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기술 발전과 인터넷 확산이 역할 증대 가져와
디지털기술의 발달과 초고속 통신망의 확대, PC의 성능향상 및 인터넷 보급은 개인의 여가나 문화생활에 있어 인터넷이 차지하는 비중을 매우 높였다. 그 가운데서도 젊은층에게 정보습득이나 오락수단으로서 인터넷은 다른 어떤 미디어보다 여가활동의 한 부분으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이는 인터넷이 단순히 기능적인 차원에서의 도구가 아니라 사용자들의 감정과 정서를 구성하는 주요한 매체가 되어 가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즉, 이용자들은 인터넷을 이용하여 문화정보들을 검색하고, 관심 동호회에 가입하여 활동을 할 뿐만 아니라 기존의 수동적 수용자의 입장에서 능동적 수용자, 즉 프로슈머(prosumer)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원장 이주헌) 디지털미래연구실 박현주 연구원은 지난 16일 ‘정보통신정책 제 18권 3호 -초점 : 디지털 시대 문화취향과 문화변동 인식에 관한 연구’를 통해, 문화취향집단 - 문화예술활동에 대한 관심수준, 좋아하는 음악·영화장르를 바탕으로 군집분석을 한 결과 무관심형, 중간형, 오락선호형, 문화대식가형으로 구분 - 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무엇인지 또한 문화취향집단들마다 문화변동을 받아들이는 인식에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를 살폈다.
먼저 보고서는 만15세 이상 40세 미만 700명의 서울시민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사회인구학적 변수인 성별, 연령, 교육수준, 직업 변수가 문화취향집단간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를 실증분석했다. 그 결과, 여성은 문화대식가형과 중간형에서, 남성은 오락선호형 집단에서 높은 비율을 보여주었으며, 연령이 낮을수록 오락선호적 문화취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대학재학 이상의 교육수준을 지닌 이들에게서 문화대식가적 취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고, 화이트칼라 직업군에서 중간형적 문화취향을 가진 이들의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부르디외가 주장한 사회문화적 위치와 예술적 취향 사이에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한편 문화취향집단들마다 문화변동을 받아들이는 인식에 대한 회귀분석 결과, 디지털이 문화적 변동에 긍정적이라고 인식하는 측면에 대해 문화대식가형만이 인과관계가 나타났다. 교육수준이 낮을수록 문화변동에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고 또한 인터넷 활용도가 높을수록 문화변동에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디지털이 문화적 변동에 부정적이라고 인식하는 측면에 대해서는 중간형적 집단과 오락선호형 집단에서 유의미하게 나타났다. 중간형의 경우 연령이 높을수록 디지털로 인해 문화변동에 부정적인 변화를 가져왔다는 인식을 보여주었고, 오락선호형 집단의 경우 교육수준이 낮을수록 디지털로 인한 문화변동에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결론에서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인터넷 보급의 확산은 수용자의 문화적 수준이나 취향이 보다 다양화되어감에 따라 문화미디어로서의 인터넷의 역할과 기능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즉 과거와 달리 최근의 디지털 미디어 이용자들은 인터넷을 이용하여 문화정보들을 검색하고, 관심동호회에 가입하여 활동을 할 뿐만 아니라 직접적인 문화소비 및 문화콘텐츠를 재생산하는 역할도 하고 있는 것이다.
박현주 연구원은 “이러한 환경변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인구사회학적 속성에 따른 기술적 연구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미디어 이용과 관련된 수용자의 개별적 또는 환경적 변인으로 세분화시킨 설명적 연구로의 전환이 요구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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