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설’ 시달리는 카페베네 돌파구 있나?
‘위기설’ 시달리는 카페베네 돌파구 있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적자 전환· 금감원 규제·사업 철수, 악재 겹쳐

공격적인 경영으로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에 돌풍을 몰고 왔던 카페베네가 만만치 않은 위기를 맞고 있다. 실적 악화로 인한 적자 전환은 물론 최근에는 사옥 매각까지 추진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카페베네는 해외 사업을 중심으로 ‘초심으로 돌아가자’고 의욕을 보이고 있어 ‘위기설’은 시기상조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 지난해 카페베네는 순손실 19억6,200만 원을 내면서 적자를 기록했다. 2012년만 해도 카페베네가 7억 원이 넘는 순이익을 거두었던 점을 감안하면 무척 심각한 결과가 아닐 수 없다ⓒ뉴시스

무리한 사업장 무한대 확장 전략에 따른 부작용
위기설은 아직 ‘시기상조’로 보는 시각도 존재해
청담동 사거리 사옥 내놓아 세간 관심 모으기도

그동안 무서운 성장세를 기록했던 카페베네는 최근 여러 치명적인 악재를 만나 고민이 깊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카페베네가 위기를 맞은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기도 하다.

치명적 악재 겹친 카페베네

그렇지만 카페베네 측은 “최근 발생한 몇 가지 악재를 가지고 회사 전체 차원의 위기로 몰아가는 것은 다소 지나친 것 아니냐”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카페베네가 지난해의 부진을 털고 다시 일어날 지 여부를 가늠하려면 특히 올해가 중대한 시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무엇보다 카페베네가 맞이한 악재로 ▲실적 악화 ▲동반성장위원회의 규제로 일부 사업 철수 ▲사옥 매각 등 세 가지를 꼽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심각한 사안은 바로 실적 악화다.

 지난 4월 2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전자공시에 따르면 2013년 카페베네의 매출 및 순이익은 적자로 돌아선 것으로 알려져 업계에 충격을 주었다. 카페베네의 2013년 매출은 1,873억8,300만 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2012년의 매출인 2,207억 원에 비해 약 15.1%나 감소한 수치다.
또한 카페베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39억5,000만 원으로 기록됐다. 이 같은 수치는 지난 2012년 카페베네의 영업이익이 66억3,400만 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거의 반토막에 가깝게 줄어든 결과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카페베네는 순손실 19억6,200만 원을 내면서 적자를 기록했다. 2012년만 해도 카페베네가 7억 원이 넘는 순이익을 거두었던 점을 감안하면 무척 심각한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이렇게 카페베네가 심각한 부진을 기록한 데 대해 한 카페베네 관계자는 “일부 영업 부문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올해 1/4분기부터는 실적 전환을 예상하고 있다”며 상당히 낙관적인 견해를 피력했지만, 아직 업계에서는 긍정적으로 보는 분위기는 아니다.
이렇게 카페베네가 만만치 않은 수익성 및 재무상황 모두 악화상태에 빠져 경영상 어려움에 빠지게 된 이유에 대해, 업계에서는 “그동안 다소 무리했던 무한대 확장 전략에 따른 부작용”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물론 카페베네는 최근 국내 매장 수를 900여 개까지 확장한 상황이라, 시장 점유율 면에서 부동의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지만 줄곧 직영점보다는 프랜차이즈 매장을 늘리는 전략을 구사하기 때문에, 막상 본사 이익은 크게 오르지 않는 근본적인 한계를 보이고 있다.

‘무리한 확장 전략이 발목 잡아’ 시각도

이렇게 근본적인 한계가 있는 가운데 최근 카페베네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해외 점포 확장 전략 또한 “부채를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공격적인 해외 진출이 오히려 재무건전성을 크게 해치고 있다”는 비판이다.
이러한 분위기에다, 최근 카페베네가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심혈을 기울여 온 외식 브랜드 ‘블랙스미스’와 제빵 브랜드 ‘마인츠돔’이 동반성장위원회의 신규 출점 규제 방침으로 사업이 궤도에 오르기도 전에 무산된 상황도 ‘위기설’을 더욱 부채질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 2012년 5월 공정거래위원회는 베이커리와 외식업종을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동반성장위원회는 가맹점 100개 이상·매출액 500억 원 이상 국내 커피전문점을 대상으로 ‘500m 이내 신규출점규제안’을 전격적으로 발표한 바 있다.
여기에는 카페베네를 비롯해 엔제리너스커피·투썸플레이스·탐앤탐스·할리스커피 등 모두 다섯 곳이 규제 대상에 포함됐다. 이렇게 카페베네는 동반성장위원회로부터 신규 출점에 제한을 받게 되자 당장 2011년 11월 시작한 블랙스미스와 2012년 12월에 인수한 마인츠돔에 직격탄을 맞았다.

