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홀 속으로 빠지는 줄기세포군단, 구세주는?
지난해 말부터 국민들을 공황에 빠뜨린 줄기세포 논란, 그리고 그 속에서 이어지는 진실게임이 결말은 아직까지 명확한 결과를 내놓지 못하고 서울대조사위에서 검찰로 이어지고 있다.
누구의 말이 진실이라기 이전에 과연 국익이 우선이냐 개인이 우선이냐를 먼저 놓고 싸워할 사건이지만, 현재로선 국익이나 윤리도 아닌 오로지 서로의 거짓말을 캐내기 위한 밀고 작전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이에 국민들은 과학계에 대한 공황에 빠지고 지난 4일 새벽 분신자살을 한 남성까지 보도되면서 황우석과 줄기세포에 대한 기대가 얼마나 컸는지 보여주는 사례가 되었다. 그렇기에 더 진실을 알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노성일, 줄기세포 미국에 팔아먹은 매국노?
검찰 조서를 마치고 나온 노성일은 “검찰에서 모든 것을 이야기 했습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그 자리를 떠났다. 하지만 검찰 측은 노성일을 여러 차례 더 조사를 받을 것이라는 통보를 했다. 검찰에서는 노 이사장을 상대로 줄기세포 조작 과정에 관여했는지 여부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
먼저 황 교수팀의 줄기세포가 실제로는 미즈메디의 수정란 줄기세포라는 사실을 알게 된 시점과 황 교수팀과는 별도로 줄기세포 연구를 진행한 배경 등을 캐묻고 있다.
특히 검찰은 노 이사장이 김선종, 박종혁 연구원 등과 국제전화와 이메일을 통해 말맞추기를 했는지에 대해서도 추궁 중이다.
그런 조사 과정 중에 노 이사장이 황 교수팀 몰래 2번, 3번 줄기세포를 미국에 보냈던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 해 9월, 미국 피츠버그에 머물던 김선종 연구원은 미즈메디 연구소의 한 연구원과 수차례 이메일을 주고 받으면서 미즈메디 측이 은밀하게 가지고 있던 황 교수팀의 줄기세포 2번, 3번을 갖고 국내외에서 벌이는 실험에 대한 논의하는 내용이 포착됐다.
김 연구원은 이 이메일에서 외국으로 줄기세포를 내보내서는 안 된다며 노 이사장과 직접 통화하겠다고 밝혀 당시 노 이사장이 줄기세포 해외유출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었음을 암시했다. 검찰 조사 결과 당시 이들이 언급했던 줄기세포 2, 3번은 지난해 9월 미국 캘리포니아의 한 연구소에 실제 건너간 것으로 확인했다.
노 이사장은 “그게 임상에 쓰이기 위해서는 기초적으로 안전하다는 것을 검증할 필요가 있었다. 외국으로 보내는 건 처리해서 보내는 것이기 때문에 ‘번햄 인스티튜트’라고 연구하는 네트워크…”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노 이사장이 행실은 원 소유자의 승낙 없이 줄기세포를 미국에 보낸 목적이 추가 개발 등을 통해서 개인적인 이득을 얻기 위한 것이었다면 횡령죄나 절도죄가 성립될 여지가 있다.
그리고 우리가 풀지 못하는 의혹이 있다면 줄기세포가 가짜였다면 그때 노 이사장은 가짜라는 것을 몰랐을까 이다. 노 이사장이 줄기세포가 가짜라고 발표한 시기는 그 이후인 11월인 점을 감안한다면 9월에 노 이사장은 진짜 줄기세포를 유출시키고 그 이후 가짜로 바꿔치기해 가짜라는 통보를 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줄기세포 유출여부 재조사
검찰은 또 노 이사장을 재소환해 김선종 연구원의 바꿔치기 의혹을 포함한 미즈메디 병원 연구원들의 구체적인 역할과 줄기세포 배양과정, 관리과정에서 드러난 여러 문제점 등에 대해 보강 조사할 방침이다.
그러나 노 이사장은 검찰 조사에서 "해외로 줄기세포를 빼돌리지 않았다"며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으며 "지난해 대전에서 실시한 실험도 황 교수팀의 줄기세포가 아닌 수정란 줄기세포"라고 진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검찰은 이르면 내주 줄기세포 DNA 시료 전달과 지문 분석에 관여했던 김선종 연구원과 윤현수 한양대 교수, 이양한 국과수 연구실장 등 한양대 출신 3인을 조사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섀튼 교수가 검찰의 국내 소환 요구에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고 있어 조사할 내용을 서면으로 작성해 이메일로 보내기에 앞서 2차로 국내 소환 요구서를 발송했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 줄기세포 진위 여부가 수사의 초점"이라며 "연구과정, 조작됐다면 조작과정 등과 관련된 의문점 등에 대한 수사가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노 이사장을 상대로 황교수의 논문에 줄기세포가 없다는 사실을 언제 알았는지, 지난해 하반기 줄기세포 2.3번을 미국으로 보낸 배경 등에 대해 집중 조사했다.
이에 대해 노 이사장은 해외로 줄기세포를 빼돌리려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 이사장은 다만 지난해 대전 연구소에서 했던 실험은 수정란 줄기세포로 진행한 것이며, 새튼 교수에게 2.3번 줄기세포를보내려 했다는 것도 황 교수 지시에 의한 것으로 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와 관련해 당시 미국에 머물고 있었던 김선종 연구원이 미즈메디측 연구원에게 줄기세포 유출을 막아야 한다는 취지의 이메일을 보낸 정황을 잡고 사실 관계를 파악하고 있다.
검찰은 이번 주말이나 다음주초쯤 김선종 연구원을 소환해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가 없다는 사실을 언제 어떻게 알게 됐는지, 미즈메디 병원 측의 줄기세포 유출 의혹 등에 대해 조사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다음주 중반쯤 황우석 교수에 대한 소환 조사가 이뤄지면 연구비 횡령 혐의를 제외한 줄기세포 의혹의 실체가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밝혀지지 않은 사실, 알아야 할 의혹들
노 이사장이 줄기세포를 해외로 유출시키려 했다면 왜 과연 그가 그랬는지를 알아야 한다. 미즈메디와 메디포스트의 합작 등을 통해서도 이미 노 이사장이 개인적인 줄기세포 연구실을 만들려는 의도 내비친 격인데, 많은 비용을 감수하고 황 교수와의 관계도 좋지 않은 관계로 이끌면서 독립적인 연구소 설립을 한다는 것. 그것은 노 이사장은 줄기세포에 대한 확인이 있지 않다면 쉽지 않은 결정들이다. 이러한 사실을 알고 실행한 노 이사장이 무모한 도전을 감행할 인물이 아니다.
지금까지 미즈메디 병원을 키워온 수준이나 그가 지금까지 인터뷰를 토해 말한 부분에서도 그는 선택에 있어 냉철함을 보이고 있다.
줄기세포 앞에 풀리지 않는 의문들을 보며 황 교수, 김선종, 노 이사장 중에 거짓을 찾아야 하는 것이 이 의문을 풀 수 있는 열쇠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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