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열린 이사회에서 전산시스템을 IBM에서 유닉스 기반으로 교체하기 위한 결정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의혹에 대해 논의했다.

하지만 둘 간의 입장차는 여전히 상존,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다음 주 감사위원회와 이사회를 열어 전산시스템 안건에 대해 재논의하기로 했다.

앞서 KB금융지주 측은 유닉스 시스템으로 교체 결정한 것은 IBM메인프레임에 대한 IT 운영의 효율화 차원에서 취한 전략적 경영판단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정병기 감사를 비롯한 국민은행은 교체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 감사의견을 제출했지만 의사회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자 금융감독원에 특별검사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임영록 KB지주 회장은 “이사회 결정 전에 충분한 논의가 있었을 텐데 내부 사항을 외부 기관에 의뢰한 것은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며 불편한 심기를 나타냈다.

반면 이건호 행장은 “지금 넘어가더라도 나중에 금융당국에 보고서가 올라가면 문제가 될 만한 부분이 발견돼 금융 당국에 보고하게 됐다”며 특별검사 요청이 적절했다고 말했다.

갈등 상황이 지속되자 일각에서는 이사회와 감사 뒤에 각각 임 회장과 이 행장이 뒤에 자리 잡고 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 같은 시선을 의식한 듯 KB지주는 이날 이사회에 정 감사 해임안을 상정하지 않았다. 국민은행도 이사회 결정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잠시 보류하며 그동안의 날선 공방을 잠시 멈추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시사포커스 / 전수영 기자]

전수영 기자 jun6182@naver.com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