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당권 경쟁’ 시작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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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청원-김무성 ‘양강’ 구도…지방선거 결과 중대 변수

최근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이 6·4지방선거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으면서 연일 역동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서 의원의 행보를 오는 7월 개최할 전당대회에서 당대표에 선출되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기도 한다. 이에 당내 최대 라이벌로 꼽히는 김무성 의원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새누리당 7.14전당대회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친박주류 핵심인 서청원 의원이 존재감을 부각시키고 있는 가운데, 비주류 김무성 의원도 차분히 당권 준비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뉴시스

지난 14일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가 2년 동안의 당 대표 임기를 끝낸 뒤 평의원 신분으로 돌아갔다. 이에 따라 공석이 된 당 대표직은 새누리당 전당대회가 개최되는 7월 14일까지 두 달 동안 이완구 원내대표가 임시로 맡아 당 지도부를 이끌게 됐다. 이에 따라 정계에서는 차기 새누리당 대표로 누가 오를지 촉각을 잔뜩 곤두세우고 있다.

친박 주류·비주류 간 한판 대결
한편 이완구 원내대표는 새누리당 전당대회 전까지 선거대책위원장·비상대책위원장을 함께 겸하며 6·4지방선거는 물론 7·30재·보궐선거의 기본적인 그림까지 마련해야 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그런데 이렇게 당 대표 자리가 공석이 되면서 당내 거물급 인사들의 차기 당권을 향한 보이지 않는 경쟁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 안팎에서는 “6·4지방선거가 끝난 직후 예비 당권 주자들이 당원들의 표심 끌어 모으기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현재는 7선의 서청원 의원과 5선의 김무성 의원 간의 ‘양강’ 구도가 가장 강력하게 자리 잡고 있다. 이들의 경쟁은 단순히 당내 유력 주자의 대결 차원을 넘어선다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이에 대해 한 정치평론가는 “서청원 의원과 김무성 의원 사이에 벌어질 승부는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갈등이 잠재돼 있던 친박 주류와 비주류 간의 일종의 세력 싸움이라는 면에서 의미심장하다”라고 분석했다.

이 평론가는 “서청원 의원과 김무성 의원이 그동안 당권 도전에 관한 뜻을 사실상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지금까지의 당권을 이어받으려는 친박 주류와 이를 견제하는 친박 비주류·비박계 의원들의 세력 분화 현상이 전당대회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정계 일각에서는 “6·4 지방선거 경선 과정에서 비주류가 약진하면서 김무성 의원이 경쟁에서 한발 앞서가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하지만 “오히려 비박계 의원이 대거 지방선거로 빠지면서 김무성 의원의 세가 약화됐다”는 엇갈린 평이 나오기도 한다.
아울러 정가에서는 “서청원 의원이 친박계는 물론 비박계까지 아우르는 폭넓은 지지 기반을 지니고 있어 현재로서는 서 의원과 김 의원 중 누가 우세한지 판단하기 어렵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게 현재 새누리당 당권 주자는 서청원 의원-김무성 의원의 유력한 양강 구도에 6선의 이인제 의원, 3선의 최경환 의원, 재선의 김태호 의원 등이 향후 잠재적인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뚜렷한 존재감 과시하는 서청원 의원
여기에 오는 6월 임기가 끝나는 김문수 경기도지사도 대표 도전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김문수 지사는 최근 신임 국무총리 물망에 오르기도 했던 바 있어, 향후 위상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계에서는 “결국 6·4 지방선거의 승패 결과에 따라 서청원 의원과 김무성 의원 간 당권 승부를 가를 중대한 변수가 될 전망”으로 보는 견해가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이 승리할 경우 현 친박 지도부의 핵심인 서청원 의원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와 반대로 수도권 및 주요 지역에서 야당에 승리를 내줄 경우에는 ‘친박 책임론’이 대폭 제기될 것이고, 이에 따라 김무성 의원이 당권에서 반사 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시사평론가는 “여기에 당내 일각에서는 충청 출신인 이완구 원내대표와의 조합을 고려해 같은 충청권인 서 의원보다 영남권인 김 의원이 유리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며 “그렇지만 지금 같은 초비상 상황에서 지역 간 안배와 조합은 절대적 기준이 되기 힘들다”라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게 미묘하게 흘러가는 가운데, 서청원 의원과 김무성 의원은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어 시선을 모으고 있다. 이들 두 의원 모두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의 공동 중앙선거대책위원장을 맡기는 했다.

하지만 서청원 의원은 사실상 선대위의 수장 역할을 적극적으로 하며 자기 목소리를 확실하게 내고 있는 반면, 김무성 의원은 비교적 조용한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다. 서청원 의원의 경우 지난 5월 15일부터 선대위 회의를 주재하며 당 전면에 전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새누리당 선대위는 서청원 의원·김무성 의원·이완구 원내대표 등 7명이 공동 위원장을 맡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이완구 원내대표가 서청원 의원에게 회의 주관을 부탁하며 선대위 수장 바통이 자연스럽게 서 의원에게 넘어왔다.

