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풍요로움을 담은 자리
자연의 풍요로움을 담은 자리
  • 조경환
  • 승인 2006.02.02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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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과 만남의 행복한 융화 대저 중. 고등학교
메마르고 곧게 뻗은 나무의 다리에서 겨울의 끝자락을 느끼고 봄으로 녹아들어가는 하얗고 빛나는 겨울의 모습에서 이제 곧 푸른 풀내음을 한가득 품고 다가올 봄의 왈츠가 기다려진다. 쉴새없이 바쁜 일상속의 무심함 때문이든, 너무도 짧았던 계절의 변화라 한들, 독서의 계절인 가을에 변변한 책 한권 사지도, 보지도 못했을 법한 올 한해.. 그리고 겨울이 끝나는 문턱에 와있다. 유난히 춥고 길었던 올 겨울은 얼굴과 마음까지 꼭 여민 두꺼운 옷자락과 항상 바쁘게 향하는 발걸음으로 권태로운 일상의 메마른 정서를 느끼게 했다. 그러나 여기 꽁꽁 얼어버린 나무의 뿌리를 항상 따뜻한 손길로 감싸고 자연의 이치를 되새기며 마음의 풍요로움으로 모든 이를 행복한 문학치료 삼매경에 빠져들게 하는 이가 있어 다가올 봄의 노래가 마냥 즐겁기만 하다. ⃟ 갈등의 해소지 ‘한살림 상담원’ 겨울바람 탓에 몸을 한껏 움츠린 사람들이 종종 걸음으로 발길을 옮기는 부산시 강서구 대저동에 위치한 한 원예 실에서는 각종 야생화를 비롯해 깊게 얼어버린 작은 연못과 부레옥잠, 천장을 휘어감은 채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자스민 등 몇 십여 가지의 꽃과 아이들의 이름표가 붙은 작은 화분들이 조용히 잠들어 있었다. 이곳은 학생들의 인성교육을 중요시 하고 자연의 이치를 되새기는 독특한 교육방법의 선구자 선효원(sunhwon@hanmail.net) 교장선생님의 보금자리 ‘한살림 상담원’이다. 특히 인근의 타 학교 학생들도 방문하여 전일제 특활을 하고, 원예치료사들의 모임을 갖기도 하는 원예실은 대저 중, 고등학교의 단연 일등 자랑거리이다. “크게 키운다는 의미의 상담원 입구엔 오른쪽으로 돌아 피는 칡 나무를 심고 반대쪽은 왼쪽으로 덩굴을 감는 등나무를 심었습니다. 이들의 한자를 따 갈등(葛藤)이라 이름 붙였는데, 이는 상담원에서 만큼은 서로의 갈등을 해소시켰으면 하는 바람에 지은 이름입니다.”라며 수줍은 미소를 지으시는 선 교장님은 학생들의 친구이자 상담원이다. 다른 여타 학교의 교장 선생님들과는 단연 큰 차이를 보이는 이런 학생들과의 연결 고리가 선생님의 진정한 교육정신과 마음에서 우러나온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야외 정원에 자리 잡은 여러 마리의 토끼들에게 풀을 주시며 “요즘 청소년 문제가 많습니다. 그래서 우리 학생들에게도 간혹 문제가 생기게 되면 이곳으로 불러 같이 꽃도 가꾸고 상담원 일도 돕게 하죠. 그러면 소속감도 생기고 자연스레 마음을 열게 되며 꾸지람과 야단이 필요 없게 됩니다. 이런 환경속의 믿음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라며 기분 좋은 미소로 답해 주셨다. ⃟ ‘시치료’를 통한 교육의 활성 선효원 교장선생님은 부산광역시 카운슬러 협회 부회장, 부산광역시 사립인문계 고등학교장 협의회 총무 등 많은 직책을 가지고 있으심과 동시에 선생님을 부르는 호칭 또한 다양하다. 또한 동아대학교 사회교육원 독서치료 상담 강의, 부산대학교 MBTI 독서 치료 강의, 교원 연수원 집단 상담 강의, 정보 통신대학원 예술치료 연구소 독서치료 강의, 상담 자원봉사자를 위한 집단 상담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시며 나열하기조차 힘든 많은 강의 등을 통해 시 치료, 독서치료로 인한 배움과 진리를 선 교장님의 교육방침과 더불어 널리 베푸시고 지난 10월 KBS를 통해서도 ‘시 치료’를 통한 교육의 활용도를 넓혀 보이시며 전국적으로 자연을 통한, 문학을 통한 새로운 교육의 장을 알리시기도 했다. 또한 학교 내의 여러 봉사활동과 그로 인한 수많은 수상실적을 통해 학생들에게 항상 감사하고 봉사하는 마음가짐을 갖도록 모두가 함께 노력하고 있다. 넓고 긍정적인 사고방식의 함양으로 많은 스포츠 대회에도 참가해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또한 올해 2006년 3월부터 15주간 동아대학교 사회교육원(http://www.donga-edu.com)에서 '독서치료사' 과정을 진행하시고 계신다. 독서치료는 책을 도구로 하여 자신을 알고, 나와 타인의 소통을 위한 것이며, 이를 통해서 지식과 만남이 있는 학교, 사회 그리고 가정을 만드는데 목적이 있다. 