실상 개방되면서 이제 우리나라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무역 장벽은 스크린 쿼터다. 그러나 이 제도도 미국의 거센 압력 속에 있어 위태로워 보인다. 이제 우리나라도 국제 자유무역 시장에 완전히 편입된 셈이다. WTO 체제는 전 세계가 국가 이기주의를 넘어 시장경제 원리 속에서 상호 협력하자는 명분 아래 진행되고는 있으나 결과적으로는 강자의 기득권을 더욱 넓히고자 하는 일부 강대국들 및 글로벌 기업가들의 이해관계 속에서 형성된 체제이다. 그래서 WTO에 의해 형성된 국제 자유무역 시장은 전 세계를 국가 경제체제 등과 관계없이 거대한 경제 전쟁터로 만들어 놓고 있다.
WTO에 의해 형성된 국제 자유무역 시장에서는 전쟁보다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돈은 경제전쟁에서 소총에 제품 등의 양산능력을 포함한 산업 인프라는 탱크에 비유하는 반면 국제 특허 등 독보적인 기술력은 탄도 미사일에 비유하며 기술에 대한 국제 경쟁력 확보가 시장 승리의 관건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에 따라 특허와 실용신안 등 독보적 기술력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특허, 로또 이상 대박 수단
특허는 국가 경쟁력 확보에만 활용되는 것은 아니다. 개개인에게도 특허보유는 일면 로또복권과 같은 인생역전의 발판을 마련할 수도 있다. 실제로 작년 망사형 슬리퍼를 상품화 한 송 OO의 경우 작년 여름 기간 동안 대략 3,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일약 벤처 스타로 떠올랐다. 특허 아이디어 하나가 대박의 꿈을 이룬 것이다. 한국 발명진흥회 관계자는 “이 제품의 경우 해당분야의 기술적 진보 등 보다는 조그마한 아이디어가 정확한 마케팅과 기획력에서 큰 성공을 거둔 케이스”라고 해석했다. 로또 1등 당첨자와 같이 대박의 꿈을 이뤘다고 볼 수 있는 것. 이 관계자는 그러나 “로또 당첨자의 경우 혼자만의 대박일 뿐이지만 이 경우는 여러 사람의 일자리가 창출됐고 많은 사람이 아이디어 상품으로 행복해 했다”고 강조했다. 로또복권에 당첨된 사람들의 후일담을 담아낸 모 방송 프로그램에 따르면 당첨자들 중 대다수가 당첨 이전이 더 행복했었다고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특허를 상품화 해 성공한 사람들에게 이런 부작용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와관련 한국 발명가 협회 한 관계자는 “특허로 대박의 꿈을 이루려면 투자자 모집, 파트너 섭외, 홍보 마케팅, 기술 계량, 대량생산 등에서 땀과 노력이 필요하다. 복권을 통해 하루아침에 신데렐라가 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말했다. 김형식씨는 (주)한덕연료 영업부장으로 근무하던 중 정수기 내에 있는 원수 차단장에 대해 2002년 특허를 획득한 후 동년 10월 (주)후레쉬워터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지난 2003년까지 연 8억 8,800만원의 연 매출을 기록했으나 작년에는 54억여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불과 3년 사이에 6배의 고성장을 이룬 것.
▲특허, 기업의 핵심 주무기
기업들에게도 특허는 경쟁력의 보증수표다. 우리나라 기업의 국제적 위상은 특허의 출원·등록 수와 비례해 올라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는 반도체 분야에서 256M D램를 포함한 낸드 플레시 메모리 부문에서 세계적 특허기술을 보유하면서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플레시 메모리 분야와 휴대폰용 비메모리 등에서 전 세계를 석권하고 있다.
이는 중소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일례로 영세한 중소기업이 특허 기술을 보유한 후 고성장을 거듭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실제로 나무찌꺼기와 합성수지를 활용해 합성목제를 만드는 기술을 발명한 동해산업주식회사의 경우 특허 상품 출시 전인 2003년 연 72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던 소형 회사였으나 제품 양산을 본격화 한 작년에는 무려 22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2년 동안 무려 3개가량의 매출을 기록한 것이다.
또 특허 획득 후 처음부터 국내가 아닌 해외 시장을 개척해 해당분야의 절대강자로 등극한 중소기업들도 많이 있다. 이들은 소자본에 100여명 이하의 노동력만을 가지고도 세계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10년 이상 차지하고 있는 기업들이다. 우선 오토바이 안전모를 만드는 홍진 크라운은 미국 시장 40%를 점유하면서 절대 강자로 등극한지 오래다. 또 대성금속은 손톱깎기 분야에서, 시즈는 스키장갑에서, 카스는 전자식 저울에서 각기 세계적인 위상을 구축해 놓고 있다. 또한 진웅텐트는 전 세계 텐트 시장의 35%를 점유하고 있으며 영안모자의 경우 자사가 생산한 제품을 전 세계 50억 인구 중 40%에 해당하는 20여억명 가량이 구매했다고 추산하고 있다. 또 전 세계 비디오·라디오 테이프와 플로피 디스크 등의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이들 모두가 오직 특허기술 하나로 전 세계의 돈을 끌어들이는 것이다.
▲발명진흥관련
이에 따라 정부도 특허 및 실용신안 등록을 장려하면서 적극적인 지원책을 펼치고 있다.
특허청 관계자에 따르면 중대한 발명으로 인정되는 경우에 한해 개인이 특허를 출원할 때 드는 비용 등에 대해 특허 출원 비용을 일부 보조해 주는 제도를 고려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특허 획득 후 발생될 수 있는 법적 분쟁 시 그 비용 등을 일부 보조해 주는 특허법률 구조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국내 산업별 특허 및 실용신안 건수
현재 우리나라의 특허 등록 건수도 1984년 이후로 매년 특허 출원률은 평균 10%P, 실용신안은 평균 5%P 가량 증가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2004년까지 총 특허 건수는 14만 115건 출원 중 4만 9,068건이 등록됐고 실용신안은 출원 총 3만 7,753건에, 등록 3만 4,182건이다. 이를 10년 단위로 계산해 보면 1975년부터 10년간 특허 실적은 출원 4만 9,375건에 등록 1만 3,888건을, 1985년부터 10년간 특허 실적은 출원 25만 1,002건에 등록 6만 2,721건을, 1995년부터 10년간 특허 실적은 출원 98만 8,914건에 등록 37만 7,304건을 기록했다. 반면 실용신안의 경우 1975년부터 1984년까지 9만 867건 출원에 1만 5,974건 등록, 1985년부터 1994년까지 25만 9,167건 출원에 5만 7,418건 등록, 1995년부터 2004년까지는 42만 9,781건 출원에 28만 6,636건이 등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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