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정치민주연합 광주지역 현역 국회의원들이 6.4지방선거 광주시장 당내 경선에서 안철수 공동대표 측근 인사인 윤장현 전 새정치연합 공동위원장을 지지선언하고 나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13일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김동철, 강기정, 장병완(정책위의장), 박혜자(최고위원), 임내현(광주시당위원장) 의원 등 5명은 광주시의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윤장현 전 위원장은 지역 주민을 위해 몸과 마음을 다 바쳐 일할 능력과 의지를 가지신 분”이라며 “새정치를 완성할 것으로 기대되는 윤 전 위원장을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들이 모두 현역 국회의원인 것은 물론 이 중에는 당 지도부와 광주시당위원장까지 포함돼 있어, 불공정 경선 논란이 일고 있다. 당내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광주시장 후보를 사실상 전략공천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광주시장 예비후보로 선거를 준비해온 이용섭 의원은 14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지도부와 전혀 교감이 없이 국회의원들이 이런 기자회견을 했을까 하는 의문들이 이곳저곳에서 많이 있다”며 “특히 조간신문을 보면 안철수 대표가 모 의원에게 전화를 해서 윤장현 후보 지지선언을 부탁했다는 기사도 있다”고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이 의원은 이어, “일부에서는 이게 전략공천의 수순 밟기나 낙하산 공천의 전 단계라고 얘기한다”며 “만약 광주시민들의 뜻을 완전 무시하고 통합신당이 특정후보를 공천하게 되면 광주시민들의 엄청난 저항에 직면할 것이고 통합신당의 지지율은 추락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 의원은 혹시라도 당에서 윤장현 예비후보를 전략공천할 경우와 관련해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 탈당을 포함해 모든 것을 검토할 것”이라고 초강수를 뒀다.
이용섭 의원은 전날(13일)에도 광주시의회에서 같은 내용의 기자회견을 가졌었고, 같은 곳에서 강운태 현 광주시장 역시 기자회견을 통해 “일부 국회의원들의 특정후보 지지는 새정치 역주행”이라고 맹성토를 쏟아냈다.
강운태 시장은 “그동안 시민과 당원들이 밑에서부터 뽑도록 하는 상향식 공천에 대한 의지를 수차례 밝혀왔다”며 “개혁공천이나 전략공천은 그야말로 밀실정치-낙하산식 공천”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특히, 강 시장 역시 무소속 출마 여부에 대해 “당 지도부가 전략공천을 하지 않을 것으로 믿고 있다”면서도 “그런 상황이 오면 그때 결정하겠다”고 여지를 남겨두기도 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윤장현 예비후보 지지를 선언한 박혜자 최고위원은 13일 오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지도부와 교감은 없었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것으로 한정애 대변인이 전했다. 한정애 대변인은 이와 관련한 브리핑에서 “개혁공천을 단적으로 보여줄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의 지점에 이르러서 결국 새로운 인물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다는 것”이라며 “명성이 화려하지 않으나 지역 주민을 섬길 준비가 되어있는 후보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됐다고 한다”고 전했다.
한 대변인은 덧붙여 “광주지역에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 일곱 분 중에 후보인 이용섭 의원이 빠지고 박주선 의원이 왜 빠졌느냐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며 “박주선 의원께서는 통합 전 새정치연합 쪽에서 활동하셨기 때문에 오히려 이런 고민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같이 참여하는 자체가 큰 짐이 될 수 있으며, 마치 박 의원이 주도해서 이런 것들을 하는 것처럼 보일 우려가 있다고 해서 광주지역 민주당 출신 의원들만 모여 논의를 했다고 말씀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박주선 의원은 14일 오전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새정치 실현에 대한 열망과 충정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면서도 “그러나 국회의원들이 경선을 코앞에 두고 공개적으로 집단적으로 특정후보를 지지선언하는 것은 새로운 줄서기 차원에서 부당 또는 부정경선의 후폭풍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대단히 부적절한 방법이었다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박주선 의원 또한 지도부의 뜻이 반영된 것은 아니라는 의견을 냈다. 박 의원은 “후폭풍이 일어날 것이 뻔한데 지도부가 이런 판단을 못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생각된다”며 “다섯 분 의원들도 지도부하고는 무관한 독자적인 결정이었다고 판단해서 지도부는 관여가 안 됐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