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4일 국내 아웃도어업체들의 판매가 구조 및 재무제표를 분석한 자료를 발표했다.
분석 자료에 따르면 블랙야크, 영원아웃도어, K2, 밀레 등 국내 4대 아웃도어업체의 최근 5년간 매출액의 연평균 증가율은 25.1%에 달하고 영업이익률은 20% 내외로 섬유·의복제조업의 평균영업이익률인 3.1%보다 6.4배 높았다.
특히 K2의 경우 2012년 영업이익률이 무려 30.1%에 달하고최근 5년간 20% 이상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웃도어업체들의 광고선전비율도 4.9%로 제조업(0.6%)의 7.5배, 섬유·의복업(0.39%)의 12.6배나 됐다. 매출액 대비 광고 및 판촉비 비중은 2008년부터 2013년까지 5년간 7.3% 증가한 반면 동일 기간 매출원가 비중은 3.6% 감소했다.
동일한 아웃도어 제품의 해외시장과 국내시장의 판매가격 조사 결과, 국내가격이 해외가격보다 40% 이상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해외 유명 아웃도어 브랜드인 아크테릭스와 마무트의 경우 해외가격과 국내가격이 평균 60%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브랜드에 대한 과도한 프리미엄, 유통 수수료 등을 복합적으로 적용해 제조사나 원가 대비 높은 판매가를 산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동일한 제품 간에도 유통경로별로 가격 차이가 극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5대 브랜드(4대 브랜드+코오롱인더스트리) 일부 제품에 대한 조사 결과, 백화점 판매가와 인터넷 쇼핑몰 가격 차이가 평균 16.9%로 나타났고, 특히 블랙야크의 경우 백화점 가격과 인터넷 쇼핑몰 가격이 평균 27.4%나 차이가 났다.
한 달 전 조사 당시 블랙야크의 E팝핀재킷은 본사 쇼핑몰과 백화점에서 16만8000원에 판매되고 있었지만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13만9500원으로 2만8500원의 차이가 났다.
U리얼재킷#2는 본사 쇼핑몰과 백화점에서 19만8000원에 판매됐지만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10만2790원으로 가격 차이가 무려 9만5210원에 달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발표한 백화점 평균수수료율이 28.5%인 점을 감안할 경우 제조사는 유통수수료율이 가장 높은 유통업체인 백화점 판매를 기준으로 수수료를 반영해 제품가격을 책정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결국 유통업체의 높은 유통마진이 가격에도 영향을 미쳐 소비자가격이 높아지는 상관관계가 성립된다고 할 수 있다.
등산화의 가격 ‘뻥튀기’도 심각했다.
관세청은 국내에서 판매되는 수입등산화의 수입가격이 최고 37만202원, 최저 6838원이며 이들은 수입가격의 4.4배에 판매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이 중 평균치와 가장 근접한 3분위군을 기준으로 수입등산화의 판매구조를 분석한 결과 백화점 등에서 23만9500원에 판매되는 제품의 수입원가는 5만7055원에 불과했다. 판매가격의 23.8%이다. 이는 유통수수료(28.5%) 및 수입업체의 이익(29.3%)보다 적은 금액이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국내 아웃도어업체들이 여타 제조업 산업군에 비해 매우 높은 영업이익률을 보이고 있으며, 제품의 품질과는 상관없는 각종 프리미엄에 따른 높은 소비자 가격 책정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들은 “국내 아웃도어업체들이 제품의 품질과 기능보다는 유명 모델을 앞세워 브랜드 프리미엄을 높임으로써 손쉽게 수익을 창출하는 데 치중하기보다는 우리나라 환경에 적합한 사양의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하는 데 더욱 기업의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과 함께 제도적 장치 마련을 촉구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정부가 소비자물가를 잡고 제조업체의 기업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과도한 유통마진을 근절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하며 “소비자들도 고기능성의 값비싼 신제품을 구입하기보다는 본인의 라이프스타일에 꼭 필요한 제품인지, 본인에게 필요한 기능성을 갖춘 제품인지 꼼꼼히 따져보는 합리적 소비행동을 보여줘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