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업계, 월드컵 마케팅 돌입 ‘후끈’
맥주업계, 월드컵 마케팅 돌입 ‘후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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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새벽 경기, 과연 월드컵 효과 있을까

시원한 맥주가 당기는 계절이 도래했다. 늦은 밤 열대야에 잠을 못 이룰 때 시원한 맥주 한 잔에 치킨은 든든한 국민 야식으로 각광받고 있다. 여기에 브라질 월드컵까지 열려 올 여름은 맥주업계의 마케팅 축제로 떠들썩해야하지만 현실은 다르게 흐르고 있다.

맥주업계의 조심스러운 마케팅 돌입, 열기 후끈후끈
날씨가 더워질수록 판매량이 늘어나는 맥주, 올해도?
새벽경기뿐인 축구경기, 과연 월드컵 마케팅 ‘通’할까

▲ 6월 브라질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맥주업계가 서서히 ‘월드컵 마케팅’에 돌입했다. 그러나 예전과 같은 월드컵 특수를 누릴지는 아직 미지수다ⓒ뉴시스

4월 세월호 침몰과 더불어 유통업계도 잠식됐다. 슬픔에 잠긴 국민의 지갑은 열릴 기미를 보이지 않았고 시끄러운 마케팅은 눈총을 받았다. 노란리본을 가슴에 단 대한민국은 희생자와 유가족, 피해자를 애도하는 분위기로 조용한 봄날을 보냈다. 아직 완전한 사고 수습이 되고 있지 않는 상황에서 세월호 참사는 어찌 보면 진행형이다. 대형 유통매장과 여행업계가 5월에 들며 서서히 마케팅을 재개하는 조심스러운 움직임을 보일 때도 주류업계 만큼은 움츠려 들 수밖에 없었다.

공무원들 사이에선 ‘술자리 금지’가 공공연한 풍토가 되었고, 기존 떠들썩한 회식과 술자리로 빈자리를 찾기 어렵던 대형 식당의 예약률은 뚝 떨어졌으며 그나마 있던 예약도 줄줄이 취소행렬이 이어졌다. 술을 마신다는 것은 ‘축제’에 가깝고 왁자지껄 농담하고 웃고 시시껄렁한 잡담을 나누며 스트레스를 푼다는 의미가 깊다. 그렇기에 수백 명의 희생자를 낳은 참사를 두고 술잔을 기우리는 것에 망설이는 분위기가 만연했다.

맥주업계 월드컵 특수, 이번에도 가능할까

6월 브라질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맥주업계가 서서히 ‘월드컵 마케팅’에 돌입했다. 그러나 예전과 같은 월드컵 특수를 누릴지는 아직 미지수다. 롯데주류는 최근 톱스타 전지현을 모델로 기용하며, 대대적인 판촉 활동을 준비했지만 세월호 참사에 모두 중단해야만 했다.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도 각각 리뉴얼 신제품을 선보였으나 제대로 된 판촉 활동을 진행할 수 없었다. 마케팅 활동에 발이 묶인 맥주업계의 전전긍긍은 한동안 이어졌다.

국내 맥주 브랜드로는 최초로 월드컵 공식맥주에 선정된 오비맥주의 ‘카스 후레시(Cass Fresh)’가 월드컵 TV광고를 내보내며 마케팅 돌입을 예고했다. 2일 오비맥주는 2014 브라질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카스 후레시’ 월드컵 TV 광고를 이달 초 공개한다고 밝히며 이번 광고는 ‘다 함께 리듬을(All in one rhythm, 올 인 원 리듬)’이라는 월드컵 공식 슬로건을 주제로 경기장에 놓인 축구공에서부터 시작된다고 알렸다. 공이 골대에 들어가기까지의 역동적인 장면과 ‘카스’의 신선하고 짜릿한 씨즐 장면을 교차 편집해 ‘카스와 함께하는 짜릿한 월드컵’이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실제 월드컵 경기장면이 생동감 있게 진행되는 가운데 시청자로 하여금 실제 경기장에 와있는 듯한 긴장감을 선사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오비맥주는 ‘카스’가 국내 맥주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월드컵 공식맥주에 선정됨에 따라 다양한 월드컵 마케팅을 펼칠 계획이다. 월드컵 TV CF와 월드컵 패키지 공개를 시작으로 버블사커대회와콘서트, 한국전 클럽응원파티, 월드컵 맞이 상권 이벤트 등 다채롭고 역동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 오비맥주 홍보실 관계자는 <시사신문>과의 통화에서 “카스가 2014년 브라질 월드컵 공식 맥주로 선정됐으며 이는 국내 브랜드로는 처음”이라고 밝히며 “스포츠를 활용한 소비자의 시선을 잡는 마케팅과 관련 시에프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뉴시스

