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 월드컵 공식 파트너, 하늘에 별 따기?
FIFA 월드컵 공식 파트너, 하늘에 별 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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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대한 스폰서 금액, 경제적 효과도 엄청 나

세계인의 축제 세계축구연맹(FIFA) 브라질 월드컵이 지난 12일 시작됐다. 4년에 한 번씩 돌아오는 축제에 전 세계가 들썩이고 있다. 월드컵은 축구에 국한된 행사를 넘어 스포츠로 하나 되는 국민의 원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축구 스타들이 국가의 명예를 걸고 싸우는 경기는 ‘흥미진진’ 그 자체다. 그래서 월드컵 시즌만큼은 축구에 별 관심이 없던 사람들도 애국자가 되어 자국팀을 응원하며 월드컵 축제를 만끽한다. 

기업이라고 다를까. 월드컵 특수는 4년마다 돌아오는 선물과도 같다. 그러나 월드컵마케팅은 공식 파트너만의 특권이 된지 오래다. 하늘에 별 따기보다 어렵다는 FIFA 월드컵 공식 파트너, 그 내막을 살펴보자.

공식파트너 되기 위한 기업 움직임 치열해 경기장 열기만큼 ‘후끈’
월드컵 마케팅, 비공식 후원 기업들 ‘엠부시’ 마케팅 효과 노리기도
순수한 축구 협회 FIFA, 상업적 논리에 토대 두고 있다 지적 받아

▲ 월드컵 특수는 4년마다 돌아오는 선물과도 같다. 그러나 월드컵마케팅은 공식 파트너만의 특권이 된 지 오래다ⓒ뉴시스

월드컵을 통한 기업의 홍보와 마케팅, 이벤트가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공식스폰서의 경우 월드컵을 통해 얻는 수익은 막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까다롭기도 소문난 FIFA 월드컵 스폰서 자리는 돈이 많다고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전 세계 단 6개의 기업이 공식 스폰서 자리를 꿰차고 있다. 글로벌 기업의 경우 자사 브랜드를 세계인에게 각인시키기 위한 경쟁은 피 튀기며 그렇기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월드컵이야말로 기업에겐 인지도를 높이는 절호의 찬스다.

월드컵 공식 스폰서, 경제적 효과는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서 마케팅 권리를 부여받은 기업은 ‘피파 파트너’와 ‘월드컵 스폰서’, ‘내셔널 서포터’ 등 총 22개 기업이다. 이들은 브라질 월드컵과 관련 독점적 마케팅 권리를 부여받는 대가로 총 13억5000만 달러를 FIFA에 지불했다. 월드컵 공식 스폰서가 되기 위한 비용은 비공개가 원칙이나 약 4년을 기준으로 3억5000만 달러로 원화 약 3600억 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엄청난 금액에도 불구하고 공식 스폰서가 되고 싶어 하는 여러 기업들은 군침을 흘리고 있다.

월드컵 공식 스폰서가 될 경우 누리는 경제적 효과가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후원 계약 만료 시 ‘기존 파트너에 우선 협상권을 준다’는 규정 때문에 돈이 있어도 공식 파트너가 못 되는 경우가 많다. 6개 공식 파트너 중 4개 업체는 이미 2022년까지 계약을 연장한 상태다. 다른 기업들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는 것이다. 기존 스폰서 기업이 망하거나 스스로 포기하지 않는 한 공식 스폰서의 기회는 없는 셈이다. 공식 파트너는 월드컵을 포함해 FIFA가 주관하는 모든 대회와 행사에서 독점적 마케팅 권한을 부여 받는다.

 큰 권한만큼 후원금 규모도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으로 치열한 경쟁을 거쳐 공식 파트너로 지정된 업체는 아디다스와 코카콜라, 에미리트항공, 소니, 비자 그리고 현대·기아차 오직 6개 사뿐이다. 공식 파트너의 마케팅 영역과 겹치지 않는 범위에서 후원 업체도 선정하는데 이번 브라질 월드컵 후원 업체로 버드와이저, 맥도널드, 존슨앤존슨, 캐스트롤, 모이파크, 잉리, 오이, 컨티낸셜 등이 참여한다.

