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가 고척돔 홈구장 사용을 두고 서울시와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유리한 위치에서 고척돔 입성을 원하는 넥센과 2000억원 이상 투입된 돔구장에 걸맞은 사용료를 받으려는 서울시의 입장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이로써 당초 상반기로 예상됐던 합의시점이 하반기쯤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넥센은 목동구장에 한해 운영비 250억원 중 10%에 해당하는 25억원을 해마다 지불하고 있다. 구장 사용료 및 구장 내 사무실 임대료, 광고, 사업권 확보 등 모든 비용이 포함되어 있는 금액이다.
넥센 관계자는 15일 “지난해 대형 컨설팅회사에 고척돔과 관련된 컨설팅을 했는데 직접 입주하기 전에는 비용이나 수익 등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또 “첫 돔구장 사용이라는 부담을 안고 가는데 서울시가 운영비 그리고 광고나 사업권 확보 등을 배려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입주하겠느냐”며 “(큰 적자가 발생한다면)구단 운영의 존폐와 직결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넥센은 현재 국내 프로야구에서 모기업 없이 야구만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유일 구단이다. 서울시가 돔구장 사용료에 대한 배려가 없다면 입성에 큰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넥센은 한국프로야구위원회(KBO)와도 문제가 있다. 현재 목동구장에서는 프로와 아마 경기가 동시에 열리고 있는 실정이다. 넥센 선수단이 아마야구 일정 때문에 그라운드 훈련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넥센 관계자는 “새 구장에서도 더부살이를 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현재는 아마야구 때문에 목동구장을 못 써 원정구장으로 빨리 이동해 연습하는 실정”이라며 “이와 같은 것들이 정확하게 정리가 돼야 고척돔에 입주한다. 먼저 입주하고 다른 사안을 논의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런 와중에 서울시는 넥센과의 고척돔 입주가 합의된 상황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 오제성 체육진흥과장은 “고척돔으로 이전하는 것에 대해서는 넥센과 서울시 모두 의견이 같다”며 “아주 세부적인 사항이 남은 가운데 협상을 진행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양측이 양해각서를 체결한 것은 아니지만 2015시즌부터 넥센이 사용하기로 큰 틀에서 합의를 봤다”며 “(넥센의 입주 미결정 주장은)협상을 유리하게 진행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본다”고 전했다.
넥센이 고척돔으로 이전해도 아마경기가 고척돔에서 열리는 것에 대해서도 “예를 들어 봉황대기 결승이나 국제 아마야구대회 등 의미가 큰 아마경기는 고척돔에서 열리는 것이 맞지 않겠느냐”며 “이는 넥센과도 합의된 사안으로 알고 있다”고 반박햇다.
한편 서울시는 사용료 및 광고권 등에 대한 문제는 “이 부분은 협상이 좀 진행돼야 알 수 있을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