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근우에게 볼을 던진 정찬헌이 벌금 200만원에 5경기 출전정지 징계를 받았다.
정찬헌은 지난 20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타석에 들어선 정근우를 6회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시킨 데 이어 8회에도 빈볼을 던져 벤치클리어링을 발생시켰다.
6회 1사 1, 3루 상황에서 후속타자 김태균의 땅볼을 쳤지만, 1루에 있던 정근우는 슬라이딩하면서 2루로 들어갔고 그 과정에서 유격수 오지환의 종아리가 정근우의 발에 걸리면서 악송구가 됐다. 3루 주자는 그대로 홈을 밟아 득점에 성공했다. LG 최고참 이병규는 공수교대 때 정근우의 슬라이딩 자세를 지적했다.
하지만 정근우는 “정당한 슬라이딩이었다”고 밝혔고, 한 관계자는 “사이드 슬라이딩도 아니고 정면 슬라이딩으로 지극히 정상적이었다. 다리를 들어 올리는 동작은 일반적인 것이다. 고의로 사이드 슬라이딩을 하며 수비수를 치는 건 문제가 있지만, 정근우의 경우에는 그런 문제가 전혀 없다”고 전했다.
8회 다시 타석에 들어선 정근우는 정찬헌의 공에 또 맞았다. 한화 선수들은 “빈볼을 던져야 할 상황이 있을 수 있지만 최소한의 동업자 정신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빈볼이란 위협적으로 타자의 머리 쪽을 향해 던지는 공이지만 두 번 연속으로 자칫 큰 부상을 입을 수 있는 코스로 던지는 것은 불문율에서 벗어난 행위이다.
지난해 6월 12일 LA 다저스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당시 외야수 야시엘 푸이그와 투수 잭 그레인키가 이안 케네디로부터 안면과 어깨를 맞는 일이 있었다. 경기 직후 돈 매팅리 감독은 “야구는 야구일 뿐이다. 사구에 대응하는 과정은 야구의 일부분”이라며 “상대가 두 번이나 빈볼을 던진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상대를 존중하지 못한 행동”이라고 밝혔다.
빈볼의 의미 자체에 머리 쪽을 향한 공이라고 되어있지만, 고의성이 담긴 시위적인 투구라면 부상 위험률이 적은 엉덩이 쪽을 던져야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