축구장을 감싼 기업 로고는 강한 노출효과를 준다. 경기가 리플레이 되는 장면에서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기업 로고를 위해 공식 후원사들은 수천만 달러를 FIFA에 지급하고 있는 것이다. 기업의 능력에 따라 그 규모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적게는 약 200억~400억 원에서 많게는 9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70년 이후 월드컵 공인구를 제작하고 있는 공식 파트너 아디다스는 이번 월드컵에서 약 27억 달러(약 2조7400억 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디다스는 축구관련 용품 판매 경우 4년 전에 비해 두 자릿수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월드컵 마케팅으로 기업에 큰 이익을 주다보니 공식 스폰서 기업으로 들이는 마케팅 비용이 아깝지 않은 것이다. 국내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FIFA 공식 파트너인 현대·기아차는 1999년부터 자동차 부문 파트너로 월드컵을 후원하고 있다. 2002년 한일월드컵 공식 파트너로 참여할 당시 60억 달러 광고 효과를 봤다는 게 회사의 추산이다. 213개국에 중계된 월드컵 경기에서 현대차 광고가 게임당 평균 12분 노출됐다는 기준으로 계산한 수치다.

약 1000억 원을 투자했던 2002년 한·일 월드컵의 마케팅 효과는 6조 원에 달했다.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는 10조 원의 효과를 봤다.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는 마케팅 수단으로 월드컵이 꼽히는 이유로 충분하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는 경기장 광고판 홍보로만 8조6000억 원가량의 마케팅 효과를 누렸으며 이에 2014년을 끝으로 만료할 예정이던 공식 파트너 계약을 2022년까지 연장했다. 브라질 월드컵에서 현대·기아차는 귀빈용 세단 및 본선 진출 32개국 선수단 전용 버스 및 승합차 등 총 1700여 대의 차량을 제공한다.

후원사마다 계약 품목은 철저하게 나눠져 있다. 아디다스는 스포츠 용품을, 코카콜라는 음료를, 에미레이트항공은 비행기를, 현대·기아차는 승용차와 미니버스, 밴을 제공하는 형식이다. FIFA가 주최하는 행사에서 코카콜라를 제외한 타사 음료는 일절 판매할 수 없으며 심지어 FIFA 관계자가 투숙하는 호텔도 그런 조건을 갖춰야 한다. 

아디다스는 경기 공인구를 제공하는 것 외에 32개 본선 진출국에 공 50개와 12개의 볼 가방을 줘야 한다. 코카콜라는 대회가 열리는 공식적인 장소를 포함해 경기장 라커룸과 팀 베이스캠프 및 팀 전용호텔, 훈련장에 360개의 음료를 매일 제공한다. 현대·기아자동차는 FIFA 임직원들을 위한 자동차는 물론이고 각 팀에 팀 버스(44인용)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녚) 및 밴, 1.5t 트럭을 제공하는 등 후원사는 대회 운영에 필요한 모든 현물을 제공한다.

치열한 월드컵 공식파트너, ‘엠부시 마케팅 효과’ 노리기도

엠부시 마케팅이란 매복마케팅이라고도 한다. 교묘히 규제를 피해가는 마케팅 기법으로 스포츠 이벤트에서 공식적인 후원업체가 아니면서도 광고 문구 등을 통해 스포츠 이벤트와 관련이 있는 업체라는 인상을 줘 고객의 시선을 모으는 판촉 전략을 말한다. 하늘에 별 따기처럼 어려운 월드컵 공식 파트너가 되지 못한 기업들이 주로 쓰는 마케팅 방법으로 나이키가 대표적이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나이키는 FIFA 공식 후원사가 아님에도 브랜드 이미지 상승을 이끌어냈다. 나이키는 프랑스 월드컵 기간 동안 파리 시내 중심지에 대형 테마공원 ‘NIKE Park’를 설치해 무료 개방했으며 나이키가 후원하는 브라질 국가대표팀의 광고를 내보내며 자신들의 브랜드를 유럽시장에 알렸다.  LG전자도 엠부시 마케팅으로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 공식 후원사가 아님에도 독일 국가대표팀 후원을 실시하며 공식후원사 못지않은 성과를 냈다. FIFA는 공식 후원사들의 권리를 위해 ‘월드컵’, ‘FIFA’ 등을 포함한 17개 단어를 광고에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 까다로운 공식후원사 보호체계를 갖추고 있지만 비후원사들은 축구라는 이미지만으로 월드컵을 유추할 수 있는 광고와 홍보물을 제작하며 월드컵 마케팅 효과를 노리고 있다.

