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찌를 찬 남성의 심박 수가 팔찌에 심어진 센서를 통해 수집되고 팔찌는 네트워크를 통해 커튼을 자동으로 열리게 한다. 남자가 바쁘게 출근준비를 하자 토스트기가 알아서 빵을 굽고 가스레인지의 불도 스스로 켜져 스프를 데운다.
남자는 집안의 화분에 물을 주는 것을 깜박하지만 집으로 되돌아가지 않고 회사로 발길을 돌린다. 집안의 습도와 온도를 센서가 체크해 창문을 열게 하고 화분에 장착한 물통의 밸브를 열어 화분에 물을 준다.
이런 남자의 일상은 헐리웃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다. 이는 사물 인터넷이 도래한 세상의 모습이다. 스마트폰 이후 경제 혁신을 이끌 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사물인터넷, 그 전망과 가능성을 살펴보자.

‘사물 인터넷’ 줄기 뻗어 나갈 곳 방대해
思考(사고)하는 사물, 상상 속 일 아니야
이종기술 협력에 사물 인터넷 발전 달려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 IoT)이란 용어는 아직 우리에게 낯설지 모른다. 그러나 사물인터넷은 우리 삶 먼 곳에 존재하는 공상과학이 아닌 서서히 우리 삶에 스며들고 있는 생활 밀착형 개념으로 자리 잡고 있다. 사물인터넷 용어는 1999년 MIT 오토아이디센터 소장 케빈 애슈턴이 처음으로 고안해 낸 용어로 사람과 사물, 공간, 데이터 등 모든 것이 인터넷으로 서로 연결돼 정보가 생성, 수집, 공유, 활용되는 것을 말한다.
사물인터넷이란?
현재도 인터넷 기반으로 연결된 홈 네트워크 서비스는 존재한다. 그러나 이러한 작동을 위해선 인간의 조작이 개입되어야 한다. 이는 1차원적인 네트워크 연결로 사물 인터넷으로 보기는 어렵다. 진정한 사물인터넷은 인간의 개입 없이 사물들이 알아서 정보를 주고받고 대화까지 하는 기술 수준을 뜻한다. 블루투스, 센서데이터, 네트워크, NFC가 사물의 소통을 돕는 매개자 역할을 하는 것이다.
사물인터넷 용어는 1999년도에 처음으로 만들어졌으나 국내에 소개된 건 2009년이었다. 그러나 그저 신기한 마법 같은 일로만 여겨졌던 사물인터넷은 ‘2014 국제전자제품박람회’를 통해 손에 닿을 수 있는 기술로 인식되었다. 박람회에서는 전자, 통신, 네트워크, 반도체, 자동차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사물인터넷 서비스가 소개되었던 것이다.
가전제품, 전자기기를 넘어 신발이나 안경, 팔찌들도 센서 탑재가 가능한 모든 사물이 인터넷망으로 연결 가능하다. 헬스 케어나 원격검침은 물론 스마트 홈까지 사물 인터넷이 줄기를 뻗어나갈 곳은 방대하다.
미국의 벤처기업 코벤티스가 개발한 심장박동 모니터링 기계나 구글의 구글 글라스, 나이티의 퓨얼밴드도 모두 사물인터넷을 기반으로 만들어 졌다. 특히 코벤티스의 심장박동 모니터닝 기계는 심전도 결과를 자동으로 기록해 중앙관계센터로 기계가 알아서 보내고 검사결과를 전문가에게 전달해 환자에게 적합한 의료진을 연결해준다. 이처럼 인간의 영역으로만 보았던 ‘思考(사고)’하는 사물은 더 이상 상상 속 일이 아니다.
전 세계에 부는 사물인터넷 붐
전 세계가 사물인터넷 붐으로 들썩이고 있다. 제조업에 강한 독일은 사물인터넷과 제조업을 결합한 ‘인더스트리4.0’을 국가 전략으로 삼을 만큼 사물인터넷을 활용한 생산성 높이기에 주력하고 있다. 중국 또한 ‘감지중국’을 내세우며 사물인터넷에 대한 투자를 시작했다. 심지어 한 도시를 사물인터넷 시범도시로 지정하여 IoT 대학을 설립하는 등 우리나라보다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20일, 매일경제와 MBN이 베인&컴퍼니와 함께 분석한 ‘IoT혁신지수’조사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는 OECD국가 34개국 중 20위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전 세계가 사물인터넷이란 신 금맥을 찾아 뛰어든 때 우리 정부나 기업은 미온적으로 대처하고 있는 것이다.
사물인터넷을 위한 인프라와 성장, 규제, 역량 모두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심지어 국내 제조업체 300여 곳을 상대로 사물인터넷에 대한 인식을 조사해 본 결과 10곳 중 8곳이 ‘사물 인터넷을 사업에 적용하는 것을 검토해 본적 없다’는 의견을 보였다. 우리나라의 ‘사물인터넷’ 인식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을 잘 보여준 결과였다.
