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황식 vs 정몽준, 상호 비방-고소 ‘점입가경’
김황식 vs 정몽준, 상호 비방-고소 ‘점입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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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홍보물-ARS 놓고 신경전 가열, 野 “자중하라”
▲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이 과열되며 혼탁한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뉴시스

세월호 침몰 사고로 국민적 애도 물결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새누리당 서울시장 당내 경선 후보들 간에는 진흙탕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김황식 예비후보와 정몽준 예비후보 간 싸움으로, 두 후보 측은 서로 비방하며 고소를 하는 등 국민 정서와 무관하게 선거판을 혼탁하게 만들고 있다.

발단은 경선 홍보물과 비방성 ARS전화 등에서 비롯됐다. 김황식 후보 측은 1일, 정몽준 후보 측이 지난달 30일 대의원들을 상대로 문자 메시지를 발송했다며 당 공천관리위원회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공천위가 정 후보 측에 경고하며 김 후보 측에도 한 차례 문자 메시지를 발송하도록 조치를 취했지만, 김 후보 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와 관련, 김황식 후보 측 문혜정 대변인은 “명백한 범죄 책임을 적당히 면탈하면서 마치 상대후보에게 반대급부를 주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그러면서 문 대변인은 “선거의 공정성을 담보해야할 공천위의 조삼모사, 주먹구구식 경선관리는 당원들의 심각한 비판과 책임에 직면할 것”이라며 “김 후보 캠프는 정 후보의 불법 선거홍보물에 대해 공직선거법 96조 1항 위반 혐의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후보 측은 또, 정 후보의 경선홍보물과 관련해서도 문제 삼았다. 홍보물에 선거규칙상 금지된 여론조사 결과를 실었을 뿐 아니라, 한 달 전에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를 편집해 정몽준 후보가 유리한 것처럼 했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에 대해서는 최형두 대변인이 “20일 전 A조사에서는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만 떼어 내고 한달 전 B조사에서는 박원순 시장 가상대결 조사결과만 떼놓았다”며 “A조사에서 김 후보가 박 시장의 가상대결에서 45.8% 대 45.8%로 비기는 것으로 나온 것을 무시하기 위한 의도적인 짜깁기이고 명백한 선거법 위반”이라고 문제제기 했다.

그러자, 정몽준 후보 측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똑같이 김황식 후보 경선홍보물을 문제삼으며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에 배포금지 신청서를 제출한 것. 김 후보 홍보물에 현대중공업 직원들의 원전비리 연루, 백지신탁 문제, 막내아들 돌출 발언 등 정몽준 후보에 대한 비방 내용들이 담겨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아울러, 정 후보 측은 최근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 여론조사를 빙자해 돌고 있는 ARS(자동응답전화)에 대해서도 강하게 문제 제기하며 여론조사 업체와 의뢰자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ARS 질문 내용이 사실상 정몽준 후보 비방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ARS 질문 내용은 ‘정몽준 후보의 주식 백지신탁 문제가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어느 의견에 동의하십니까’, ‘세월호 여객선 사고와 관련하여 정몽준 후보의 아들이 국민정서가 미개하다고 인터넷에 올린 글이 이슈가 되고 있는데요, 기존 정몽준 후보께 갖고 있던 이미지에 변화가 있으십니까’ 등의 질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서는 정몽준 후보도 직접 기자회견까지 열고 강한 분노를 표출했다. 정 후보는 1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ARS여론조사를 가장해서 나를 비방하는 많은 전화가 유권자들에게 걸려오고 있다. 후보직을 걸고서라도 범법행위자와 그 배후세력을 밝히겠다”면서 “선거의 유불리를 떠나 민주주의 기본 질서를 해치는 심각한 범죄로, 이런 범법행위를 한 사람과 배후세력은 철저한 조사를 받고 엄벌에 처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몽준 후보 측은 이 같은 여론조사를 김황식 후보 측에서 비방을 목적으로 돌리고 있는 것으로 봤다. 그런데 이에 대해 김황식 후보 측에서 또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의 사전심의를 거친 것이라며 맞고소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이 이처럼 혼탁해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 새정치민주연합은 강도 높은 비난을 가했다. 이와 관련, 박광온 대변인은 2일 논평을 내고 “세월호 참사로 잠잠하던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들이 낯 뜨거운 고소고발전을 치르며 법정싸움을 시작했다고 한다”며 “어젯밤 정론관에서 밤늦게까지 정몽준 후보와 김황식 후보가 서로를 비난하는 성명과 기자회견으로 공방전을 벌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분들이 세월호 참사로 힘들어 하는 가족과 국민의 아픔은 모른척하고 오로지 선거승리만을 노리는 분들이 아니라면 이럴 수는 없다”며 “특히 한 후보는 최근 자제분의 ‘미개한 국민’ 발언으로 국민 가슴에 상처를 남긴 당사자이고, 다른 후보는 여객선 선령을 20년에서 30년으로 풀어서 참사의 구조적 원인을 제공한 MB정권의 총리까지 지낸 분”이라고 싸잡아 비난했다.

박 대변인은 “이 분들이 서울시민의 아픈 가슴을 헤아릴 수 있는 자세와 예의의 소유자들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분들이 어떻게 시민 편에서 ‘안전한 서울’을 만들겠다고 장담할 수 있겠냐”고 양측 모두의 자중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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