▲ 엠부싱 마케팅은 스포츠 이벤트에서 공식적인 후원업체가 아니면서도 광고 문구 등을 통해 스포츠 이벤트와 관련이 있는 업체라는 인상을 줘 고객의 시선을 모으는 판촉 전략을 말한다ⓒ뉴시스

FIFA 비후원사가 월드컵 공식 로고가 그려진 상품을 판매하는 것은 FIFA 마케팅 규정에 어긋난다. 그러나 일반적인 축구 용어나 브라질과 관련된 용어, 국기 이미지는 무방하다. 일례로 삼성전자의 경우 최근 방영되고 있는 광고에서 ‘월드컵’이란 단어는 등장하지 않는다. 그러나 월드컵을 암시하는 단어로 ‘2014년 6월’로 우회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FIFA는 후원사·파트너사와 비후원사 간 월드컵 마케팅 활동을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어 비후원사는 ‘월드컵’이란 단어와 공식 로고, 경기 장면 등을 마케팅에 활용하지 못한다. 그러나 일반명사인 축구, 공, 응원, 승리 등의 표현을 쓰는 것은 무방하다. 최근 오비맥주가 ‘카스후레쉬’ TV광고에 실제 월드컵 경기 장면을 가감 없이 내보내는 이유도 AB인베브에 인수되면서 우리나라 월드컵 공식 맥주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 광고도 ‘대한민국 8강을 응원합니다’란 문구와 더불어 아이돌 그룹 인피니트가 펩시 광고에서 축구공을 차는 모습을 그려 월드컵 특수를 간접적으로 노리고 있다.

FIFA 기업 마케팅, 스포츠 정신 저해한단 의견 팽배

1904년 창설된 이후 6대 회장인 스탠리 라우스 시기까지만 해도 FIFA는 순수 스포츠 기구였다. 그러나 7대 회장인 아벨란제가 취임한 직후 코카콜라와 아디다스 등 다국적 기업을 공식 후원사로 유치해 자금을 확충했다. 또한 각국에 전파되는 TV 중계권료와 마케팅 사업권을 내세워 재원을 마련하기도 했다. 공식 후원사들의 스폰서 금액과 TV 중계권료, 마케팅 사용료는 FIFA의 핵심 수익원이다.

▲ 일부 관계자들은 FIFA가 지나치게 ‘돈’을 따르다보니 그 내부사정 또한 정확히 알 수 없는 구조라 부패에 취약한 집단으로 평가한다ⓒ뉴시스

일각에서는 FIFA를 월드컵을 앞세워 철저하게 돈의 논리에 따라서만 움직이는 거대 조직으로도 보고 있으며 경기장 광고판 설치 및 대회 출전국 확대 등 1970년대 중반 이후의 행보는 철저히 상업적 논리에 토대를 두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최근 FIFA는 15억 달러(약 1조5261억 원)의 현금을 포함해 총 40억 달러(약 4조690억 원) 규모 자산을 보유한 재무구조를 갖추기도 했다.  일부 관계자들은 FIFA가 지나치게 ‘돈’을 따르다보니 그 내부사정 또한 정확히 알 수 없는 구조라 부패에 취약한 집단으로 평가한다.

 FIFA가 기업 마케팅에 발 벗고 나서며 기존의 순수한 스포츠 정신 저해한단 의견도 팽배하다. 일부 축구업계는 세계인이 즐기는 축제인 만큼 돈의 논리가 아닌 건전한 스포츠맨십을 배울 수 있는 토대가 되길 바란다는 입장이다. [시사포커스 /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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