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충북지방경찰청은, 지난 25일 오후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게재된 “청주 흥덕경찰서 의경이에요. 살려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확인하고 긴급 복무 점검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충북 청주 흥덕경찰서에서 근무하는 의경 A씨는 지난 25일 2시 28분에 포털사이트 게시판을 통해 청주 흥덕서 방법순책대 소속 의무경찰들이 선임 등에게 혹독하고 부당한 대우에 대한 내용을 담은 게시글을 올렸다.
해당 글에 A씨는 “전입 후 이곳에서 부대생활을 하면서 원래 알고 있던 의경생활과는 다른 환경에 고통스러워 글을 올리게 됐다”며 글을 게재한 동기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물론 군생활이라는 것이 개개인이 모두 만족할 수 는 없는 것이고 정해진룰과 체계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지금 시국이 많이 혼란스러운 것은 알지만 저희는 너무나도 절박하다”고 토로했다.
“지금부터 적는 모든 것들은 전부 저희 부대에 현재까지 실제로 존재하는 것 들” 이라며 소개한 목록에는 41가지의 부조리 항목들이 포함돼있다.
A씨가 기재해 놓은 부조리 항목을 살펴보면, 근무자들을 위한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고, 아침점호시간 전후에 화장실을 이용할 수 없게 하는 것, 재떨이가 없으면 선임 흡연 시 막내들이 재와 침을 받으러 다녀야 한다고 전했다.
또 단지 후임이라는 이유만으로 심한 욕설이 섞인 말을 들어야한다며 모든 상황에서 욕설은 거의 기본이라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소원수리 작성 시 개인별로 작성하는 것이 아니라 선임들이 보는 앞에서 작성해야 하며 ‘악습이 없다’는 것으로 체크할 것을 강요받았다고 밝혔다.
해당 게시글에 대해 누리꾼들의 폭발적인 반응으로 한때 2만 1000건의 조회 수를 기록했고 사이트 검색순위 1위까지 올랐다. 그러나 현재 이 글은 삭제된 상태다.
이에 경찰청이 26일~27일 흥덕서 특별 점검을 실시한 결과 욕설과 불공정 관행 등 일부가 사실로 확인됐다. 이에 해당 선입 2명은 충북청 내무반에 격리된 상태라고 전해졌다.
<충청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사건과 관련 흥덕서 방법순찰대장은 “A이경이 전입해 온지 얼마 안 됐고 실제 부대 생활도 6일 정도 밖에 하지 않았다”며 “신입 대원이 전입해 오면 자살 등 복무 부적응에 따른 위험요소를 발견하기 위해 선임병들이 따라 다니는데 이를 부담스러워 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어 “조금 더 조사를 해 봐야 하겠지만 구타 및 가혹행위 등은 없었고 특별한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며 “지휘관들의 징계는 없을 것으로 보지만 정확한 것은 조사가 마무리 돼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시사포커스/ 권노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