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재보선 앞둔 여야, 자중지란 왜?
7·30재보선 앞둔 여야, 자중지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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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문제 및 현안 놓고 계파 간 갈등 격화

6·4지방선거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정국은 7·30재보선으로 벌서부터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방선거가 여야 어느 한곳의 우위를 판단하기 어려운 결과로 나오면서 7·30재보선에서 결정적 승패가 확실하게 드러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바로 이 같은 상황 때문에 지방선거 책임론과 재보선 공천 방향을 놓고 여야 각각의 내부 갈등이 점차 고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 6.4지방선거에서 여야의 승패가 갈리지 않자, 정치권은 7·30재보선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김한길 공동대표는 7·30재보선 결과를 통해 재신임을 평가받게 될 전망이다. 사진 / 유용준 기자

당내 갈등은 특히 새정치민주연합에서 크게 고조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6·4 지방선거 이후 선거 결과를 놓고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를 둘러싼 위기론이 본격적으로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다.

金-安 중심, 친노 또 배제 조짐
이에 대해 한 시사평론가는 “새정치민주연합이 박원순 서울시장의 재선을 성공시키는 것까지는 괜찮았지만 김진표 경기도지사 후보와 송영길 인천시장의 경우는 탈환에 실패하고 말았다”라고 설명했다.

이 평론가는 “이 때문에 새정치민주연합 내에서는 6·4지방선거를 ‘사실상 실패’로 보는 시각이 많다”며 “이와 아울러 ‘이들 공동대표가 윤장현 광주시장 당선자에게만 집중하는 모양새를 보인 것 아니냐’는 논란까지 가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평론가는 “현재 당내에서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는 ‘지방선거에서 전략이 부재했다’라는 비판을 받고 있기 때문에 오는 7·30재보궐선거에서 개혁 공천에 정치적 명운을 걸어야 할, 실로 중대한 상황에 놓였다고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지난 6월 10일 새정치민주연합에 따르면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는 조만간 신임 정책위의장 및 전략기획본부장 등을 임명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방침에 대해 정계 일각에서는 “7·30 재보선에 대비해 미리 당직 개편을 단행해 공천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사전 포석”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한 정치평론가는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가 향후 보일 움직임은 특히 이른바 ‘친노’로 분류되는 당내 인사들은 물론 초선-비례대표를 중심으로 한 개혁 성향의 의원들로부터 거센 저항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현 상황으로도 이미 충분히 친노 그룹 등 혁신파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새정치민주연합의 핵심으로 꼽히는 요직에는 계파색이 두드러지지 않은 장병완 정책위의장과 김한길 계로 분류되는 최재천 전략기획본부장, 손학규 계로 분류되는 최원식 전략기획본부장 등이 맡고 있는 상황이다. 공교롭게도 유독 친노 그룹만 의도했든 그렇지 않든 주요 당직으로부터 빠져있는 모양새다.

이 평론가는 “앞으로 당직 개편 과정에서 친노 인사를 배제한 채 신주류인 김한길-안철수 대표 측이 이른바 ‘5대 5’ 지분 나누기로 일관할 경우에는 심각한 당내 저항에 직면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 평론가는 “현재 박지원 의원이나 정청래 의원 등이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를 겨냥해 직접적인 공격성 발언을 서슴지 않는 배경에도 이러한 갈등 요소가 잠복해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계파 간 최대 격전지’ 서울 동작을
정가에서는 “만약 당직 개편이 우려대로 특정 계파에 치우치게 된다면, 재보선 공천심사위원회 구성에 대한 논란으로 이어지며 당내 계파 갈등은 걷잡을 수 없이 증폭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더욱이 7·30 재보선이 차기 당권과 대선의 전초전 성격을 불가피하게 지니고 있기 때문에 우려대로 특정 계파 간 지분 나누기 양상이 현실화 된다면 계파갈등과 노선투쟁이 허용 한계를 넘어갈 우려가 큰 것이다.