선효원 교장선생님과 대저 고등학교는 이와 같이 시와 독서를 활용한 독특한 치료교육으로 인해 학생들의 인성과 정서에 특별한 교육철학을 심어주고 있다. ⃟ 치료를 통해 만나는 문학 학교에 들어서면 보이는 아늑한 정원을 뒤로하고 교실로 들어서면 선 교장님의 또 다른 교육방법 중 하나인 ‘독서치료실’을 만나게 된다. 이곳에서는 교장선생님의 세심함이 엿보이듯 아기자기한 화분과 꽃들 그리고 선생님의 수많은 책과 시들이 학생들과 선생님들을 반긴다. 매일 아침 이곳에서 아침 시낭송을 통해 마음의 치료 시간을 가지기도 하고, 스스로 시를 써서 발표도 해오고 있다. 독서치료실에서는 특히 선효원 교장선생님의 이야기 치료를 위한 책과 수편의 자작시도 눈길을 끈다. 이 같은 활동과 참여를 통해 선생님들과 학생들의 활발한 교류의 흔적을 찾아 볼 수 있다. “방학이 끝난 후 개강이 시작되고 학생들의 흐트러진 마음을 바로 잡고 차분한 수업태도를 갖도록 하기 위해 지난 3월경에 시작한 아침 명상시간이 있었습니다. 3분간 명상음악을 들으며 수업을 하니 한결 더 차분해 지고 안정된 수업을 할 수 있었죠. 그래서 저희 선생님들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에 지금까지도 진행해 오고 있습니다.” 라며 학생들의 대견함과 학업성취의 향상에도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흐뭇해 하셨다. 학생들 또한 선생님들의 이런 마음과 노고를 마음깊이 새기고 올바르게 나아가며 대저 중, 고등학교만의 자랑 ‘원예실’을 교육의 장으로 발판삼아 강서구 대저동을 교육환경마을로 만들어 가는데 한 몫 톡톡히 해내고 있는 모습에 앞으로의 젊은 미래가 가슴 따뜻이 전해 오는 듯 했다. ⃟ 새로운 프로그램을 통한 공동체 형성 선효원 교장선생님은 “학교는 단순한 지식전달만의 역할을 하는 곳이 아니라 지식과 만남이 있어야 하고 세미나와 재미나가 함께하는 곳이어야 합니다. 우리학교에서는 가족과 지역, 학교의 모든 공동체를 이루고 지속적으로 만남을 유지해 나가기 위해 음악치료, 시 치료, 독서치료, 원예 치료 등 많은 프로그램을 통해 시행해 오고 있습니다.”라며 학생들의 교육과 공교육의 올바른 실천을 위해서는 학부모의 적극적 동참과 활발한 교육방법이 중요하다며 현재 교육의 프로그램과의 차별성을 보였다. “뿌리가 튼튼해야 알찬 열매를 맺는 법이죠. 근본이 올바르지 못할 경우에는 모든 것을 자연적인 철학에서 생각해야 합니다.”라고 무엇보다 학부모의 교육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이야기 하시며 현재도 학부모 상담 교실을 열어 입학부터 자녀가 졸업할 때까지 실시하고 있다. 이런 활성화 도모에 힘을 더하는 일로는 ‘한마음가족축제’를 빼놓을 수 없다. 매년 학부모, 학생, 지역주민, 동창회가 대거 참여하여 ‘자상한 아빠, 건강한 효자, 효녀.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학교 공동체 만들기’라는 주제로 모든 이가 함께 어울려 어울림 한마당을 가지는 축제이다. 이 또한 대저 중, 고등학교에서 자랑할 만한 공동체 형성에 속한다. 이 밖에도 마을 주민들과 함께 하는 봉사활동을 비롯하여 일본과의 협조 하에 외국과의 문화교류의 장으로서 일본으로 유학생을 보내는 등 학생들의 생각과 의식이 세계화가 될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 ⃟ 자연의 이치를 닮은 새로운 교육의 장 선효원 교장선생님은 “학생, 교사, 학부모, 지역민들과의 작은 만남을 정기적으로 갖기 위해 저의 가정의 공간을 이용해 북 카페(CAFE)를 만들 계획입니다. 또한 미술카페, 음악 카페 등도 만들어 활성화 시키고 또 다른 교육의 장도 만들어 갈 계획이 있습니다. 앞으로 평생학습이 될 자연과의 이치와 통찰을 통해 지금의 교육현실에서 벗어나 좀 더 자유롭고 넓은 곳을 바라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라며 지금까지의 교육 방법과 체계에 대해 안타까워하시며 학습교육의 개념과 프로그램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금 소리 높여 그의 생각을 피력했다. 사교육법 개정을 비롯하여 몇몇의 잘못된 공교육의 실태로 참 진의를 잃어가고 있는 지금의 교육실정에 대저 중, 고등학교와 같이 새롭고 다양한 교육철학으로 얼어붙은 학생들의 마음에 훈훈한 애정과 관심을 아낌없이 쏟아 부으시는 선효원 교장선생님. 지금과 같이 급변하는 시대에 책과 음악, 원예를 비롯한 모든 올바른 공교육의 실천과 계획이 잇따르기 바라며 따뜻한 봄이 되어 파랗게 피어오를 원예실의 수많은 꽃, 나무들과 잔잔한 연못위의 고운 부레옥잠이 활짝 피어오를 때면 선 교장님의 선한 웃음 뒤로 풍요롭고 여유로운 아이들의 미래가 돋아나는 새싹처럼 푸르게 빛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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