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석 내정자 사상검증 치열한 공방
헌정사상 처음으로 열리는 국무위원을 대상으로 열린 인사청문회라는 상징성이 크기도 국가적으로 뜨거운 논란거리가 돼온 외교. 안보정책을 공개적으로 검증하는 무대라는 점에서 이날 청문회는 예상을 뛰어넘는 격렬한 공방의 열기를 뿜어냈다. 특히 오랜 장외투쟁 끝에 국회로 돌아온 한나라당은 마치 대여공세의 호재를 잡은 듯이 이 내정자를 향해 사상검증의 칼날을 거침없이 들이대며 집중포화를 퍼부었고, 이에 열린우리당은 초장부터 밀릴 수 없다는 기세로 방어벽 구축에 총력전을 폈다.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6일 오전 이종석 통일부장관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한나라당은 작심한 듯 집중포화를 퍼부었다. 포문을 연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은 이 내정자를 향해 "지난 3년간 NSC사무처장을 하면서 말들이 많았다. 실무자로는 어떤지 모르나 책임자로는 이론적으로 부족하지 않는가 싶다"며 "운동권 출신 장관이 통일부에 들어오면 나라에 극심한 혼란이 있을 수 있다"고 날을 세웠다.
홍 의원은 또"친북좌파 라면 당당히 자신이 친북좌파 라고 밝히고 국민들로부터 검증을 받아야 하지 않나. 모든 논리나 접근 방법이 친북좌파 임에도 아니라고 강변하고 접근하는 게 안타깝다"라고 꼬집었다.
이에 이 내정자는 "한나라당에도 운동권 출신이 많다"고 응수하면서 "북한이 독재정권이고 인권침해가 있는 것은 사실이나 문제는 우리가 김정일 정권을 상대해야 하기 때문에 내가 공개적으로 가치 판단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열린우리당 장영달 의원이 의사진행발언을 요구하며, 홍 의원 주장에 이의를 제기했다.
장 의원은"홍 의원께서 운동권 출신이 통일부 장관이 되면 안된다 고 했는데, 이는 옆에 계신 권영길 의원에 대한 인격모독이다. 공개적으로 사과해야 한다"라고 비난했다.
장 의원은 또"민주화를 이루는 과정에서 박종철·유한열·강경대 등 수많은 이가 사망하고 희생했다. 그 덕분에 이만큼 민주화가 됐다. 남북문제에 있어서도 전쟁의 가능성을 줄이고 평화적 대화가 활발하게 된 것이 DJ의 목숨건 싸움과 국민의 기원이 밑받침됐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한 뒤"이는 국민적으로도 보편적 상식으로 판단되는데 (홍 의원이)구체적으로 친북좌파와 운동권은 장관이 될 수 없다는 걱정스런 발언을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홍 의원은 "운동권 출신이 안된다 는 것이 아니라 통일부 장관은 가치중립적 인사가 가는 것이 좋지 않겠나 라는 것이다. 이 내정자는 친북좌파적 성향이 강한 사람으로 가치중립적 인사로 보기 어렵다"라고 평가한 뒤 "운동권 출신 전부 통일부 장관으로 가서는 안된다 는 뜻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한편 이 내정자는 이날 담담하면서도 다소 긴장된 듯한 표정으로 공직후보자 선서를 마친 뒤 인사청문회에 임했다. 이 내정자는 자신을 향한 정치권의 비판적 시각을 의식한 듯, 인사말에서 "그동안 여러가지 비판과 우려를 언론을 통해 많이 접했다"며 "근거 없는 비판도 있었지만 장관직 수행에 도움이 되는 날카로운 비판도 적지 않았다"고 몸을 낮췄다. 이 내정자는 이어 "열린 자세로 부족한 점을 메워 가는데 노력하겠다"며 "아낌없는 지도와 편달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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