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아모레퍼시픽은 9318억 원의 1분기 잠정매출을 공시했다. 이 같은 실적은 전년 동기 8038억 원 대비 15.9% 늘어난 금액이다.
영업이익 또한 전분기 1402억 원에서 25.3% 증가한 1757억 원을 기록했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LG생활건강도 1조1284억 원의 매출을 올려 전분기 1조266억 원보다 5.2% 증가했다. 영업이익 또한 1283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848억 원에 비해 51.2%나 급성장했다.
아모레퍼시픽, 실적 전년 동기 넘어…LG생활건강, 1년 전보다 못한 상황
단순 수치로만 비교했을 경우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전분기를 뛰어넘는 실적을 보이면서 양호한 성적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서로 다른 결과로 나타난다.
아모레퍼시픽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 8038억 원 대비 15.9% 늘어난 금액이다. 2013년 4분기 매출액이 같은 해 1분기 매출 대비 마이너스성장을 이뤘지만 1분기 만에 전년 동기 실적을 뛰어넘는 매출을 기록한 것이다. 영업이익 또한 전년도 1분기보다 못한 실적을 기록했던 것을 단숨에 넘어섰다.
반면 LG생활건강은 2014년 1분기 실적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분기보다 나아졌지만 전년 동기 실적을 넘어서지 못했다. 이 때문에 아직까지 영업부진에서 완전히 탈출하지 못했다는 분석이 흘러나오고 있다.
더욱이 더 많은 매출을 올린 LG생활건강의 영업이익이 아모레퍼시픽보다 적다. 심지어 전분기에 1.7배나 많았던 영업이익도 역전됐다.
이는 2013년 4분기 8.26%였던 LG생활건강의 영업이익률(영업이익÷매출액)이 2014년 1분기 11.37%로 3.11%p 상승한 반면, 아모레퍼시식은 같은 기간 11.85%p(7.01%→18.86%) 늘어난 것에 기인한다.
이에 대해 LG생활건강은 “영업이익은 중장기적 지속 가능한 성장발판을 다지기 위한 일회성 투자집행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도 LG생활건강의 1분기 실적 저조는 어느 정도 예상된 것이었고, 2·3분기에는 실적이 나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전망이 가시화될지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하고 있다.
핵심사업인 ‘화장품’에서 양사 희비 엇갈려
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은 모두 화장품 사업 부문의 영향력이 가장 크다. 1분기 매출에서도 화장품 사업 부문의 매출액이 가장 컸다.
아모레퍼시픽은 1분기 매출액 9318억 원 중 화장품 부문에서 5409억 원을 올렸다. 전체 매출액 대비 67.3%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전분기 5409억 원 대비 12.3%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1446억 원을 기록 전분기 1185억 원보다 22% 늘었다.
Mass & Sulloc 부문의 1분기 매출액은 1319억 원으로 전분기 1343억 대비 1.8%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전분기 209억 원 대비 19.6% 줄어든 168억 원에 그쳤지만 해당 사업 부문이 전체 매출액에 차지하는 비중이 14.2%에 그쳐 매출액 변동에 큰 영향을 비치지 않았다.
오히려 해외 부문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1285억 원→1923억 원, 8억 원→143억 원을 기록해 각각 49.7%, 1636.6% 수직 상승했다. 매출비중도 Mass & Sulloc을 뛰어넘었다.
LG생활건강은 1조1284억 원 중 40.2%에 해당하는 4536억 원을 화장품 부문에서 올렸다. 영업이익은 665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분기 대비 7.5%, 57.2% 증가했고,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8%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은 15.8% 줄었다.
두 번째로 비중이 큰 생활용품사업 부문에서는 매출 4019억 원, 영업이익 449억 원을 달성해 전분기 대비 각각 25%, 78.6% 성장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6.9%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11.9% 감소했다.
LG생활건강은 매출이 큰 두 사업 부문에서 실적이 좋지 않아 1조 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고도 영업이익이 줄어들었다.
뿐만 아니라 음료사업에서도 매출 2729억 원, 영업이익 169억 원을 올려, 전분기 대비 각각 3.7%, 3.0% 감소했다. 다만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3.4%, 6.0% 성장해 위안을 삼고 있다.
이를 놓고 업계에서는 두 회사 모두 해마다 매출이 상승하고 있고 전체 매출액 규모에서는 LG생활건강이 아모레퍼시픽을 앞지르고 있지만 내실을 따지고 봤을 때에는 아모레퍼시픽이 사업을 잘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한 아모레퍼시픽이 해외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면서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커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1분기 실적만을 놓고 올해 예상 실적을 전망하기는 쉽지 않다”면서도 “아모레퍼시픽이 해외시장에서 얼마나 선전하느냐에 따라서 전체 매출액 차이도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LG생활건강이 엘리자베스아덴의 인수 여부에 따라 현재의 판도가 유지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두 회사 모두 건강이라는 콘셉트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LG생활건강이 건강에 유익하지 않다고 인식된 탄산음료를 판매하는 것이 소비자에게 어딘가 안 맞는 느낌을 줄 수 있어 이 부분도 실적과 더불어 브랜드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시사포커스 / 전수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