3일 오비맥주 홍보실 관계자는 <시사포커스>와의 통화에서 “카스가 2014년 브라질 월드컵 공식 맥주로 선정됐으며 이는 국내 브랜드로는 처음”이라며 “스포츠를 활용한 소비자의 시선을 잡는 마케팅과 관련 CF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25년간 월드컵 공식 스폰서였던 미국 본사 버드와이저와 더불어 공식맥주로 선정된 만큼 월드컵 마케팅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라고 전하며 “날씨가 더워질수록 맥주 판매량이 증가하기에 아직 집계된 올해 판매량 자료는 없으나 이번 월드컵 특수로 인해 판매량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맥주업계의 월드컵 특수 어땠나?

월드컵은 맥주업계에서 가장 큰 이벤트다. 월드컵 때마다 맥주 판매량은 큰 폭으로 상승했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당시 국내 1위 맥주기업인 오비맥주는 전년 동기 대비 6월 매출 신장률이 6.67%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에 맥주업체들이 월드컵 마케팅에 적극적일 수밖에 없다. 국내 맥주기업들의 2014 브라질 세계적인 투자 정보 매체인 캐피탈와이어(Kapitall Wire)는 최근 월드컵 이벤트 수혜 종목에 관해 여러 편의 보고서를 냈다. 이들 보고서는 전통적인 월드컵 수혜주로 식음료주와 주류주, 스포츠도박사이트주 등을 꼽았다.
 

개별 기업으로는 AB인베브가 큰 이익을 볼 것으로 전망했다. AB인베브는 수년째 월드컵 공식 후원사를 맡고 있는 세계 최대 맥주회사로,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맥주 브랜드 버드와이저를 생산·판매한다. AB인베브는 25년째 월드컵 공식 스폰서의 자리를 꿰차고 있다. 월드컵 이벤트에 따른 맥주회사들의 수익 증가 국내 맥주회사들에도 해당된다. 월드컵 이벤트에 따른 수혜를 많이 보고 있는 것이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 당시 오비맥주의 전년 동기 대비 6월 매출 신장률은 6.67%에 달했다.

4년에 한 번씩 돌아오는 대목을 두고 오비맥주는 가장 적극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이는 오비맥주가 지난 4월 5년 만에 AB인베브에 재인수되면서 월드컵 마케팅에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AB인베브 대표 브랜드 버드와이저는 브라질 월드컵 공식 맥주로, 오비맥주 대표 브랜드 카스는 브라질 월드컵 한국 공식 맥주로 지정되면서 각각 월드컵 한정판 패키지를 선보였다.  오비맥주는 ‘카스와 함께 하는 짜릿한 2014 브라질 월드컵’을 콘셉트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며 버드와이저는 이미 지난해 4월부터 ‘2014 피파 월드컵 응원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선제적 대응에 나섰다. 카스는 카스와 월드컵의 공통분모인 젊음과 열정을 주제로 한 월드컵 TV광고를 방영 중이다.

 오비맥주와 함께 국내 맥주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하이트진로는 다소 독특한 월드컵 마케팅을 진행 중이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4월부터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월드컵 응원 문화를 위해 무알콜 맥주 ‘하이트제로 0.00 2014 스페셜 에디션’을 출시, 판촉활동에 나섰다.  월드컵 관련한 스폰서 활동이나 공식 브랜딩 활동보다는 새로운 응원 문화 만들기 캠페인에 주력, 틈새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일종의 앰부시 Ambush 마케팅 전략이다.