▲ 카페베네 관계자는 “회사 재무구조를 개선하자는 차원에서 비앤에스 에프앤비 지분을 매각했다”고 밝혔다ⓒ뉴시스

실제로 한창 때는 매장 수가 80개를 넘었던 블랙스미스는 지난해부터 폐점한 가맹점이 증가하며 현재는 50여개까지 매장이 줄어든 상황으로 알려졌다. 마인츠돔의 경우는 인수할 무렵 14개였던 매장이 일 년이 지나도록 아직 네 곳 밖에 출점하지 못한 상황이다. 사업성이 곤두박질 친 것이다.
이 때문에 카페베네는 그동안 미래를 위한 먹거리 사업으로 지정한 뒤 야심차게 사업 확장을 추진해 오던 블랙스미스와 마인츠돔 사업에서 손을 떼게 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기도 했다.

업계에 따르면 카페베네는 지난해 말 블랙스미스와 마인츠돔 사업을 관할하는 법인 ‘비앤에스 에프앤비(B&S F&B)’를 물적 분할을 통해 설립한 뒤 곧바로 마인츠돔의 창업자인 홍종흔 씨에게 회사 지분 50%를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앤에스 에프앤비 최대주주가 된 홍종흔 씨는 지난해 12월부터 대표이사직에 올라 독자적으로 경영하고 있다. 카페베네는 이 회사의 지분 45%를 보유하고 있지만 경영에는 일절 참여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카페베네 관계자는 “회사 재무구조를 개선하자는 차원에서 비앤에스 에프앤비 지분을 매각했다”고 밝혔다.

동반성장위원회가 단행한 규제는 여러 방면에서 카페베네를 위기로 치닫게 한 중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까지 카페베네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묘책으로 기업공개(IPO)를 추진해왔지만 일부 사업 부문 철수와 재무구조 악화·성장성 한계 등으로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아울러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해 5월 카페베네는 900억 규모 하남 하이웨이파크 민자유치 개발사업자로 선정된 지 불과 3개월 만에 한국도로공사로부터 계약 해지를 통보받고 소송까지 제기 받는 만만치 않은 악재를 겪고 있기도 하다.
카페베네는 지난해 2월 한국도로공사와 중부고속도로 하남 만남의 광장 휴게소를 커피 테마파크를 포함한 복합쇼핑몰로 개발하기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체결 이후 카페베네의 전반적인 사업이 부진에 빠지기 시작하면서 계약 이행에 차질이 생겨 결국 파국에 이르렀다.

‘보유 지분 팔아 자금 확보’ 전략

 한국도로공사 측은 이와 같이 계약 해지 통보를 단행한 데 대해 “카페베네가 계약에 따른 사업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며 “또한 향후 이행 의사도 없다고 판단해 계약을 해지했다”고 밝힌 바 있다.
카페베네 측은 해지 통보를 받은 뒤 한국도로공사와 다각도로 협의를 시도했지만 끝내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까지도 이 분쟁은 해결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과연 법적 소송으로 비화될 지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렇게 상황이 좋아지지 않자 카페베네는 지난 3월 11일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서울 강남구 청담동 경기고등학교 사거리에 위치한 본사 사옥을 매각하기로 하고 매물로 내놓아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매물로 내놓은 본사 사옥은 17층짜리 건물로 현재 카페베네는 1·2층과 11~17층을 사용하고 있다. 건물 감정가는 330억 원 쯤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페베네는 지난 2012년 말 이 건물을 335억 원에 매입한 바 있다.

▲ 김선권 대표는 창립 6주년 기념식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국내 카페베네가 안정적인 성장을 이루는 것”이라고 밝혔다ⓒ카페베네

카페베네 측은 사옥을 매각한 뒤에는 이를 재임대해 사용하는 이른바 ‘세일앤드리스백’ 방식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 카페베네 관계자는 “원래 블랙스미스와 마인츠돔 등 사업다각화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카페베네와 관련된 브랜드를 한곳으로 모을 장소가 필요해 청담동 사옥을 매입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그런데 블랙스미스·마인츠돔의 물적 분할되어 근무 인원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굳이 현재 보유 형태를 유지할 필요가 없게 됐다”며 “아울러 사옥을 무리하게 매입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매각해 재임대하는 방식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관계자는 “세일앤드리스백은 재무 건전성을 위해 택하는 방식으로 대개 기업이 현금유동력을 늘리거나 부채비율을 줄이기 위해 많이 활용한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최근 이 청담동 카페베네 사옥에 대해 임대료 수익을 기대하는 저축은행 몇 군데가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지난해 내내 쉽게 풀리지 않는 악재가 잇달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페베네는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커피사업의 내실을 강화하겠는 방침을 세우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카페베네 측은 일단 국내에서는 당분간 매장을 늘리는 전략을 자제하는 대신 연구개발을 강화해 고품질 메뉴를 개발해 매장당 매출을 늘린다는 내실 경영에 힘을 쏟기로 했다. 한편 이와는 달리 해외시장의 경우는 매장수를 늘려나가며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전략을 구사할 계획이다.

이에 지난 4월 6일 카페베네 김선권 대표는 “글로벌 역량 강화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선권 대표는 창립 6주년 기념식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국내 카페베네가 안정적인 성장을 이루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글로벌 진출은 물론 국내 카페베네의 역량 강화에도 집중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렇게 카페베네는 해외사업 자금을 충분하게 확보하기 위해 보유 지분 30%를 사모펀드에 팔아 300억 원 규모의 투자 유치도 추진하기로 하는 등 현금을 최대한 끌어 모으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카페베네 관계자는 “투자금을 유치한 다음에는 숙원이던 기업공개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