실제로 현재 안철수 공동대표와 손학규 상임고문 측 인사들이 곳곳에 경쟁하고 있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어, 공천 경쟁이 차기 대선 후보 경쟁의 전초전 성격을 띠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미 당 내부에서는 전략공천과 개혁공천을 놓고 각 계파 간 치열한 기싸움이 전개되고 있다. 박영선 원내대표는 지난 6월 10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번 재보선은 낙동강 전투”라며 전략공천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구주류 내부에선 “투표율이 30%대에 불과한 재·보선에서 신인급 정치인으로 과연 승리할 수 있겠느냐”며 거물급 차출론에 무게를 두려는 움직임이다. 이 때문에 김한길-안철수 대표가 거물급 차출론과 신인급 인사 등용 사이에서 심각한 고민에 빠질 우려가 높은, 공천을 둘러싼 딜레마에 빠질 것이란 관측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다.

한편 7·30 재보궐선거 공천을 놓고 계파 간 가장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곳으로는 단연 서울 동작을이 꼽힌다. 손학규-정동영 상임고문, 천정배 전 법무장관 등이 포함된 거물급을 비롯해 안철수 공동대표 측으로 분류되는 이계안 최고위원-금태섭 대변인, 김한길 공동대표 측의 박광온 대변인-박용진 홍보위원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밖에 김두관 전 경남지사도 서울 동작을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이처럼 워낙 쟁쟁한 인물들이 대거 거론되고 있는 바람에 당 지도부로서는 누구를 확실하게 후보로 결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세 곳에서 선거가 실시될 예정인 수원 지역도 사정이 복잡하기는 마찬가지다. 수원에서는 손학규 고문과 가까운 이기우 전 의원을 위시하여 안철수 공동대표가 경기지사 후보로 영입하려 공을 들였던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의 출마가 예상되고 있다. 또한 서울 동작을 공천이 어렵다고 예상되는 일부 인사들 역시 수원 지역으로 방향을 바꿀 가능성도 있다.

아울러 사실상 ‘공천이 곧 당선’인 호남 지역에서는 계파 간 경쟁과 갈등이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과연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가 향후 예상되는 내분 양상을 어떻게 봉합하고 풀어나갈지에 대해 정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새누리당은 7·14전당대회를 앞두고 서서히 계파가 분열되고 있는 모습이다. 그런 가운데 문창극 총리 후보자 이슈를 놓고 친박주류는 엄호에 나선 모습을, 비주류는 사퇴론을 제기하며 갈등을 부채질하고 있다. ⓒ뉴시스

문창극 두고 내분 보이는 새누리당
한편 새누리당의 경우는 새정치민주연합 만큼 당내 계파 갈등이 표면으로 심각하게 드러나고 있지는 않다. 6·4지방선거 결과가 다소 아쉬움은 있지만 경기도지사와 인천시장 등 주요 수도권 지자체장 자리를 차지하는 데는 성공했기 때문에 ‘그나마 다행’이라는 분위기가 짙게 깔려있기 때문이다.

현재 새누리당 내에서의 세 대결은 7·14전당대회를 앞두고 본격적으로 펼쳐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비박근혜)계가 7·14전당대회를 앞두고 본격적인 세 대결에 돌입하는 모양새다.

