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김근태, 예비선거 결과 놓고 신경전
열린우리당 2.18 전당대회 레이스가 `2라운드'로 접어들었다. 특히 2일 예비경선을 통과한 전당대회 출마자들은 예비후보 시절에는 각자 일정에 따라 유권자를 접촉하고, 정견을 발표했지만 이제부터는 단체로 전국을 순회하면서 정견발표회와 토론회를 통해 경쟁자들과 즉석에서 비교 평가를 받아야 한다.
2라운드의 막이 오른 당권주자들은 3일 오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정견발표회를 갖고, 오후에는 당 전국 여성위 주최 토론회에 함께 참석한 뒤 밤에는 KBS의 심야토론 프로그램에 동반 출연해 토론을 벌이는 등 본격적인 표밭다기기에 들어간다. 또 4일부터는 광주, 전남을 시작으로 전국 16개 시도를 순회하며 당원, 대의원들의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다.
각 후보진영의 선거캠프별로는 예비경선 결과에 따라 득표전략을 조정하는 등 전당대회 당일 만2천 여명의 대의원표를 끌어 모으기 위한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먼저 예비경선 에서 여유있게 1위 정동영 후보와 2위 김근태 후보 간 81표 차이는 당초 '접전을 펼칠 것'이라던 전망에 비춰볼 때 의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정 후보측은 "대세론이 확인된 것"이라며 "이제 정 후보를 중심으로 5월 지방선거 승리에 매진할 때"라며 기세를 올렸다. 정 후보측은 특히 예비경선을 앞두고 제시한 20대 민생과제와 5대 양극화 해소를 위한 6대 주요발전전략이 당원들의 관심을 끄는데 성공했다고 보고, 정책공약의 현실성과 실현의지를 강조할 계획이다. 또한 예비경선 당일 정견발표에서 보여준 열정적인 모습이 2위와의 표 차이를 벌리는데 상당한 도움이 된 것으로 보고, `신(新) 몽골기병론'과 같은 역동적인 모습도 꾸준하게 부각시킬 방침이다.
이에 대해 김근태 후보측은 정 후보의 대세론을 견제하고,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는데 주력하겠다는 입장이다.
김 후보는 "이제 시작이다. 열심히 해서 2월 18일 전당대회에서 대이변이 발생해서 그것을 토대로 해서 대연합을 추진해서 지방선거에 승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김 후보는 특히 전국에서 개최되는 권역별토론회와 방송토론회에서 정 후보를 따라잡겠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중연설은 정 후보에 비해 뒤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토론에서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신하는 만큼 토론회에서 정 후보와 정면대결을 펴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3중(中)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김두관, 김혁규, 임종석 후보는 각각 정치개혁과 경제회생, 민주개혁세력의 통합을 공약으로 제시하며 대의원들의 지지를 이끌어낸다는 전략이다.
김두관 후보의 경우 1인3표제로 치러진 예비경선 보다는 1인2표제로 치러질 본선의 성적이 더 향상될 것이라는 판단 아래, 참여정부와 운명을 함께 하겠다는 메시지로 친노성향 대의원의 표심을 파고들 계획이다.
국회의원과 중앙위원, 선출직 상무위원을 상대로 한 예비선거에서 김근태 후보에게 근접하는 득표수를 기록했던 김혁규 후보는 "경제가 살아야 나라가 산다"는 메시지를 고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임종석 후보는 민주개혁세력 통합론이 유권자들에게 상당히 어필했다는 판단에 따라 남은 기간에도 통합론 세일즈에 전념할 방침이다. 또한 통합론에 부정적인 김두관 후보와 맞대결 구도를 형성하면서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어 모으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예비경선 결과 이른바 2강 3중구도가 형성되면서 후보들간의 합종연횡이 본격화될 전망이며,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40대 출마자들의 후보단일화 논의도 물밑에서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