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만 좋고 실천은 옹졸?
20일 김한길 열린우리당 원내대표의 연설에 대해 민주노동당 박용진 대변인은 다음과 같은 골자의 논평을 했다.
열린우리당 대표연설은 전체적으로 좋은 제안과 말씀을 내놓았지만 당장 필요한 실천도 회피하고 있어 그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먼저 비정규법안의 경우 정부여당의 고집불통과 착각이 법안 마련의 난관을 조성하고 있다는 점을 잊고 있는 듯 하다. 비정규직 양산의 추세는 이미 재앙의 수준이다. 비정규직에 대한 엄격한 사용사유를 제한하는 것 외에 왜곡된 노동시장을 바로잡는 방법은 없다. 정부여당은 자기주장만 펼 것이 아니라 비정규직 양산 방지와 보호 및 차별 철폐 모두를 위한 민주노동당의 제안을 전향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사회양극화 극복을 위한 여러 방안을 이야기 했지만 그 재원 마련에 대해서는 공평과세라는 말만 이야기 했다. 공평과세를 위한 당연한 조치도 필요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사회양극화의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사회연대를 위한 극소수 상위 부유층에 대한 증세는 피할 수 없다. 또 이를 위해 국민적 합의 마련의 논쟁과 노력을 피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방선거를 의식해 논쟁을 피하고 실천의지도 재원 마련의 방법도 없이 장밋빛 계획만 남발하는 태도는 여당이 비겁한 정치를 하겠다고 공언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김한길 대표는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국정조사를 주장하고 있다. 지방자치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지방자치단체가 수준 미달인 이유는 지방의회의 견제와 감시기능이 마비되어 있기 때문이다. 지방의회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거대정당의 지방의회 독식구조가 지난 10년간 계속되어 왔기 때문이다.
고인물은 썩을 수밖에 없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파행으로 얼룩진 선거구획정을 다시 해 다양한 정치세력이 지방의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김한길 열린우리당 대표와 열린우리당은 자신들이 지난 2월 8일 공동발의 한 선거법 재개정 안을 사실상 폐기처분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김한길 열린우리당 대표는 지방자치체에 대한 국정조사를 운운하기 전에 한나라당의 민의도둑질에 망봐주는 열린우리당의 공범행위에 대한 대국민사과와 분명한 태도를 보여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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