이른바 ‘친박 맏형’으로 불리는 서청원 의원과 자타공인 비박계 좌장격인 김무성 의원이 양강 구도를 강력하게 형성하면서 전당대회에서 과연 힘의 무게중심이 어느 방향으로 기울게 될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이번에 선출되는 당대표는 오는 2016년 4월 치러지는 제20대 총선거의 공천권을 장악하게 된다는 점에서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난타전이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차기 대권과 관련된 구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이러한 가운데 최근 문창극 국무총리 내정자의 과거 발언을 통한 ‘역사인식’ 논란을 두고도 새누리당 내에서는 계파별로 미묘한 갈등이 일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문창극 후보자는 지난 2011년 본인이 장로로 있는 서울 온누리교회의 특별강연에서 “일제의 식민지배를 받은 것과 남북 분단은 ‘너희들은 이조 500년 허송세월을 보낸 민족으로 시련이 필요하다'는 하나님의 뜻”이라고 말한 사실이 알려져 적지 않은 파문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이 같은 발언을 두고 지난 6월 12일 새누리당 지도부는 문창극 후보자의 친일 발언을 비판하는 의원의 발언을 차단하는 등 내분이 상당히 불거지는 양상까지 보였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회의에서 정문헌 의원은 문창극 지명자의 친일 발언에 대해 “대한민국 사람의 말이 맞는지 의문이 갈 정도”라며 “문 후보는 이 부분에 있어서 본인의 역사인식 및 사관에 대한 솔직한 해명이 있어야 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 의원은 “청문회 절차도 있겠지만 그 절차가 통과되더라도 사실 이러한 역사인식을 갖고 있다면 국정운영의 앞날이 걱정된다”고 질타했다.

정문헌 의원이 계속 발언을 이어가자 이완구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런 여러 가지 문제는 비공개 회의 때 말해주실 것을 위원장으로 당부 드린다”며 말을 끊었다. 이후 새누리당 지도부는 회의를 취재진을 내 보낸 뒤 비공개 회의로 전환했다.

이재오 의원 역시 박근혜 대통령의 소통 부족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재오 의원은 본인의 트위터에 ‘한 나라의 군주는 두 개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려 하는데, 세상은 수 만개의 눈으로 군주를 바라본다)’라는 글을 올렸다.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은 인사를 총리 후보자로 지명해 또 논란을 일으킨 데 대한 비판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은 6월 12일 C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문 후보자의 ‘일제의 식민지배와 남북분단은 하나님의 뜻, 우리 민족 DNA에 게으름이 있다’ 등의 발언에 대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했다고 해도 비판할 일인데 총리 후보자가 식민사관을 그대로 옹호한다는 사실이 놀랍고 황당할 따름”이라며 “문 후보자의 주장에 1%라도 공감할 국민이 누가 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은 여당 의원 최초로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선 바 있다.

반면 문창극 총리 후보자에 대해 지지 의사를 계속 보이는 새누리당 소속 의원도 있다. 이완구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대표적이다. 이 원내대표는 PBC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문창극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종교단체의 장로로서 앞으로 반성하고 좋게 가자는 뜻으로 한 이야기라고 본다. 악의를 갖고 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사실상 두둔하는 발언을 했다.

아울러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트위터에 글을 올려 “야당과 좌파가 문 후보자에게 친일 딱지를 붙이려고 혈안이 돼 있다. 그의 발언이나 글을 자세히 보면 그는 친일이 아니라 극일이고 대한민국을 열렬히 사랑하고 자랑스러워하는 사람임을 분명히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서청원 의원 또한 6월 12일 SBS라디오 ‘한수진의 SBS전망대’에 나와 “청문회가 있으니 지켜보자”고 다소 유보적인 취지의 발언을 했다. 서 의원은 ”늘 이렇게 되면 대한민국에 총리하실 분이 없을 것 같다. 청문회를 통해서 진심으로 그 실체적 진실이 무언가를 알도록 하는 기회는 주어야 할 것 같다”며 “(문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문제가 되면 당연히 그만둬야겠지만, 청문회에서 제기됐던 문제들에 대해서 충분히 해명할 수 있는 길은 좀 열어주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생각을 밝혔다.

상황이 이러한 가운데 지난 6월 12일 새누리당 초선의원 모임인 ‘심지회’ 소속 일부 의원들은 “문창극 총리 후보자의 즉각적인 자진사퇴와 청와대 인사시스템 손질”을 촉구하고 나서, 문 후보자에 대한 당내 비판 여론이 급속하게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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