그러나 국내 기업이 모두 사물인터넷에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몇몇 업체들은 이러한 세계적 흐름에 발맞춰 사물인터넷을 접목한 제품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효성 ITX 관계자는 26일 <시사포커스>와의 통화에서 “사물인터넷의 특성상 한 가지 영역이 선도하는 분야는 아니다”라고 말하며 “디바이스다운, 무선망, 플랫폼, 서비스, 센서 등이 총체적으로 움직이는 영역으로 보아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과거 아이폰이 스마트폰으로 세상을 바꾸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며 “비교적 빠른 시일 내에 아이폰에 이어 다른 경쟁 스마트폰이 출시되면서 스마트폰 생태계가 구성되었던 것처럼, 사물인터넷 시장도 3~4년 내에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사물인터넷 구축에 있어 가장 중요한 점을 꼽으며 “사물인터넷은 서로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있어야 가능하다”며 “이건 일종의 프로토콜이며 일반적용어로는 표준화라고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이어 “기존에는 특정 영역에서의 표준화를 얘기했다면 지금은 가전 플랫폼 무선 이런 모든 것들이 같이 움직일 수 있는 업계의 표준화를 말하며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한 협력과도 같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 표준화란 “같은 목표를 두고 같은 기준 하에 움직이는 것”이라고 밝혔다.
스마트폰 이후 경제 혁신 일으킬 사물인터넷
통신업계에도 사물인터넷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1월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박람회와 2월 스페인에서 열린 모바일월드 콩그레스에서 사물인터넷을 정보통신의 새로운 신흥강자로 소개하기도 했다. 이에 국내 이동통신사들도 사물인터넷으로 사업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SK텔레콤 같은 경우는 18일 을지로 본사에서 ‘국제 IoT 포럼’을 개최하는 등 사물인터넷의 글로벌 차원의 논의와 협력을 위한 계기로 행사를 열었다. 애초 국내 중소 벤처기업들을 상대로 열리는 행사였으나 관심이 높아져 시스코, ARM등 해외 유수 기업까지 참여하여 포럼을 빛냈다. 그만큼 전 계의 이목이 사물인터넷에 쏠려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KT는 사물 간 통신 기술을 활용해 건물 에너지 효율을 높이며 전력 사용량을 눈으로 확인 가능한 기술을 선보였다. 사물인터넷이 중소기업의 신 경쟁력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LG유플러스도 최근 LTE망을 활용해 재고 파악과 오류확인, 상품 매출 증대까지 도모할 수 있는 사물인터넷 자판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물인터넷이 지닌 부가가치 또한 크다. 최근 ‘사물인터넷’ 관련주가 주목을 받으면서 효성ITX가 사흘째 강세를 보이고 있다. 장 초반부터 매수세가 늘어나면서 장중 8%대 까지 상승했다.
이처럼 사물인터넷이 결합된 상품의 부가가치가 적게는 3배에서 최대 10배까지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벤처기업 위딩스가 만든 체중계 역시 센서를 부착해 체중, 근육량, 지방량 등의 정보가 실시간으로 체크되고 스마트폰이나 PC로 전송되어 관리가 가능하다. 평범한 체중계가 3~5만원이라면 센서를 달아 사물인터넷 베이스를 활용한 체중계의 가격은 10배가량 뛰어 27만 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는 것이다.
의류와 신발, 의자에 이르기까지 사물이 센서와 만나면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변신한다. 수많은 같은 상품들 중 보다 특별한 서비스를 선보이는 상품 하나에 소비자의 시선과 관심이 돌아가는 것이다. 국내 기업이 살 길은 사물인터넷에 있다. 그러나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 간의 협력 없인 어려운 일이다.
이에 관해 효성 ITX 관계자는 “한쪽 영역에서 혼자 아무리 잘 만들어 봤자 답이 없다”며 “이종과의 결합이 없는 것은 사물인터넷 축에 끼지 못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인터넷은 네트워크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기에 하나의 기술을 가지고는 안 된다”며 “만약 가전에 연결에 된 사물을 가지고 인터넷을 구연하는 전문가라면 가전, 인터넷망, 통신, 무선망, 서비스부터 해서 어떻게 고객에게 편의를 제공할지 도출하기 위해 하나의 서비스 앞단해서 끝까지를 구성하고 제시하고 길을 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사물인터넷으로 우리 삶 얼마나 달라질까
사물인터넷 시대에 접어들면 모든 사물이 우리의 행동 패턴을 24시간 데이터로 축적한다. 이렇게 쌓인 빅테이터를 통해 향후 우리가 어떤 행동을 하게 될지 사물이 먼저 예측하고 이에 맞는 서비스를 작용하는 것이 가능해 진다. 이는 인공지능과 맞먹는 일로 사물 스스로가 데이터를 분석해 인간의 조작 없이 스스로 작동하는 일은 먼 미래의 일이 아니며 적용 범위는 광대하다.
IoT를 이용한 사회복지 사업도 효율성을 크게 높일 것으로 보인다. 몸이 불편한 사람이 간단한 조작만으로 전등을 켜고 끄고, 문을 닫고 텔레비전 채널을 돌리는 등, 사물이 네트워크와 결합되면 경제 성장 뿐 아니라 인간 삶의 질을 높이는데도 활용이 가능하다.

인텔에서는 아기 옷에 센서를 부착해 아기 기분 상태를 전달하는 아기옷 “MImo”를 개발했다. 의류와 센서라는 이종의 결합이 만들어낸 사물인터넷의 한 예로 사물인터넷화의 기분 좋은 시작을 알렸다.
이렇게 이종의 기술이 결합하여 표준화를 이루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우리 환경이 놀랍게 바뀌는 것이다.
앞으로 사물 인터넷의 전망에 대해 효성 ITX 관계자는“사물인터넷의 파급력은 엄청나 상상을 못할 정도다”라며 “사물인터넷 환경에서는 지금 그 부분은 하나의 세터박스 차원을 넘어 다른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아이폰이 2007년도에 들어왔을 때 지금을 상상할 수 있었겠는가 세상에 핸드폰만 손에 들고 있을지 누가 알았겠는가? 사물인터넷화로 또 다른 세계가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 한다”고 말했다. [시사포커스 / 이지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