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펀드’ 자금유입 아직은 기대 이하
‘소장펀드’ 자금유입 아직은 기대 이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문가, 저조 원인으로 ‘까다로운 가입요건’ 지적
▲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소장펀드의 누적 계좌수는 총 14만9735개, 누적 판매잔고는 총 226억3800만원으로 집계됐다. 사진 : 뉴시스

지난달 17일 자산운용업계가 야심차게 출시한 상품인 '소득공제 장기펀드(이하 소장펀드)'가 출시 한 달을 맞았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16일 금융투자협회와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소장펀드의 누적 계좌수는 총 14만9735개, 누적 판매잔고는 총 226억3800만원으로 집계됐다.

소장펀드는 펀드시장 활성화와 소득공제 혜택 제공을 위해 자산운용업계가 출시한 상품이다.

소장펀드의 특징은 연간 총 급여액이 5000만원 이하인 근로소득자가 연간 납입한도인 600만원을 투자하면 240만원의 소득공제 혜택에 따라 연말정산 때 약 40만원을 돌려받을 수 있으며, 가입 유지기간은 최소 5년이다.

당초 자산운용업계는 소장펀드에 연간 약 4조원 규모의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단순 계산하면 한 달에 약 3330억원이 들어와야 하지만 실제 자금 유입 규모는 10분의 1에 불과한 실정이다.

현재 다양한 소장펀드가 판매되고 있지만 펀드 가운데 절반은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당하는 것도 문제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 14일 기준 53개 소장펀드 가운데 자금 유입액이 1억원 미만에 그친 상품은 총 26개에 달했다. 절반 가까운 상품에 돈이 들어오지 않은 것이다.

그나마 '가치투자'를 표방하는 펀드에만 자금이 몰렸다. 한국투자밸류자산의 '한국밸류10년투자(주식형)'에는 72억원, '한국밸류10년투자(채권혼합형)'에는 26억원으로 약 100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전문가들은 소장펀드의 자금유입 저조 원인으로 '까다로운 가입요건'을 꼽고 있다.

김재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가입조건인 급여 5000만원 이하 소득층은 대부분 여유 자금이 없다"며 "자금이 있더라도 주식이나 펀드 같이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 상품에 대한 선호도는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금융상품에 가입할 때는 유동성 또한 중요한데, 5년간 돈을 뺄 수 없다는 것도 문제"라며 "가입 대상자 범위는 늘리고, 가입 유지기간은 줄이는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소장펀드가 '적립식' 성향이 큰 만큼 자금 유입이 지속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장춘하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소장펀드는 대부분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며 "장기적으로 저축하는 펀드인 만큼 자금이 대거 유입되기보다는 꾸준히 들어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철배 금융투자협회 집합투자서비스 본부장은 "소장펀드는 소득공제를 받는 상품이기 때문에 연말 시즌에 자금이 몰릴 것"이라며 "출시 한 달 밖에 안 된 상황에서 '흥행 실패'를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시사포커스 / 하준규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