이에 대해 서청원 의원 측 관계자는 “(서 의원이) 지난해 10월 재·보궐선거로 원내에 재입성한 뒤 사실상 첫 당무를 맡은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서 의원의 존재감이 자연스럽게 부각되고 있는 형국이다.

이후 서청원 의원의 행보는 자연스러우면서도 거침없다는 게 정계 안팎의 중론이다. 지난 5월 14일 서 의원은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강병균 안전행정부 장관에게 세월호 참사 책임을 물으며 “당장 사표를 내라”고 말하는 등 역동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아울러 서청원 의원은 지난 5월 19일에는 YTN 라디오에 등장해 “대통령의 운신 폭을 넓혀주기 위해서는 국무위원들이 사의를 표명해야 한다”며 내각 총사퇴를 요구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또한 지난 5월 21일 선대위 회의에서 서청원 의원은 검찰을 정조준하기도 했다. 서 의원은 “이번 세월호 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대단히 미진하다고 국민이 얘기하고 있다”며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도피했는데 이것은 수사에 허점을 드러낸 것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있으면 안 된다”고 일갈했다.

▲ 당초 친박 주류가 가장 위협적으로 여겼던 것은 비주류 인사들이 연대를 이룰 경우였다. 하지만, 정몽준 의원과 남경필 의원 등 비주류 핵심 인사들이 지방선거로 빠져 나가면서 김무성 의원을 뒷받침할 원내 힘이 약화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뉴시스
김무성 “나는 대통령 될 자격 없는 사람”
이렇게 서청원 의원은 정부에 대한 비판을 서슴지 않으면서도 야권에 대한 견제도 게을리 하지 않는 균형감각을 보이고 있어 ‘차기 당권 주자’로서의 존재감을 용의주도하게 드러내고 있다.

지난 5월 22일 서청원 의원은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일부 정치권에서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세력이 있는데 대단히 안타깝다”며 “그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기를 간곡히 바란다”고 말했다.

서청원 의원은 공식선거운동 첫날인 이날 오전 대전 서구 둔산동 박성효 대전시장 후보사무실에서 주재한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일어나서는 안 될 사고가 일어났고 슬픈 선거를 치러야 하는 입장”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서 의원은 “대한민국 심장부이자 충절의 고향인 충청에는 국가를 구한 의인들이 많은 데 선조들께 세월호 참사에 대해 부끄럽고 죄송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린다”며 “정말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서 위원장은 또 “정부와 새누리당은 슬픔을 딛고 국민에게 희망을 드려야 하는 의무가 있고, 그것은 바로 국민이 우리에게 주는 명령이라 생각한다”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며칠 전 진정어린 사과를 했고 대안을 발표했는데 이제 정치권은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대책을 강구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서청원 의원이 의욕적으로 활동하는 반면 김무성 의원은 최대한 말을 아끼고 있어 대조를 이룬다. 김 의원은 지난 5월 19일 개최된 선대위 회의에서는 아예 공개발언을 하지 않았다. 이어 이날 회의에서도 김 의원은 “모든 공권력을 동원해 유병언 일가를 빨리 검거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기를 요청한다”고 짧게 얘기했을 뿐이다.

그렇지만 김무성 의원은 각종 토론회를 개최하며 ‘정책을 중시하는 정치인’이란 이미지를 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 5월 7일에는 ‘창조경제 시대, 블로거의 역할과 발전 방안 정책 세미나’를 주최했으며 5월 20일에는 ‘지역발전을 위한 지방이전 공공기관의 역할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렇게 김 의원이 비교적 조용한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는 데 대해 정가 일각에서는 “지방선거 경선으로 당내 지원세력이 대거 빠지면서 당권 도전을 준비 중인 김무성 의원의 힘이 위축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한다.

이에 대해 한 정치평론가는 “정몽준·남경필 의원이 당내에 남아있을 경우 김무성 의원의 수도권 득표에 도움을 줄 수 있었지만 두 사람 모두 지방선거로 차출되면서 김 의원의 수도권 경쟁력은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이 평론가는 “사실 당내 친박 주류 측에서 가장 경계했던 그림 중 하나가 바로 ‘김무성-정몽준-남경필-김문수 연대’”라며 “그런데 이렇게 당내 영향력 있는 비박계 인사들이 광역단체장으로 빠지면서 그만큼 김무성 의원의 지원세력도 줄어들어 고민이 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러한 가운데 최근 김무성 의원이 자기 자신에 대해 “대통령 될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고 표현해 이렇게 발언을 하게 된 배경을 놓고 정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지난 20일 오후 김무성 의원은 새누리당 제주도당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에 참석해 “원희룡 후보를 잘 키워 대통령으로 만들어보자는 생각을 한다”며 “원 후보를 (제주도지사에) 당선시키고자 말씀드리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무성 의원은 스스로에 대해 “한 때는 대권후보로 나오기도 했지만 대통령 될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며 “원희룡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들고 싶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러한 발언에 대해 정가에서는 “일단 김무성 의원이 현재 대권보다는 당권에 더욱 의욕이 강하다는 점을 어필하려는 의도에서 이런 말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김 의원은 지방선거 이후 본격적으로 당권 도전을 위한 활동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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