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경기도지사 예비후보인 원유철, 정병국 의원과 김영선 전 의원이 합종연횡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원 의원은 3자 후보 단일화를, 정 의원은 2배수 컷오프 방식을 제안하는 등 방식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면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하지만 세 후보 모두 ‘힘 모으기’ 자체에는 뜻을 같이하고 있어 불씨 자체가 꺼지진 않은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세 후보는 모두 남경필 의원을 향한 ‘독설’을 쏟아내며 공동 전선을 펴는 모양새다.

원유철-정병국-김영선, ‘단일화’엔 공감…방식은 ‘제각각’
‘힘 모으기’ 불씨는 유지하면서 對 남경필 ‘공동전선’ 펼쳐
지난 23일 새누리당 경기도지사 예비후보 원유철 의원이 남경필 의원을 제외한 3자간 후보 단일화를 제의하면서 예비후보 간 합종연횡 움직임이 표면에 떠오르기 시작했다. 정병국 의원과 김영선 전 의원 역시 각자 다른 방식으로 ‘단일화’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이유는 명확하다. 여론조사에서 남 의원이 세 후보를 큰 포인트 차로 따돌렸기 때문이다.
새누리 경기도지사 예비후보, 합종연횡 움직임
지난 23일, 새누리당 원유철 의원은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진차출론’이 난데없이 불거진 이후 새누리당의 경기지사 후보 경선 과정의 결말이 뻔한 드라마로 오인되고 있고. 찻잔 속의 태풍에 머물고 있다”며 “원유철-정병국-김영선 3자간 후보단일화를 제의한다”고 말했다.
당시 원 의원은 후보 단일화를 제안한 이유로 “저와 정 후보, 김 후보 모두 오직 경기도와 경기도민을 위한 열정으로 혼신을 다해 뛰어왔다”면서 “하지만 여론조사 상 저희 세 후보와 남경필 후보 간의 현격한 격차로 인해 지금과 같은 구도의 경선이 사실상 무의미해졌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제안에, 정병국 의원은 ‘2배수 컷오프’를 들고 나왔다.
24일 정 의원은 국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새누리당 광역단체장 선거 전지역에 대해 예외 없이 2배수 경선을 하자”며 “경선의 긴장도와 흥행을 높여야 한다.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경선을 만들어야 흥행에 성공하고 후보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실상 결선투표와 같은 효과를 내는 2배수 경선을 해야만 후보가 당원 50%이상의 지지를 얻어 본선에서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며 “지금과 같은 구도에서는 과반수 미만 후보가 속출하여 경쟁력을 저하시킨다”고 말했다.
앞서 정 의원은 23일에도 “각자 나름대로 출마한 만큼 최선을 다해 뛰고 당헌당규에 따라 3배수로 압축하는 과정이 있는데 이를 2배수로 압축한다면 원 의원이 제안한 단일화 효과가 있지 않겠느냐”고 밝힌 바 있다.
김영선 전 의원 역시 24일 기자회견에서 “세 사람이 연대해 남 의원의 경선 무임승차에 대항해 이겨야 한다”면서 “저를 단일후보로 만들어 준다면 경선에서 남 의원과 1대 1 대결에서 승리하고 본선에서도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즉 원 의원은 후보 단일화, 정 의원은 2배수 컷오프, 김 전 의원은 본인으로의 단일후보를 각자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세 의원이 ‘힘 모으기’에 대한 방식이 엇갈리면서도 단일화 필요성 자체에 대한 부정을 하지 않는 이유는 남경필 의원이 세 의원 대비 압도적인 지지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5일 <중부일보>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남경필 의원의 지지도는 27.2%를 기록했다. 김 전 의원은 6.3%, 정 의원과 원 의원은 각각 5.3%, 4.9%의 지지도를 보였다. 세 후보를 합쳐도 16.5%에 불과해 남 의원에 크게 못 미친다.
이번 조사는 여론조사전문 회사인 리얼미터가 지난 22~23일 양일간 의왕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19세 이상 700명을 대상으로 유선전화 RDD(임의 번호 걸기) 방식으로 실시됐다. 최대 허용 표준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7%p, 응답률은 3.0%다.
때문에 세 의원은 ‘힘 모으기’의 불씨를 쉽사리 꺼뜨리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원 의원은 24일 YTN 라디오 ‘전원책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조만간 정 의원과 김 전 의원과 다시 한 번 만나볼 생각”이라며 “3자회동을 추진해서 허심탄회하게 경기도 새누리당 경선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하는지 대화를 나눌 것”이라고 말했다.
對 남경필 공동전선 펴
이와 같은 상황에 세 후보는 남경필 후보에 대한 ‘공동 전선’을 폈다. 입 모아 남 후보를 향해 독설을 던진 것이다.

원유철 의원은 남 의원이 원내대표 출마에서 경기지사 출마로 유턴한 것에 대해 “야구 선수가 되시겠다는 분을 등판 직전에 축구장으로 내몬 격”이라며 “중진차출론이라는 것을 거치면서 일종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아 버블효과가 있다”고 꼬집었다.
정병국 의원도 지난 20일 인터넷매체 <폴리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남 의원의 지지도와 관련 “언론에서 남 의원의 출마여부를 가지고 기사화하고 그 과정에서 남 의원의 이름이 알려지고 인지도도 높아졌다”며 “그러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출마하니 일종의 밴드웨건(지지율 쏠림)현상을 받고 있다고 본다”고 평가절하했다.
그러면서 “이제 본격적으로 선거전으로 돌입해 후보들이 서로 토론하고 지역을 순회 하는 것들이 전개되면 유권자들이 잘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영선 전 의원은 남 의원을 향해 강도 높은 ‘직격탄’을 날렸다.
김 전 의원은 25일 보도자료를 내고 “남경필 의원은 허울 좋은 ‘중진차출론’을 교묘하게 이용해 인지도를 높인 후, 마치 애당심과 책임감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경기도지사 선거에 출마하게 된 것처럼 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남경필 의원은 ‘정책 선거’를 하지 않고 각종 언론매체의 인터뷰 등을 통해서 오로지 ‘이미지 선거’를 함으로써 경기도 발전과 도민 행복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허업정치’를 하고 있는데 이러한 행태를 중단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남경필 의원은 출마선언을 한 후 야당에 대해서도 공격하지 않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며 “이것이야말로 ‘무소신 정치’, ‘중간자 정치’, ‘경계인 정치’의 전형이며, 새누리당과 경기도를 위해서 희생을 무릅쓰고 자신의 손에는 피를 묻히지 않겠다는 것이며, 대중 인기영합주의에 편승해서 자신의 이미지만 제고시키겠다는 보신주의”라고 날 선 비난을 가했다.
한편, 남 의원은 25일 불교방송 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서 “그렇게 (단일화를) 안 할 것 같긴 하지만 새누리당 지지자들에게 단일화라는 정치적 이벤트는 낯설다”라고 말했다.
남 의원은 “지난번 대선 때도 그렇고 계속해서 민주당 쪽에서 단일화 이벤트를 했다”면서 “새누리당 지지자들은 매우 안 좋아하시더라”라고 견제했다.
이어 “(단일화는) 정치적으로 충분히 논의할 수 있는 문제”라면서도 “저는 당에서 정해주신 룰대로 이런 거 저런 거 안 따지고 그냥 꿋꿋하게 가겠다”라고 말했다.
[시사포커스 / 성수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