하이트제로 0.00 2014 스페셜 에디션은 브라질 월드컵 특수를 맞아 하이트제로 0.00의 디자인을 리뉴얼한 월드컵 한정판이다. 하이트제로 0.00은 하이트진로가 술을 못 마시거나 술이 약한 이들이 술자리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배려해 2012년 11월 출시한 무알콜 맥주다. 하이트제로 0.00 2014 스페셜 에디션은 짙은 파랑을 주된 이미지로 사용해 시원한 청량감을 강조했다. 그라운드 위 선수들의 생동감 넘치는 축구 경기 이미지는 이 스페셜 에디션이 월드컵을 겨냥했음을 보여준다.

이에 하이트진로는 하이트제로 0.00 2014 스페셜 에디션 이외에도 다양한 라인의 한정판 에디션을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다. 3일 하이트진로 홍보실 관계자는 <시사포커스>와의 통화에서 “아직 확정된 월드컵 마케팅은 다음 주쯤 나올 것 같다”고 밝히며 “월드컵 특수를 두고 광고를 재개하며 조심스러운 마케팅 활동을 시작 중에 있다”고 밝혔다.

▲ 월드컵 관련한 스폰서 활동이나 공식 브랜딩 활동보다는 새로운 응원 문화 만들기 캠페인에 주력, 틈새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일종의 앰부시(Ambush) 마케팅 전략이다ⓒ뉴시스

맥주시장, 양강 독과점 구조 타파될까

우리나라 맥주시장은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로 양분되는 양강(兩强) 독과점 구조를 이어왔다. 국내 맥주시장 점유율은 작년 기준 오비맥주가 약 54.5%, 하이트 진로가 약 34.8%로, 압도적 수치로 두 회사가 시장을 나눠먹기하고 있는 상태다.  맥주시장이 독과점 구조를 이어오며 맥주의 품질과 맛이 시장의 트렌드에 빠르게 대처하지 못했다는 지적과 더불어 국산 맥주가 맛이 없다는 분석 또한 나오고 있다.

그러나 지난 4월 1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주세법 개정안으로 인해 맥주시장에 새로운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이번 주세법 개정안이 대기업의 독과점 문제를 일정 부분 해소되며 중소 맥주 브랜드를 활성화시켜 맥주시장이 보다 다양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현재 수입맥주 시장은 4~5%대로 규모는 작지만 최근 연평균 30%의 고성장을 이어오고 있다.
외부 유통이 허용됨에 따라 하우스 맥주 제조자들이 가장 기대하고 있는 것은 바로 ‘맥주 축제’다. 그동안 사업장 안에서만 팔 수 있었기 때문에 하우스 맥주 제조업자들은 별도의 장소나 지역에서 개최하는 맥주 축제 시장에 진출할 수 없었다.

맥주업계에서는 하우스 맥주 시장의 활성화되면 대기업들이 맛과 품질을 높이는 것에 동기 부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향후 대기업 간의 맥주시장 경쟁 또한 보다 치열해질 전망이다. 맥주시장 진출을 선언한 롯데주류가 지난 4월 22일 독일식 정통 맥주를 표방한 ‘클라우드(kloud)’를 출시해 기존 대기업 간의 경쟁에 뛰어들었으며 신세계푸드 역시 최근 맥주 제조업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혔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불꽃 튀는 경쟁 각축전에 뛰어든 맥주기업들이 이번 월드컵 대목을 기점으로 판매율을 높이는 데 혈안 되기보다 맥주 맛과 품질에 관심을 기울여 비록 새벽에 이어지는 축구경기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의 외면이 아닌 성원을 받기 바란다는 뜻을 전하기도 했다.  세계인의 축제인 월드컵이 잠자던 소비자 지갑의 빗장을 열고 예전의 활개를 찾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시사포커스 /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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