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재 신채호 한시 공개
단재 신채호 한시 공개
  • 유태관
  • 승인 2006.02.18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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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제의 한시 총 18편으로 늘어나
단재 신채호 선생의 서거 70주년을 앞두고 17일, 단재가 22세 때 지은 한시가 공개됐다. 단재 연구가 박정규씨는 이날 단재 신채호 선생이 1901년 2월 7일 지은 오언배율(五言排律) 형식의 한시 1편과 번역본을 공개했다. 박씨가 공개한 한시는 독립기념관 수장고에서 찾아낸 것으로 종이 한장에 작성돼 있으며 시 제목은 별도로 없지만 ‘光武五年 辛丑 2月 7日 申采浩拜(광무 5년, 1901년 2월 7일)’로 시작하고 있다. 공개된 한시에는 단재가 10대 때 훈장으로 4년간 남의 집에 기거하며 글을 가르친 사실 등이 담겨 있으며 단재는 시를 오언배율에 따라 지었지만 구절을 띄지 않고 글처럼 시구를 작성했다. 박씨는 “시가 담긴 문서는 오래전에 책을 통해 소개됐지만 글로만 여겨졌을 뿐 한시로 해석된 적이 없었다”며 “좀 더 많은 고증이 필요하겠지만 새로운 한시 발굴로 단재가 지닌 시인으로서의 면모를 엿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에 발굴된 한시로 단재가 남긴 한시는 지난해 12월에 발견된 칠언절구(七言絶句) 한시 1편을 포함해 모두 18편으로 늘어나게 됐다고 박씨는 덧붙였다. 다음은 박씨가 공개한 한시와 번역본이다. 我來子午谷 나 이제 자오곡에 와서 보니 知是幷州鄕 여기가 제2의 고향임을 알겠네. 在昔上舍연(산속늪연) 그때 진사님께서 계신 산속 늪에 待我置諸傍 나를 곁에 두시고 대우해 주셨고 吾宗大姑母 우리 종중의 대고모님께서는 八질(늙은이질)奉高堂 팔순의 나이에 시부모를 모셨지 玉樹謝家寶 사씨 집안의 보배 같은 자제들에게 令我授詞章 나로 하여금 글을 가르치게 하셨지만 所愧爲人師 부끄러운 것은 스승 노릇하면서 不能引誘祥 자상하게 이끌어주지 못한 것이네 情若一家厚 정은 한 집안 식구처럼 후하였으며 寢食四星霜 침식을 함께 한지 4개년이 지났지 居然人事變 어느덧 세상은 흐르고 흘러서 踵門多感傷 다시 그 집에 이르니 마음만 아프네 幹家有克肖 집안을 짊어진 자손 참 어질기만 하네 繼諸思不忘 선업을 잊지 않고 이어가는 구나 餘力則以學 틈만 나면 학문을 배우고 닦으며 孝悌乃其常 효도와 우애는 평소의 습관이네 晨省早拜廟 어른 잘 모시고 아침이면 사당에 절하고 苾芬朔薦觴 향긋한 제물 갖춰 초하루면 잔을 올리네 修身莫如禮 수신함에 예의와 같은 것이 없었고 齊家得其方 제가에는 그 방법을 터득하였네 斯言出肝膈 이 말은 마음 속에서 나온 것이지만 書贈愧拙荒 써주자니 어설프고 거칠어 부끄럽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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