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매출 6000억원이 넘는 아웃도어 업체 블랙야크의 강태선 회장이 수 백억원대의 부동산 투자에 회사를 동원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구설수에 오른 가운데, 사측은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반박에 나서 진실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18일 아웃도어업계에 따르면 최근 <SBS CNBC>가 블랙야크 강태선 회장이 자신이 소유한 부동산을 회사에 빌려주고 임대료를 받거나 대규모 개발 사업을 추진하면서 회사를 동원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해 논란이 일었다.
의혹은 크게 두 가지로, 우선 강태선 회장 일가는 개인 소유지를 회사에 빌려주고 임대료를 부당하게 챙기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블랙야크 지분 84.96%를 강태선 회장은 수 년 전부터 개인 소유의 부동산을 블랙야크에 빌려주고 수 억원의 임대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2008년부터 임대료는 매년 증가해 2013년에는 임대료 1억7000만원을 수령했고, 지난해에는 3배 이상 증가한 5억4000만원을 받았다.
강태선 회장 뿐 아니라 부인인 김희월 블랙야크 감사 역시 2010년부터 2억6000만원을 받았고, 아들인 강준석 글로벌사업본부 이사 역시 2011년부터 총 1억5350만원을 받았다. 강태선 회장 일가가 7년간 받은 임대료만 총 17억원에 달한다.
시민단체들은 “물론 주변 시세와 비교해 적정한 수준의 임대료가 지급되고 있다면 문제는 없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취하면서도, 대체로 사옥이나 창고 등을 직접 보유하고 있는 블랙야크가 굳이 임대 방식을 취한 것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강태선 회장에게 지급된 임대료가 3배 이상 급증한 것도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이 나오는가 하면, 오너가 배당이 아닌 임대료를 가져가고 있다는 구조가 기이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블랙야크 연수원, 강태선 회장 위한 것?
이어 특히 관심이 집중되는 부분은 제주도에 조성하는 농촌관광휴양단지 부분이다. 블랙야크가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던 대규모 부동산 개발 사업이 사실은 강태선 회장의 개인적인 개발 사업이라는 얘기가 나오면서 제주도에 조성을 추진하고 있는 블랙야크 연수원을 둘러싼 잡음도 새나오고 있다.
지난 2013년 블랙야크는 563억원을 투자해 농촌관광휴양단지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제주도 서귀포시 일대 8만8696㎡(2만6831평)의 부지에 숙박시설·연수원 등 블랙야크의 ‘제주연수원’을 짓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관계 기관의 고시에 따르면 이 개발의 사업자가 블랙야크가 아닌 제주도 출신의 강태선 회장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의혹이 제기됐다. 아울러 휴양단지가 들어서는 서귀포시 일대의 사업 부지가 사실은 지난 2012년 강태선 회장이 100억원을 들여 매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가중되기도 했다.
즉, 강태선 회장이 소유한 부지에 회사를 동원해 대규모 개발사업을 벌이고 개발차익을 가져갈 것이라는 관측인 셈이다. 다만 2015년까지 공사를 완성하겠다던 계획과 달리 이 사업은 개발 변경 사항이 발생해 2년여가 지난 아직도 착공하지 못했기 때문에 개발 차익, 자금 출처 등에 대한 의혹은 아직 현실화되지는 않았다.

◆블랙야크 “선후 관계 뒤바뀌어”…“의혹 사실 무근”
블랙야크 관계자는 18일 <시사포커스>와의 통화에서 강태선 회장의 부동산 투자와 관련된 의혹에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연수원 부지가 강태선 회장 명의로 구입된 것은 맞다”면서도 “이는 해당 사업 부지가 농경지이기 때문에 법인 명의로 구입할 수 없어서 사업을 추진하기 전에 강태선 회장 명의로 먼저 매입한 것이지, 강태선 회장이 매입한 후 거기에 사업을 추진하게 된 것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즉, 제기된 의혹은 선후관계를 거꾸로 설정했다는 얘기로, 강태선 회장의 개인적인 개발사업이 아니라 회사 차원의 개발사업이라는 얘기다.
이 관계자는 “나중에 개발 차익이 발생한다 하더라도 이는 (절차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면서 “특히 아직 허가가 떨어지지는 않았지만, 허가가 떨어지면 회사 명의로 다시 그 부지를 매입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SBS CNBC>가 보도한 내용 중 “사업자가 회사인 블랙야크가 아닌 강태선 회장 개인”에 대해서도 사실 무근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13년 5월 22일 공고된 제주특별자치도 고시 제2013-52호와 지난달 26일 변경승인이 떨어진 개발사업시행 승인(변경) 고시인 제주특별자치도 고시 제2015-71호에는 사업시행자가 ‘주식회사 블랙야크 대표이사 강태선’으로 돼 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확인해 보면 알 것”이라면서 “사업자 명의는 확실히 주식회사다”라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제주특별자치도 친환경농정과 관계자는 <시사포커스>와의 통화에서 “고시에 사업시행자가 ‘주식회사 블랙야크 대표이사 강태선’으로 돼 있지만, (법인의 대표로 표기했기 때문에) 이는 법인이 사업시행자인 것으로 봐야 한다”며 블랙야크 쪽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또한 이 관계자는 “최근(5월 26일) 개발사업시행 변경 승인까지 난 상태”라면서 “단지지정에 이어 사업시행 변경 승인까지 났으니 이제 건축허가 정도만 남아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블랙야크 관계자는 사업 자금의 출처에 대해서도 “당연히 회사가 추진하고 있는 사업인 만큼 회사가 댈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태선 회장의 개인 사업이 아님이 명확하기 때문에 당연한 것이라는 얘기다.
◆지난달 사업시행 변경승인…착공 눈 앞

한편 이 사업은 지난 2013년 제주특별자치도 고시를 통해 사업기간이 2013~2015년으로 고시됐지만, 변경 사항 등의 이유로 착수되지 않다가 지난달 26일 개발사업시행 변경 승인이 떨어졌다.
2013년 고시에는 강태선 회장 소유의 총 8만8696㎡(2만6831평) 부지에 농업전시관·학습관·판매시설·콘도·연수시설·감귤체험농장 등과 공공시설을 563억원을 들여 조성하는 것으로 돼 있다.
지난달 26일 변경 승인이 떨어진 고시에 따르면 여기에 7012㎡를 추가해 총 9만5708㎡의 부지로 늘어났고, 사업 기간도 ‘2014년 3월~2017년 12월’로 변경됐다. 변경내용에는 원형보전녹지 2255㎡가 추가되고, 관광숙박시설이 기존의 2만7215㎡에서 4757㎡ 늘어난 3만1972㎡로 늘어났다.
관광숙박시설은 휴양콘도미니엄 구성에서 단독형 11객실이 8객실로 줄고 연립형 69객실이 72객실로 늘었으며, 총 사업비는 563억원에서 566억원으로 3억원 늘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